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고전 13:4-5, 7-8, 13

1. 서론

(1) 올해 교회 표어는 전도하는 해이다. 

그동안 가족 중에서 우리 교회로 오게 된 경우가 있다.

손민학(손영경의 부친), 홍승만(이영아의 남편), 오경숙(정지인의 모친) 등. 자동 전도랄까?

그러나 이번 추수감사주일은 교회와 하나님께로 인도하고픈 분들을 초대한다. 적극적 전도라고 할 수 있다.

(2) 전도를 생각하면서 교회 밖의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며, 우리에게 어떤 기대를 갖는 지 또 어떤 실망을 하는 지 생각해 보고 싶다. 무작정 교회로 인도하는 게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크리스천다운 삶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3) 교회 밖의 사람들은 기독교의 복잡한 교리를 모른다. 죄, 십자가, 대속 등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다. 그 대신 그런 교리가 삶으로 나타나는 모습에 관심을 가진다. 똑같이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예수 믿으면 뭐가 어떻게 좋아진다고, 삶에서 어떤 차이가 난다고 자기보러 믿으라고 하는 지 궁금하다. 그 차이가 좋게 보인다면 하나님께도 관심을 보일 것이고, 실망스럽게 보인다면 관심을 접어 버릴 것이다. 아무리 예수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그런 지옥, 너나 가세요!’

(4) 사람들이 크리스천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몇 가지만 떠올려 보니, 사랑, 용서, 친절, 정직, 진실, 상식적... 이런 것이다. 물론 세상에서도 이런 용어는 넘치도록 사용한다. 멋진 영화나 소설에도 주제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것이 실제 삶에서 흘러나오는가 아닌가를 보고 싶어한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역시 예수 믿는 사람은 다르구나 하며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초대와 전도에 진지하게 반응하게 된다. 오늘은 그 중에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2. 부담스럽지만 선택권이 없는 사랑

기독교의 핵심은 무엇인가? 뭐니뭐니 해도 사랑이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나님 사랑의 확실한 증거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1) 부담스럽다

문제는 하나님/예수님을 믿는 사람도 사랑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도 하나님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부담스럽다. 

하나님의 사랑은 어떤 사랑인가? 

값없이 주는 사랑(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가치 없음에도), 무조건적인 사랑, 자기를 내어주는 사랑, 한이 없는 사랑(이 정도면 됐지?), 영원한 사랑(더 이상은 못하겠다?)

그냥 착한 사람이 되라, 정직하게 살아라, 남을 도와주어라, 갖고 있는 것 나누어 주어라....

이 정도면 그래도 덜 부담스럽겠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다. 

마 5:44-45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만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것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자녀라고 할 수 없다고 하신다.

또 그냥 원수가 아니라 ‘너의’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다.

추상적/개념적의 악/원수가 아니라, 나를 괴롭히고 의도적으로 넘어뜨리려고 하는 나의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신다. 정말 부담스럽다.

(2) 선택권이 없다

그런데 하나님이 요구하시고, 세상 사람들도 기대한다. 우리가 그렇게 외쳤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나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그래서 선택권이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극히 큰 위선자가 된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위선자.

아니면 지독한 이기주의자가 된다. 하나님께 받기만 하고 남에게 베풀지는 않는 이기주의자.

전도는 꿈도 못 꾼다. 

오히려 아는 사람에게 망신만 당한다. 뒤에서 욕하고 손가락질 당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권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사랑의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세상은 교인들에게 유능함을 구하지 않는다. 교회의 엄청난 규모, 놀라운 재주와 기술, 감동적인 퍼포먼스 등을 구하지 않는다. 돈을 앞세운 산업자본주의에 교회는 세상과 경쟁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은 교인들에게 사랑을 구한다. 진정한 사랑을 보기 원한다.

3. 어떤 사랑인가? 

사랑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겠는가! 본문에서 말하는 사랑의 특징을 생각해 보자.

13개를 언급할텐데, 여러분은 몇 개 정도를 잘하고 있나?

