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님의목장 고현경입니다.

지난주에 남편이 세미나에 다녀온 전반적인 소감을 나누었는데 저는 오늘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저의 목장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합니다. 평신도 세미나라는 것이 목장 사역을 기반으로 하는 가정교회의 취지와 시스템을 이해하고 목장사역에 헌신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제가 몸담았던 목장에서의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희 부부에게는 지금의 목장이 무려 다섯 번째 목장입니다. 첫 번째 목장은 한울타리목장이었습니다. 2011년 처음 교회에 왔을 때는 목장이 아니라 셀에 속하게 되었는데 얼마 있지않아 목장으로 편성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교회의 사역 시스템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이 전혀 없었고 교회에 대한 소속감도 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목장모임에 시간을 내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은 일로 여겨졌습니다. 그 당시 목자목녀님은 매우 열성적인 분들이셨고 기브앤테이크의 사회적 원리에 익숙했던 저로서는 그분들의 섬김이 조금 부담스럽고 원하지 않는 빚을 지는 것 같은 기분에 감사한 마음을 충분히 가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울타리목장에 있는 동안 목자목녀님의 권유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침례도 받았기 때문에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목장입니다. 그러다가 많은 분들이 교회를 떠나게 된 일이 있었는데 저희의 목자목녀님과 모든 목원들도 교회를 떠났습니다.

이후 새로 속하게 된 곳은 비타민목장이었는데 1년 남짓 지나 또 목자목녀님이 주일아침 목원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이메일을 보내고 교회를 떠났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저희를 안타깝게 여기셔서 여러 목장을 탐방해 보고 목장을 선택하도록 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한동안 두루두루 목장을 방문하며 여러분들과 교제할 수 있는 특혜를 누렸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목장이 틔움목장이었고 당시 같은 아파트 같은 동 주민이었던 손영경 목녀와 친하게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목장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백기락 김지훈 집사님이 같은 목장이었고 저는 손영경 목녀, 김지훈 집사와 친자매처럼 교제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김민규 목자님은 성경말씀에 충실한 삶을 살고자 애쓰는 모습으로 저희에게 본보기가 되어주셨고 특히 경청의 은사가 있으신 손영경 목녀는 신앙적으로 답답한 마음이나 삶에서의 힘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위로해주며 기도해 주는 고마운 목녀님이었습니다. 

그 다음 저희가 속한 목장은 드림목장이었습니다. 7년이라는 긴 기간동안 속해 있던 목장이었기 때문에 저의 신앙생활에서 가장 오랫동안 함께한 목장이었습니다. 드림목장에 오게 된 계기는 남편이 직장생활로 한참 바쁜 시기라 이전 목장에 잘 참석하지 못할 때가 많았고 목원들과 나이 차이가 많아 삶을 나누는 것에 한계가 있다보니 목장생활을 활발히 하지 못했던 것을 아셨던 목사님께서 드림목장으로의 이동을 권하셨습니다. 드림목장에 있었던 7년의 시간동안 목자목녀님을 비롯한 목장식구들과 한달에 두 번의 정기적인 목장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어느 누구와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신앙적인 격려와 사랑을 나누는 귀한 영적 가족을 체험하였습니다. 특히 삶의 경험과 신앙의 연륜으로 목원들을 이끌어주시고 지지해주신 김경찬 목자님과 언제나 밝은 에너지와 정성어린 식사로 풍성하게 섬겨주신 신숙재 목녀님은 집안에서 맏이인 저희부부를 큰형님 큰언니 같은 마음으로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받기만한 오랜 시간이 지나 저희는 분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목자님께서 분가와 목자목녀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하셨을 때 심적 부담감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목자목녀님께서 오랫동안 섬겨왔던 모습을 본 저희로서는 그 정도의 사랑과 헌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저희보다 삶의 경험이 많으시고 신앙적으로도 성숙하신 분들을 섬긴다는 것이 자신없게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거절을 하는 것은 내가 하기 어려운 일을 다른 식구에게 떠넘기는 것 같았고 그동안 여러 목장을 거치며 목자목녀님의 기도와 헌신으로 신앙을 지킬 수 있었음을 생각하니 순종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주님의목장은 저의 다섯 번째 목장이 되었습니다. 목장이름은 그 당시 과연 우리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낮고 가난한 마음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나의 판단과 계획보다 주님께 맡기고 이끄시는대로 순종하리라 하는 마음을 담아 목장명을 짓게 되었습니다. 

이번 평신도 세미나에서 주최 교회 목자목녀의 간증순서가 몇차례 있었는데 목장사역의 어려움을 이겨낸 과정과 다양한 삶의 어려움을 겪는 목원들을 물심양면으로 섬겨온 내용이었습니다. 그 간증을 들으면서 우리 목장식구들은 모두 크게 부족함이 없으시고 삶을 충실히 살아가시는 분들이라 그분들의 간증이 저의 상황과 조금 동떨어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곧 목자목녀의 가장 큰 역할은 목장식구들을 위한 기도에 특별히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족으로 묶어주신 분들을 위해 사랑의 마음으로 기도하는 일이 목자목녀의 가장 구분되는 역할이자 그 역할에 충실할 때 저희의 영적 성장도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 이번 세미나 참석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입니다.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그동안 저의 신앙인으로서의 삶에 기반이 되어 준 목장생활을 되돌아보니 참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동안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사랑으로 섬겨주신 저희의 목자목녀님들께 깊은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그동안 받은 사랑의 힘으로 목장을 잘 섬겨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