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

4. 진정으로 자랑해야 할 것

1:9-11

서론

(1) 오늘날의 사회 문제 중 하나는 점점 심해지는 부의 양극화 현상이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부자 교회는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교회는 점점 더 힘들어진다. 심지어 한 교회 안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힘들었던 지난 몇 년 사이에 큰 어려움이 없이 오히려 자산이 증가한 교인도 있는 반면에 생활고에 시달리고 불투명한 미래에 심적 부담을 크게 느끼는 교인도 있다. 한 교회에서 이럴 수 있나? 이런 현상은 하나님이 바라시거나 기뻐하시는 일은 아니겠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옛날도, 지금도, 아마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2) 심지어 우리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초대교회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신약시대의 첫 번째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 물질을 서로 나누고 함께 지내왔다던 예루살렘 교회 안에서도 물질에 관한 분쟁이 있었다. 히브리파(유대인 크리스천)과 헬라파(이방인 크리스천) 교인들 사이에 그들의 과부들에게 교회에서 물질적으로 돕는 이슈로 분쟁이 있었다. 다른 교회들도 교회 내에서의 빈부격차로 문제가 많았다. 주인과 종이 한 교회를 다니는 경우도 흔했다. 상상이 가나?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었다. 

(3) 오늘 본문은 그런 상황에 대한 말씀이다. 한 교회 안에 사회적 지위 면에서나 물질적으로 비천한 신도와 부유한 신도가 같이 있는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지에 대한 권면이다. 

남을 부러워 하기만 하거나, 불공평 하다고 불평하거나, 이런 곳에는 있을 수 없다고 나가야 하나?

당신은 어느 쪽에 속하나? 가난한 신도? 부유한 신도? 그런 구분보다는 진정으로 자랑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알려주는 내용을 각자에게 적용해 보는 게 좋겠다. 가난하건 부유하건 간에, 사회적인 성공을 했든 하지 못했든지 간에 우리가 진정으로 자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1. 높아진 신분

9절 비천한 신도는 자기가 높아지게 된 것을 자랑하십시오.
가난한 신도는 예수님을 믿고 높아진 신분을 자랑하라고 한다. 사실 가난하건 부자이건 간에 예수님으로 인해서 높아진 신분을 자랑하고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그런데 부자나 신분이 높은 사람은 예수님으로 인해서 높아진 신분이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팔복 말씀처럼 (마음이) 가난한 자는 오히려 복이 있다.

야고보서는 두 가지 면에서 높아진 신분을 이야기 한다. 현재의 신분과 미래의 신분이다.

(1) 현재의 신분: 믿음에 부요함

2:5상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가난한 사람을 택하셔서 믿음에 부요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a) ‘믿음에 부요함’이란 통장에 돈이 가득한 게 아니라, 심령에 믿음이 가득한 상태를 말한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과의 건강하고 밝은 관계, 친밀한 관계,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보통 물질의 부요함에 의지하고 살아간다. 돈이 많이 있어야 풍족하게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믿음에 부요함이란 물질을 의지하는 게 아니라, 그 물질을 주시기도 하시고 거두기도 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함을 말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돈이 많은 사람은 덜 절박하다. 덜 놀란다. 덜 두렵다. 어느 정도 돈으로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에 부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없는 사람, 늘 빠듯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작은 일이라도 하나 터지면 큰 일이다. 매월 겨우겨우 살아가는데 그걸 커버할 돈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께 절박하게 매달린다. 

그리고 하나님의 도움으로 해결된 경험들이 생긴다. 생각보다 큰 일이 아니거나, 의외로 쉽게 해결되거나, 생각지도 않은 도움의 손길이 오거나... 그래서 하나님을 더 신뢰하고 더 의지하게 된다면 이게 믿음에 부요함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찬양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처럼 이런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가 되었다는 게 우리가 자랑해야 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할 높은 신분이다. 믿음에 부요함이다.

(b) 그러면 가난한 신자는 누구나 믿음에 부요한가? 