(1) 사랑은 오래 참는다.

상황이 아니라 사람에 대해서 오래 참는다는 말이다.

사람에 대해서 참기 때문에 더 고통스럽다. patient -> long-suffering.

고통을 참으면서 오래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사랑은 인생이 장거리 경주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야구는 9회말 2사 이후에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예) 다저스의 WS 우승: 1차전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2-3->6-3)

(2) 사랑은 친절(온유)하다.

자상하고 인자함, 남의 입장을 생각해 주고 배려함

(3) 사랑은 (상대가 나보다 잘나고 잘 되어도) 시기하지 않는다.

시기 대상은 전혀 남도 아니고 진짜 식구도 아닌 관계의 사람이라고 한다. 

예)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 사촌은 전혀 남도 아니고, 유산을 함께 나누는 형제도 아닌 애매한 사이

그러나 사랑은 대상을 진짜 식구로 여기기 때문에 시기하지 않고 함께 기뻐한다.

(4) 사랑은 (내가 더 잘 나도) 뽐내지(자랑하지) 않는다.

렘 9:23 지혜 있는 사람은 자기의 지혜를 자랑하지 말아라. 용사는 자기의 힘을 자랑하지 말아라. 부자는 자기의 재산을 자랑하지 말아라.

자랑은 전혀 하면 안 되나? 사랑하는 가족이나 절친에게도? 전혀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단지 나의 자랑을 듣는 사람의 심정을 고려해야 한다. 자랑을 듣는 사람의 마음과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사랑은 상대방을 배려한다. 

(5) 사랑은 교만하지 않는다.

사랑이 없는 사람은 교만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볼 줄 모른다.

교만은 상대방을 판단하고 정죄한다(마음으로 판결을 내림). 그리고 무시/멸시한다.

아무리 도움을 준다해도 이런 교만이 곁들인 도움이라면 그건 사랑이 될 수가 없다.

렘 13:17 너희의 교만 때문에 내 심령은 숨어서 울고, 끝없이 눈물을 흘릴 것이다. 

왜냐하면 교만 때문에 유다왕국은 멸망하게 되기 때문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

(6) 사랑은 (사랑한다는 이유로) 무례하지 않는다.

너는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된다니까! (함부로 대해 놓고서) 다 너를 사랑해서 하는 거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잘못하면 폭력이 된다. 매너! 품격!

(7) 사랑은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는다.

사랑은 주는 것인데 오히려 은근히 받으려고 한다. (받음=자기 유익)

인간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얻기/받기를 바라나 주기를 바라나? 주고 받기를 바란다^^. 

그러나 먼저 주고 난 후, 얻기/받기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얻기/받기 원하는 것? 물질, 도움만이 아니다. 보람, 결실, 보답

그래야 나의 마음은 진정으로 사랑이 되는 것이고, 상대방이 보답할 때 당연한 게 아니라 진심으로 감사하게 된다.

예) 자녀 사랑, 부부 사랑, 사회적 관계....

(8) 사랑은 (베풀어 준 대로 되지 않는다고) 성을 내지 않는다.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사랑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 

(9) 사랑은 원한을 품지(악한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It keeps no record of wrongs. (NIV)

-> 사랑은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공동번역)

‘당신이 나에게 한 짓은 내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한다!’ ‘두고보자!’ -> ‘어? 그랬던가?’ ‘글쎄, 다 잊어버렸는데?’

(10) 사랑은 모든 것(허물/약점)을 덮어준다(참는다).

오래 아는 사이(가족, 부부)일수록 허물/약점을 많이 안다. 더 큰 사랑이 필요하다.

(11) 사랑은 모든 것을 믿는다(믿어준다). 

예) 초등학교 시험: 문제 ‘왜 엄마 아빠는 우리를 사랑할까요?’ 정답 ‘그러게 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왜 이토록 사랑하십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나님은 나를 뭘 보고 이렇게 믿어주시나? 하나님은 자신이 있으시다.

