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서]

6(최종). 마침내 펼쳐지는 하나님의 섭리
에스더 7–10장

서론

에스더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준다. 직접 나타나서 활동하시지 않지만, 사람들의 충성(모르드개), 악과 자만(하만), 헌신과 지혜(에스더), 감정과 정치적 고려(왕) 등을 다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선하신 뜻(유대인 구원)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 구원은 부림절이라는 절기로 기념된다. 오늘 이 본문을 통해 우리는 두 가지 주제를 생각해 보려고 한다.

본론 1: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 (에스더 7–8장)
1. 에스더 7장 – 하만의 몰락

에스더가 잔치 자리에서 자신이 유대인임을 밝히고, 하만이 자신과 민족을 죽이려 했다고 폭로한다. 

5-6절 "그 자가 누구요? 감히 그런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 자가 어디에 있는 누구인지 밝히시오." 에스더가 대답하였다. "그 대적, 그 원수는 바로 이 흉악한 하만입니다."

화가 난 왕이 자리를 뜨고 왕궁 안뜰로 갔다가 돌아왔을 때 하만이 에스더에게 통사정 하려고 엎드려 있는 장면을 보고 왕후를 겁탈하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격노한다. 결국 하만은 결국 자신이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준비한 장대에 매달려 죽는다.

2. 에스더 8장 – 새로운 조서와 유대인의 구원

하만의 집은 에스더에게 주어지고, 모르드개는 하만을 대신해 총리로 임명된다. 페르시아 법령에 따라서 왕의 인장 반지로 도장 찍은 조서는 취소하지 못한다. 그래서 하만의 조서는 취소하지 못하는 대신에 유대인들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새로운 조서를 발행했다. 

3. 질문: 에스더가 하만의 음모를 밝히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을 때, 왕은 화가 머리 끝까지 올랐다(7:7)고 한다. 왕은 누구에게 그리고 왜 화를 낸 것인가? 

(1) 하만에게 화가 났다

(a) 하만은 왕후 에스더를 포함한 한 민족을 몰살시키려 했고, 그것이 폭로된 순간 왕은 분노했다. 왕의 권위를 이용해 왕후를 죽일 뻔 한 하만의 행위는 왕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 놈이 나를 속여서 내 아내를 죽이게 할 뻔했어?”

(b) 하만이 일을 지나치게 처리한 것에 대한 분노

하만은 ‘왕에게 충성하는 신하’인 척하며 권한을 사용해, 자신의 민족적 원한을 풀려고 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왕의 권위를 사적 복수의 수단으로 오용한 것이다. 이는 심각한 월권 행위였고, 왕은 그것에 분노했을 것이다. “이 놈이, 나를 이용해서 자기 복수를 하다니!”

(2)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다

왕은 하만을 믿고 그의 제안을 너무 쉽게 받아들였다. 그것이 유대인을 죽이라는 조서라는 것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하만에게 인장을 내주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자신의 왕후가 속한 민족을 말살하는 제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기 실수에 대한 부끄러움과 동시에, 자신의 권위가 희롱당한 듯한 수치감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이걸 허락했잖아... 이 무능하고 멍청한 나는 뭐지?”

4. 질문: 총애받던 하만을 그렇게 쉽게 죽일 수 있나?

(1) 너무나 놀라고 당황한 하만은 단지 살려달라고 애원하기 위해 에스더에게 가까이 다가갔지만 화가 나고 머리가 복잡해 진 왕의 눈에는 그것이 에스더를 겁탈하는 것처럼 보였고, 더 정확히는 그렇게 보이길 원했던 것일 수도 있다. 즉, 왕은 이미 하만에게 분노했고, 정치적으로 그를 제거할 명분이 필요했다. 그런데 방으로 돌아와 보니 하만이 에스더에게 다가가 있는 장면을 보게 되었을 때, 그 장면을 “왕후를 겁탈하려 한다”고 해석해서 말함으로써, 하만을 제거할 결정타로 삼은 셈이다.

