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13

젊은 날을 즐겨라

전 11:7-12:2

1. 누가 젊은이인가?

11:9 젊은이여, 젊을 때에, 젊은 날을 즐겨라!

누가 젊은이인가? 혈기왕성한 청춘? 20-30대? 10대는? 40대도?

(1)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 상태라고 한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Youth)>이라는 시는 맥아더 장군이 좋아해서 집무실에 걸어놓고 연설에 자주 인용해서 유명해 진 글이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로 시작한다.

청춘은 나이가 몇 살이냐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가 어떠하냐가 기준이라는 말이다.

어떤 마음의 상태?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wireless station)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메시지)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message of beauty, hope, cheer, courage and power)

하나님과 사람들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기쁨, 용기 그리고 힘이라는 메시지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나이가 얼마가 되든지 청춘이라는 말이다. 반대로 아무리 나이가 젊어도 이런 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노인이라고 할 수 있다.

(2) 그래서 11:8 오래 사는 사람은 그 모든 날을 즐겁게 살 수 있어야 한다. (공동번역: 얼마를 살든지 하루하루를 즐겨라.)

육신의 나이에 상관없이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 수 있다면, 하나님과 사람으로부터 이런 좋은 것들 느끼고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젊은 사람이다.

본문의 대상은 나이가 젊은 사람만이 아니라 마음이 젊은 모든 사람이다.

2. 창조주를 기억하라

12:1 젊을 때에 너는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개역개정: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그리하라)

어떻게 하는 것이 창조주를 기억하는 것인가?

(1) 젊은 날을 즐겨라. 

젊을 때에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폭넓게 배우고 폭넓게 경험하고 즐겨라.

그러면서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더 깊이 깨닫게 되어라.

(a) 젊음을 즐긴다는 것은 그저 술 마시고 쓸데 없는 대화나 하면서, 퇴폐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젊음을 낭비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젊음을 즐기라고 하신다. 즉,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 만물과 인간의 문화와 기술을 즐기라고 하신다. 그것들을 통해서 하나님을 배우고 알아나가라고 하신다.

(b) 전도서에는 모든 것이 헛되다는 말도 많지만 의외로 인생을 즐기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인생은 헛되니까 그냥 포기하고 즐기기나 하라는 말이 아니라, 인생에서 주어진 것은 모두 하나님의 귀한 선물이기에 그것들의 진가를 잘 알고 음미하면서, 감사함으로 즐기고 나누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 주어진 선물을 예로 드는데 그것은 영혼구원, 영생, 천국과 같은 영적 축복이 아니라, 가족, 음식, 돈과 같은 물질적 축복을 주로 말하고 있다. 이것은 일반은총과 특별은총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c) 일반은총과 특별은총(Common Grace & Special Grace)

구원, 영생, 천국과 같은 것을 특별은총이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반면에 일반은총은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은혜와 선물이다. 

마 5:45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예수 믿는 사람에게만 해가 비취고 비가 내리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예수 믿는 사람이 일등 해야할 것 같은데, 안 그런 경우가 많다.

예수님을 믿든 믿지 않든 지 간에 누리게 되는 자연과 과학의 혜택, 인간의 문화와 문명의 혜택 등을 말할 수 있다. 

(d) 일반은총을 즐길 줄 알자

교회는 주로 특별은총에 대해서 가르친다. 하지만 특별은총만 강조하다 보면 성속 이원론에 빠질 수 있다. 교회 일과 성경/기도는 성스럽고, 세상 일이나 자연/과학/예술 등 일반학문은 세속적이라는 더 나아가서 악마적이라는 이원론에 빠질 수 있다. (감자는 땅 속의 작물, 땅은 지옥, 따라서 감자는 악마의 식물이라는 인식)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전도서는 주로 일반은총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만일 일반은총은 별로 알지 못하고 특별은총만 안다면? 

모든 것을 지나치게 영적으로 해석하고 성경적으로만 보고 이해한다면, 일반은총도 주시는 하나님을 너무나 제한하는 셈이다.

일반은총을 알게 될 때, 특별은총은 더욱더 풍성한 색깔과 음색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예) 유럽 음식은 3가지 맛: 짜거나, 더 짜거나, 아주 짠 맛(향신료가 발달되지 못함)

하나님은 교회 안에 갇혀 계신 분이 아니다. 교회 안에만 계시는 분이 아니다.

온 우주 자연만물을 지으시고 운행하시며, 모든 민족을 사랑하시며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인도하셨다. 일반은총인 자연의 섭리, 사람의 역사와 문화, 기술과 문명 속에 담겨있는 하나님의 손길을 배우고 즐겨야 한다. 젊은 때, 아직 의욕이 있을 때, 아직 가슴이 떨릴 때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하고 즐겨야 한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화두 ‘아는 만큼 보인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번 동유럽 여행을 통해서 뼈저리게 느꼈다.

유럽은 자연도 좋지만 역사와 문화를 모르면 힘들기만 한 여행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체코의 얀 후스로 시작해서 진젠도르프의 모라비안 교회로 이어지고 영국의 존 웨슬레와 감리교로 이어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독교 역사도 감동이었지만,

600년의 권력과 영화를 누리던 합스부르크 왕가가 몰락을 보면서 역사를 통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볼 수도 있었다.

