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4.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

요 15:14–15

서론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간 관계를 맺지만, 모두가 인격적 관계는 아니다. 어떤 관계는 형식적이고, 어떤 관계는 기능적이다. 우리는 마르틴 부버가 말한 ‘나와 너’의 관계 곧 인격적 관계를 바란다. 오늘은 먼저 하나님과 우리가 인격적으로 관계 맺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인격적 관계란 무엇인가?

(1) 비인격적 대우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 내 의견이 무시당할 때(혹은 내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을 때) 

- 나를 수단으로 이용해 먹을 때(적절한 보상도 없이) 

- 그 일을 수행하면서 겪는 나의 감정은 무시한 채 결과에만 관심 가질 때 

- 나라는 존재보다 나의 역할(돈벌이, 집안살림, 공부 잘해서 자랑거리 등)에만 관심 가질 때 

이럴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한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비인격적으로 대우받는다고 느낀다.

(2) 인격적 관계의 주요 특징

- 존중과 이해: 상대방의 인격(지정의, 주로 자발적 선택권)과 존재 자체를 존중하며, 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갖는다.

- 자발적 선택: 강제하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게 아니라, 본인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 상호작용: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

- 진정성: 가식이나 위선 없이 솔직하고 진실된 모습을 보인다.

- 신뢰와 친밀감: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안심하면서, 친밀하고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한다.

(3) 하나님은 우리를 인격적으로 대하시는가?
그렇다! 성경은 하나님이 우리를 단순한 도구나 종이 아니라, 인격으로 대하신다고 알려준다.

우리에게 선택권을 주시며 강제하지 않으신다. 우리와 친밀하고 깊이 있는 관계를 바라신다.

예) 예수님의 제자들과의 관계 선언 (요 15:14-15)

예수님은 ‘이제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않고 친구라 하겠다’라고 하셨다. 그 이유는, 자신이 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제자들에게 알게 하셨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정보를 나누며 함께 일을 해 나가는 친구관계로 불려주셨다.

그러나 단지 성경에 그렇게 나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진짜로 하나님이란 분이 우리 인간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싶다.

2. 우리는 진짜로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나?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몇 가지 장애물이 있을 수 있다. 이것들에 대한 답은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길이 될 수 있다.

(1) 하나님과의 관계는 상하 관계인데?

(a) 하나님과 우리는 평등 관계가 아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시고, 우리는 피조물이다. 하나님은 주인이시고, 우리는 종이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하나님과 '대등한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나?

맞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분명히 '상하' 또는 '주종 관계'다. 우리는 하나님께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존재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와 같은 주종적 구조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와 '인격적 관계'를 맺으시고자 하신다는 것이다.

예) 아브라함 – 깊은 인격적 소통의 예(창 18장)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시려는 계획을 알려주셨다. 그랬더니 아브라함은 무려 여섯 차례나 하나님께 간청하였다(50명->45, 40, 30, 20, 10명). 마치 친구 사이처럼 대화하며 숫자를 점점 줄여 나갔다.👉이는 전능자와 피조물 사이의 이례적인 대화이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친구처럼 존중하셨기 때문이다. 대등한 지위가 아닌데도 인격적 대화가 가능하다는 좋은 예가 된다. 

사 41:8 그러나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 내가 선택한 야곱아, 나의 친구 아브라함의 자손아!

(b)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맺는 대부분의 관계도 평등하지 않다.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상사와 부하, 선배와 후배... 이러한 상하 관계속에서도 얼마든지 인격적 관계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윗사람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상사는 부하 직원과 인격적으로 관계 맺고 싶지만, 동시에 회사의 목표와 성과를 책임져야 한다. 직원이 실수를 반복하거나 결과가 미흡할 때, 인격적 존중보다 질책과 통제가 앞서게 되기 쉽다. 즉, 윗사람의 입장에서는 ‘인격적 존중’과 ‘책임 있는 리더십’ 사이의 딜레마를 겪는다. 

(c) 그러나 하나님은 바로 그런 고충을 뛰어 넘으시면서 우리에게 인격적으로 다가오신다. 하나님은 전능하시고 우리의 주인이시지만, 우리를 주체로 인정하시고, 대화하시며, 공감해 주시고, 기다리시기까지 하신다. 우리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2) 하나님은 너무 거룩하신데?

죄 많은 인간이 거룩하신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거룩하신 하나님이 나처럼 죄 많고 추한 사람과 인격적 관계를 맺어 주실까?

사람 사이에서도 뭔가 나와 비슷하게 약점도 있고 실수도 하는 사람이 편하게 느껴진다. 완벽하고 흠잡을 데 없고 고상한 사람에게 다가가기가 어렵지 않은가? 그런데 하나님은 전혀 다르다.

(a) 성육신이 그 증거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이 땅에 인간으로 오셨고, 가장 낮은 자의 자리까지 내려오셔서 죄인들과 친구가 되셨다. 대수롭지 않은 어부들을 제자로 삼으셨고, 세리와 창녀들과 함께 하셨다. 당시에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죄인 취급 받던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고 교류하셨다. 그들을 차별하지 않고 사랑으로 대하셨다. 이는 당시 종교 지도자들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행동이라서 예수님을 ‘세리와 죄인의 친구’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전혀 개의치 않으셨다.