그렇지도 않다. 가난하다고 자동적으로 믿음에 부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위 ‘가난의 영’에 찌든 사람이 있다. ‘난 없다. 난 가난하다.’ 그래서 받는 것 당연하게 여기고, 베풀 줄 모른다. 베풀어도 인색하게 베푼다. 자기 눈으로는 풍성한데 받는 사람 눈에는 쬐끔이다.

왜? 나는 가난하니까. 

그렇지 않아도 작은 나라에서 쉽게 남들이 보여서 비교하기 쉽고, 유교의 체면문화로 인해서 남을 의식하는 전통 아래 살아왔는데, 요즘은 SNS/휴대폰으로 전 세계 모든 사람과 자기를 비교하게 되었다. 다들 제일 잘 나가는 모습만 올린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비참해 진다. 동창회에 나가면 친구들의 사업 자랑, 자식 자랑, 돈 자랑에 존심이 상하고 기가 죽는다. 

그래서 끝없는 실망과 좌절의 악순환 고리를 탄다. 없으니까 나누지 못한다, 나누어도 찔끔, 그러니 하나님이 부어주실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없으면서도 남에게 펑펑 쓰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심리를 살펴봐야 한다. 과도한 인정욕구? 밥은 안 먹어도 칭찬은 먹어야 한다? 

약간 병적일 수도 영적 문제일 수도 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문제다! 믿음에 부요한 높은 신분을 자랑해야 하는데, 가난한 자신의 처지가 눈에 더 보인다.

(2) 미래의 신분: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

2:5하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그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시지 않았습니까?

문맥상 앞에는 현재의 믿음과 마음의 상태, 여기서는 미래의 물질 상태를 대비하는 것 같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이다!

(a) 성경에는 상속, 유산, 유업이라는 용어가 많이 나온다.

우리의 높은 신분이 거저 주신 은혜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인 것 같다. 상속은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일군 부가 아니라, 부모님께 받은 것이다. 은혜다.

(b) 죽어서 가는 천국은 영혼의 세계이다. 물질의 세계가 아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재림으로 가지고 오실 새 하늘과 새 땅은 완전히 새롭게 된 물질세계이다. 부활의 몸을 입은 우리가 살아가게 될 물질 세계이다. 

그런 최종적인 하나님의 나라에서의 상속을 말한다. 그 나라의 상속자라는 말이다. 얼마나 흥분되는 말인가!

비록 이 세상에서는 가진 것이 없어서 힘겹게 살아가지만, 최종적인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부요하신 하나님의 상속자로서 당당하게 유산을 받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높은 신분이 주어졌다.

(3) 언제 또 어떻게 이런 높은 신분이 되나? 예수님을 영접할 때!

열심히, 착하게, 희생적으로, 신앙생활 잘 하면서 살아야 하겠지만, 그건 모두 나중의 일이다.

먼저, 나의 죄를 대신해서 이 땅에 오시고 나의 죄값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영접할 때, 예수님을 죄의 구원자이자 내 삶의 주인으로 영접할 때, 하나님의 아들이 되고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는 신분의 변화가 온다.

요 1:12 그러나 그를 맞아들인 사람들, 곧 그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이것을 자랑하자. 이것에 자부심을 갖자.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서 이 세상에서는 믿음에 부요한 사람이 되고, 결국에는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는 높은 신분을 얻게 되었음을 자랑하고, 자부심을 갖자.

2. 낮아진 신분

1:10 부자는 자기가 낮아지게 된 것을 자랑하십시오.

우리 모두는 자신의 낮아진 신분도 자랑해야 한다. 부자만이 아니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하지만 특히 부자, 지위가 높은 사람, 좋은 가문의 집안 사람, 머리가 좋은 사람, 많은 것을 이룬 사람이 귀담아 들어야 한다.

(1) 왜 많은 부, 높은 지위, 피땀 흘려서 일군 것, 잘 하는 것을 자랑하지 말고, 낮아진 신분을 자랑하라고 하나? 그 모든 것은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풀의 꽃과 같다. 중동지역이 배경이다.

예) 걸프전 참전으로 사막에서 6개월 생활

광야에 비가 오자 며칠 후 풀이 자라고 노란 꽃이 피더라. 강인한 생명력의 신비. 하지만 얼마 후 말라서 곧 시들어 버리더라.