그렇다면 우리도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상대방을 믿어줄 수 있다.

(12) 사랑은 (바라고 소망하는) 모든 것을 바라고 견딘다.

(13) 그런 사랑은 없어지지 않는다. (Love never fails, 사랑은 결코 지지 않습니다)

4. 이런 사랑은 어떻게 가능한가?

(1) 사랑은 연민/불쌍히 여김에서 시작한다

(a) 서로 사랑하되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

불가능하다! 그래도 노력해야만 한다!

그런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밑바탕은 연민이다! 불쌍히 여기심. 자비와 긍휼

시 103:13-14 부모가 자식을 가엾게 여기듯이, 주님께서는 주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가엾게 여기신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창조되었음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며, 우리가 한갓 티끌임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하나님은 인간이 불쌍해서 사랑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기 원한다면, 연민에서 시작해야 한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 없이는 사랑이 불가능하다.

(b) 불쌍하기는커녕 부럽다? 얄밉다?

나보다 부자? 부자는 대개 돈 걱정이 많다. 돈 있으면 대개 주변에 사람이 없다. 돈으로도 자식은 어떻게 할 수 없다. 등등

나보다 힘이 세다? 나이 들면 다 약해 진다. 머리숱이 술술 빠지고, 목소리에 힘이 약해진다.

호강하는 젊은 애들? 경쟁에 시달려 마음고생이 너무 많다.

연예인, 정치인, 기업의 총수? 마음대로 어디 가지도 못한다. 

인간은 누구나 다 불쌍한 존재다.

늙고 죽는다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불쌍한 존재다.

분노로, 욕심으로, 열등감으로, 악습으로 고생하는 많은 사람들이 불쌍하다.

죄 때문에 인간은 불쌍한 존재가 되었다.

죄에서 완전한 자유를 얻기 전의 인간은 불쌍한 연민의 대상이다. 

이러한 연민의 마음이 생길 때에 하나님의 사랑이 가능하기 시작한다.

사랑하기 힘들거든,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라. 

‘너, 참 안됐구나, 당신도 고생이 많구먼...’ 이런 마음이 들 때까지 기도하자.

(2) 사랑은 우리 힘으로는 안 된다

이것을 빨리 깨닫고 인정해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은 하나님이 내 안에 가득할 때만 가능하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것은 먼저 내가 불쌍히 여김을 받을 때에 가능하다! 하나님으로부터!

그래서 사랑을 크리스천의 미덕이라고 여기며 사랑하려고 노력할 게 아니라, 

내 안에 예수님이 점점 더 커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노력의 포인트가 다르다)

사랑의 성품이 전부 예수님의 성품이다.

내 삶의 주도권을 점점 내려놓고, 예수님이 다스리시도록 내려놓을수록,

상대에 대한 기대, 목표, 판단, 감정을 점점 내려놓고, 예수님이 그 사람을 보시고 대하시는 것처럼 되어갈 수록, 이런 사랑은 가능해 질 것이다.

그래서 말씀과 기도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말씀과 기도를 통해서 먼저 내가 얼마나 불쌍한 존재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얼마나 쪼잔한지, 얼마나 자기 밖에 생각 못하는지, 얼마나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인지, 얼마나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인지, 얼마나 아무 생각없이 말을 뱉어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후벼 파는 사람인지...

그런 나를 하나님이 받아주시고 사랑으로 감싸 주시는지...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고, 또 하나님이 나를 사랑으로 감싸 주시는 시간들이 수시로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하나님의 사랑이 내 안에서 차고 흘러서 넘쳐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럴 때만 가능하다.

결론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그 하나님을 믿고 자녀가 된 우리도 사랑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담스럽지만 선택권이 없다.

사랑의 여러 가지 특징을 살펴보았다. 나는 몇 점이나 줄 수 있을까?

나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인 내 안에서 차고 흘러 넘쳐야만 한다.

그것을 위해서 수시적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2024/11/3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