다음 주일의 성찬식은 창립기념주일의 특별행사용이 아닙니다. 예배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기독교 예배의 원형에는 ‘설교와 성만찬’이 항상 함께 있었다고 말합니다. 각각의 방식으로 하나님의 은총을 전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그 동안 놓치고 있었던 ‘성만찬을 통한 하나님의 은총 경험’을 조금씩 되찾고 싶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개신교에서 성찬식이라고 하면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기념함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자칫하면 ‘장례식’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성만찬은 아래의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 성부 하나님께 감사: 구원에 대한 감사만이 아니라, 생명을 주신 창조와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실 것에 대한 감사까지 포괄하는 큰 의미의 감사입니다. 성만찬을 영어로 Eucharist라고 표현할 때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 그리스도에 대한 기념: 그 동안 집중하였던 의미입니다. 십자가 죽음에 대한 회상이 단순한 기념이 아닌 현재적 경험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3) 성령 초대: 성물(떡과 포도주)을 통한 그리스도의 임재를 가능케 하는 것은 성령의 능력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나님과 교제(코이노니아)를 체험케 하는 성령의 임재를 초대하며 경험한다는 의미입니다.
(4) 성도의 교제: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서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제하게 된다는 의미로 Holy Communion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교제는 그리스도와 성도, 성도와 성도, 교회와 교회, 교회와 사회의 범위까지 포함됩니다.
(5) 하나님 나라의 식사: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나라가 도래함을 축하하고 예상하는 축제의 의미입니다. 생명, 사랑, 정의, 평화의 하나님 나라의 잔치요 주님께서 베푸시는 식탁의 의미입니다. 그래서 The Lord`s Supper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의미를 때에 따라서 집중하며 하나님의 은총을 풍성하게 누려보고자 합니다. 물론 다음 주일에는 ‘성도의 교제’의 의미를 강조하는 성찬식이 될 것입니다. 이 밖에도 성물(떡과 포도주), 진행방식, 참여대상 등에 대해서도 유연하고 개방적인 입장에서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성만찬을 통해 하나님의 은총을 체험해 나가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