한편, 많이 알지 못해서 많이 느끼지 못한 한계를 절실히 느꼈다.

아니 내가 보고 이해한 것은 1/100, 1/1,000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와 문화(음악, 미술, 건축, 음식 등)에 담긴 무궁무진한 하나님의 일반은총을 알면 알수록 하나님께 더욱더 감사하고 감탄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e)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현실

입시에 찌든 학창시절, 취업준비에 바쁜 대학시절, 직장에 얽매인 직장인. 언제 젊음을 즐길 시간이 있는가! 그래도 해야 한다. 삶을 즐겨야 한다.

젊을 때는 모든 게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도 즐겁다. 젊을 때는 감성이 풍부해서 훨씬 더 잘 즐기는 것 같다. 똑같은 것을 가지고도 더 신나고, 더 재미있고, 더 즐겁고, 더 맛있고, 더 끝내주고, 더 황홀하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시도하고, 부딪히면서 배우며 젊음을 즐겨야 한다.

자연, 세상, 문화를 넓게 알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또 하루하루를 즐기는 법(공동번역)을 배워야 한다.

거창하고 짜릿한 것도 좋지만 사실은 일상에서의 작은 변화, 작은 아름다움을 캐치하고 그것에 놀라며 기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돈만 많이 들고 남는 게 없다.

(f) 한편, 일반은총만 알아서는 안 된다. 특별은총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아야 한다.

특별은총을 모른채 일반은총만 알고 즐긴다면, 앙꼬없는 진빵을 먹는 셈이다. 특별은총이 진빵의 앙꼬다. 

그래서 성경을 읽고 배우고, 구원의 신비, 하나님이 놀랍게 역사하시는 것 등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 이게 진짜배기이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이스라엘 민족을 이루어서 구원하신 하나님의 일하심과 성육신, 십자가, 부활의 신비함과 능력을 알아야 한다. 구원의 기쁨을 맛보아야 한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해 보아야 한다. 기도의 깊은 자리에 가 보아야 한다. 찬양에 몰입해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영혼을 구원하고 제자 만드는 귀한 사명에 참여해 보아야 한다.

교회 일과 하나님의 일은 지루한 일이 아니라,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알아가는 놀라움, 그 사람에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오묘함을 알아가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다.

젊은 때부터 하나님께 헌신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맛보기를 바란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은 기쁘고 즐거운 일이다.

힘들고 어려운 점이 없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수고스럽고 고생스럽지만 기쁘고 즐거운 일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젊은 날을 즐기자.

청년이든 노년이든지 간에, 젊은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일(영혼구원, 섬김)을 하면서 즐기자!

정리: 창조주를 기억하라. 

어떻게? 젊은 날을 즐김으로써!

무엇을 즐기라고? 일반은총을 알고 경험하면서! 특별은총을 더 깊이 알고 경험하면서!

(2) 심판이 있음을 기억하라

11:9 다만, 네가 하는 이 모든 일에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는 것만은 알아라.

즐겨라, 세상 앞에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젊음과 인생을 즐기라는 메시지를 하면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방탕하면 어떻게 하나? 타락하면 어떻게 하나? 

그러나 전도자는 말한다. 젊음과 인생을 즐기되 심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심판은 성경의 일관된 메시지다.

내가 한 말과 행동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모든 일에는 결과가 따르게 된다. 그것이 심판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인생을 심판하신다.

그래서 젊음과 인생을 즐기되, 언젠가는 하나님 앞에서 내 삶을 평가 받는 날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말이다. 

그래서 매일의 삶에서 이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어떠할 지를 염두에 두면서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삶, 코람 데오의 삶이다.

내가 젊음과 인생을 즐기려고 하는데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떳떳한가? 하나님 보시기에 괜찮은 행동인가? 하나님이 오케이 하실까? 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즐기라는 말이다.

그럴 때 방종이나 타락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성경과 성령님이 도와주신다.

성경이라는 객관적 잣대로 무엇이 하나님이 좋아하시고 허락하시는 지, 싫어하시고 허락하지 않으시는 지를 알 수 있다.

성령님이 우리 각자에게 주관적으로 나에게 말씀해 주신다.

이런 심판이 있음을 의식하면서 인생을 즐기자.

결론

5월은 신록의 계절. 젊음과 인생을 즐기기에 좋은 계절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물을 맘껏 즐기자.

-일반은총인 자연, 가족, 맛있는 음식, 자연, 문화 등을 맘껏 즐기자. 그러나 그것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잊지 말자. 하나님의 오묘하신 솜씨가 깃들여 있음을 발견하고 하나님을 찬양하자.

-특별은총인 구원과 영생을 맘껏 즐기자. 더 잘 알기 위해서 성경을 이해하고 기도와 찬양을 하자. 하나님의 일에 힘쓰자. 하나님의 일은 기쁘고 즐거운 일이다. 

-이 모든 일을 하면서 항상 기억하자.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는 것을. 즐기되,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게. 즐기되, 하나님이 기뻐하시게. 즐기되, 하나님 앞에서!

2024/5/5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