(2) 어쩌면 왕의 속내는 

(a) 정치적 책임 전가: 왕 자신이 하만에게 인장을 주고 유대인을 학살하라는 조서를 승인한 장본인이다. 그런데 에스더가 유대인임을 밝히자, 이제 이 상황을 모면하려면 책임을 하만에게 전가해야 했고, 그를 완전히 제거해야 했다. 희생양 필요

(b) 민심 수습과 정당화: 하만이 단순히 악한 계책을 꾸몄다는 것만으로는 사형의 정당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왕후를 겁탈하려 했다는 극단적 오해를 통해 하만을 제거하고, 자신의 체면도 살릴 수 있었다.

왕은 자신이 허락했던 유대인 학살 음모의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격분하는 감정을 내세우고, 에스더와 가까이 있는 하만의 모습을 ‘왕후 겁탈 시도’로 해석하면서 하만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운 것이다.

(c) 섭리적 해석: 인간의 감정과 정치도 하나님의 도구가 된다

하만을 총애하던 왕이 단숨에 그를 처형하는 극적인 전환은, 인간적으로 보면 감정의 폭발과 정치적 책임 전가가 맞물린 결과이지만, 신앙적으로 보면, 이는 하나님이 모르드개의 충성과 에스더의 헌신과 지혜를 사용하여 정의를 드러내신 섭리의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본론 2: 부림절의 의의 (에스더 9–10장)

(1) 하만의 조서에 따라 유대인을 공격하려던 날, 오히려 유대인이 적들을 물리치고 승리하게 되었다. 수산 성에서는 하루 더 전투를 이어가고, 하만의 열 아들도 처형되었다. 

유대인들은 방어에 성공한 날을 부림절로 삼아 해마다 기념하기로 결정하였다. 모르드개는 왕 다음의 실권자로 높임을 받으며, 유대인을 위해 힘쓰는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다.

(2) 유대인은 오늘날도 부림절을 지킨다.

현대 유대인들은 부림절을 가장 기쁘고 유쾌하게 지키는 명절 중 하나로 여긴다. 오히려 유월절보다 더 축제 분위기가 강할 정도라고 한다. 

오늘날 유대인들이 부림절을 지키는 방식

-에스더서를 회당에서 소리 내어 읽음. 하만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아이들이 소리치거나 딱딱이 장난감으로 소음을 냄 (하만을 놀리고 저주하는 의식)

-이웃에게 선물 전달하고, 가난한 자에게 구제

-부림절 식사

-아이들이 성경 인물 복장으로 코스프레 하고 학교, 회당, 지역사회에서 퍼레이드와 공연

유대인 전통으로는 드물게 '웃고 즐기는 것'이 장려되는 절기라고 한다.

(3) 유월절과 부림절

둘 다 구원을 얻은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가 있다.

(a) 유월절은 이집트에서의 탈출이라는 구원을 기념한다. 이 구원은 기적과 이적이라는 하나님의 직접 개입으로 얻은 초자연적 구원이다.

(b) 부림절은 페르시아에서의 보호라는 구원을 기념한다. 이 구원은 인간의 충정, 헌신, 지혜, 악, 감정, 정치상황 등 일상적인 일들이 우연으로 연결되는 방식의 하나님의 간접 개입으로 얻은 섭리적 구원이다.

오늘날 우리는 유월절보다는 부림절과 같은 섭리적 개입을 더 자주 경험한다.

따라서 우연이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예의주시 하자. 내가 해야 할 역할을 과감히 수행하자. 그리고 하나님이 하실 일을 지켜보자.

마무리 고백

에스더서를 통해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나는 여전히 너희 가운데 있다. 내가 보이지 않을수록, 더욱 내가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으로 고백한다. 하나님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지고, 그분의 구원은 반드시 완성된다. 따라서 우리는 묵묵이 우리의 할 일을 해 나가자.

6/25/2025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