돈만이 아니라 자신이 일군 모든 것들, 모든 세상적인 자랑거리들이 일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물론 요즘 부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자산을 관리하기 때문에 그처럼 일순간에 사라지는 경우는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건강은? 사고는? 자녀문제는? 후배들이 나의 업적을 다 뒤엎는다면...? 

인생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고 정말 한 치 앞을 모른다.

그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변하지 않는 것을 붙들고 자랑하며 그것에 자부심을 갖아야 한다.

(2) 낮아진 신분을 3가지로 생각해 보자.

(a) 용서받은 죄인

자신이 죄인이되 용서받는 죄인임을 자랑하자.

이건 교회에서나 가능한 말이다. 세상에서는 자신의 치부,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용서 받았기에 고백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하나님은 안중에도 없던 사람이었는데, 나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교만한 사람이었는데, 성격이 급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죄인인데, 하나님이 용서해 주셨음을 자랑하자.

예) 좋은 간증이란?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좋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그 일을 했다고 간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로 좋은 간증은 자신의 실패, 부족함, 죄인됨을 간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건 누구에게나 다 해당되고, 누구에게나 다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담의 간증은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좌절감을 줄 수도 있다. 

자신의 죄인됨, 자신의 실패,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랑하자.

(b) 예수님의 종

내가 남을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 남을 섬기는 사람임을 자랑하자.

섬김의 목적은 사랑이고 섬김의 이유는 하나님께 대한 충성이다.

섬김은 계산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저런 반응/효과가 나겠지. 이런 계산을 가지고 하는 섬김은 거짓 섬김이다.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면서 거기에서부터 섬기는 섬김이 아름다운 섬김이다. 이 사람 뭐 이래? 내가 이 정도로 하면 변하겠지? 고마움을 알겠지? 이런 계산된 섬김을 하지 말자.

예수님의 종으로서 섬기자. 종은 자기 주장이나 계산이 있을 수 없다. 주인이 하라시니까 한다. 그 일에 충성되게 임하는 것 뿐이다. 그런데 사랑과 진심으로 한다. 이게 착하고 충성된 종이다.

주님의 종인 것을 자랑하자. 

어떤 주님이냐! 만왕의 왕, 만주의 주이신 예수님 아닌가! 그 주님의 종인 것을 자랑하자.

예)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플랭클린 그래이엄 목사의 기도

“우리의 눈이 주님께 고정되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이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 이 모든 것을 만왕의 왕이며, 만주의 주이고, 하나님의 아들, 나의 구세주, 우리의 구속자 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We pray all of this in the Name of the King of Kings, the Lord of Lords, your Son, My Savior and Our Redeemer Jesus Christ. Amen)

비교: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기도를 담당한 목사는 “In the strong name of our collective faith, Amen”(다양한 신앙의 강력한 이름으로 아멘)으로 마쳤다.

(c) 겸손

겸손! 가장 큰 미덕이다. 겸손의 반대인 교만은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것이다.

내가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아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점점 더 겸손해 지는지 아닌지를 살펴보면 된다. 

하나님을 위해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지, 얼마나 큰 희생을 하는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겸손해졌는지를 보면 안다. 낮아진 신분이니까 너무나 당연하다.

결론

물질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진정으로 자랑해야 할 것, 진정으로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을 살펴보았다.

1. 높은 신분이다.

(1) 예수님 덕분에 신분이 높아져서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믿음에 부요해 졌다.

세상살이가 아무리 힘들고 나는 가진 게 없어도,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이기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높은 신분이 되었음을 자랑하자.

(2) 예수님 덕분에 신분이 높아져서 마지막에는 하나님의 상속자가 된다고 약속하신다.

하나님의 부요하심을 상속받아서 하나님을 위해서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높은 신분이 되었음에 자부심을 가지면서 살아가자.

2. 낮아진 신분이다.

세상의 자랑거리는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기에 그것이 진정한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

우리는 세상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다.

(1) 용서받은 죄임임을 자랑하자. 

(2) 예수님의 종으로서 남을 섬김을 자랑하자.

(3) 겸손을 자랑하자. 

이런 것들에 자부심을 가지면서 살아가자.

1/26/2025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