(b) 베드로 – 실패한 사람도 인격적으로 대하시는 예(요 21장)

부활 후 예수님이 자신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를 찾아오셔서 회복시키는 장면이다. 책망이나 훈계로 시작하지 않고, 조용히 아침 식사를 준비하시고,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질문으로 감정과 관계를 회복하신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자, 실패한 자에게도 여전히 인격적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태도를 보여주셨다. 단순히 용서하신 것 이상으로, 존재를 다시 품어주시며 인격적 관계를 이어가시는 모습이다.

하나님은 거룩하시고 완벽하신 분이시지만, 성육신 하셔서 인간으로 오셨고, 죄인의 친구를 자쳐하셨다. 또 베드로처럼 실패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도 다시 품으신다. 우리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3)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데?

인간은 감각에 의존해서 살아가는데 특히 시각정보에 70-80%를 의존한다고 한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분과 어떻게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나? 인격적 관계는 고사하고 관계 자체를 맺는게 불가능해 보인다.

(a) 성령님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실재하심을 경험할 수 있다

사랑, 믿음, 양심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관계적인 실재(관계 속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것)가 있다. 단지 감정이나 상태만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성령님을 보내주셔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실재하심을 경험하게 해 주신다.

예) 침례 간증 중 성령체험시간: 자신도 느끼지도 못하고 인정하기도 싫었던 삶의 무게를 거두어 가심을 느끼고 몸무게가 빠진 듯한 느낌(오경숙), 포근하게 안아주심(현준하)

(b) 성경말씀을 읽을 때, 기도할 때, 찬양할 때 느끼는 하나님의 임재와 터치, 삶을 인도하시는 내면의 음성 혹은 마음의 감동. 이런 모든 것이 성령님을 통해서 얻게 되는데 이것이 하나님이 인격으로서 함께 하신다는 증거다.

결론: 하나님은 우리와 인격적 관계를 맺으시길 원하신다. 

비록 주종/상하관계이지만, 우리를 존중하시고 우대하신다.

비록 거룩하시고 높으신 분이지만, 죄많고 추한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주신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 분이지만, 성령님을 통해서 분명히 인도해 주신다.

우리는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3. 어떻게 하면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1) 시작은 믿음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인격적으로 다가오신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 시작이다. 하나님이 나를 향해 마음을 열고 계시며, 나의 반응을 기다리신다는 사실을 신뢰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난 시간에 살펴본 하나님과 인격적인 만남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은 인격(지·정·의)을 가지신 분이시며, 우리 또한 지정의(자유의지)를 가진 인격체로서, 일방적 강제나 집안 분위기/가문의 전통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인 선택으로 예수님을 믿기로 결정하고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다는 말이다. 무조건 교회에 열심히 다닌 것이 아니라, 죄인됨을 인정한 후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인격적인 만남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2)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아들여야 한다

성령님은 우리가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나가도록 도와주시는 분이다.

로마서 8:14-16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여러분은 또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녀로 삼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영으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바로 그 때에 그 성령이 우리의 영과 함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십니다.

성령님은 우리 심령에 하나님의 사랑을 부어 주시고,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관계할 수 있게 도와주신다. 따라서 늘 성령님께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성령님은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면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도록 마음을 주시고 능력을 주신다. 인격으로서 대하시면서, 일방적으로 몰아부치지 않으시고, 우리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고 기다려 주신다.

(3) 구체적인 실천들

(a) 성경 말씀: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금 내게 하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기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가 아니면, 하나님이 어떤 분이고, 하나님이 무엇을 좋아하거나 싫어하시고, 나에게 해 주고 싶으신게 혹은 바라시는 게 뭔지 알 수가 없다. 대충 감으로 짐작해서는 안 된다. 오직 성경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그래서? 당신의 성경읽기 루틴/습관은 뭔가? 매일성경, 주일설교, 수요설교, 말씀의 삶 등등

성경읽기 없이는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가 불가능하다!

(b) 기도: 일방적인 요청만이 아니라, 사귐의 기도

찬양, 감사, 회개, 간구, 중보. 이 모든 것이 결국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기 위함이다.

기도를 유용성/효율성으로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일이 잘 되기 바래서 하는 기도. 일이 안 되면 기도 안해서 그런가 자책. 하나님을 ‘나와 그것’의 관계로 대하는 모습이 아닌지.

하나님과 따뜻한 대화. 사귐의 기도. 이슈가 없어도, 간절히 구할 게 없어도 하나님과 늘 대화하는 기도.

그러나 정한 시간에 기도하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늘 기도한다? 나는 기도하지 않는다!

(c) 일상의 순간들: 출근길, 식사시간, 대화 중에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며 살아가기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 말을 걸고, 듣고, 반응하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결론

하나님을 믿는다는 말은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는 말이다.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인격적 관계, ‘나와 너’의 관계를 배운다.

하나님은 상하관계이지만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않으시고 존중해 주시고 자유의지를 무시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거룩하고 흠이 없는 분이시지만, 죄많은 인생에 찾아와 주시고, 실패와 기대를 저버릴 때도 따뜻하게 품어주신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성령님을 통해서 인도하신다.

(1) 나는 하나님과 인격적인 만남을 가진 적이 있나? 없다면 오늘 가질 생각은 없는가?

(2) 나는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며 지내고 있나?

(3)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에 어려움은 무엇인가? 하나님에 대한 이해 부족? 필요성 부족? 열성 부족(게으름)? 이런 놀라운 축복을 놓치지 않기를!

8/10/2025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