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 #8

헛되지 않은 복된 삶

시 127편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 중 다윗의 노래로 알려진 것이 122편, 124편, 131편, 133편 이상 4편이다. 솔로몬의 노래는 127편이다.

이 시편이 솔로몬이 쓴 것이라고 알고 보니 ‘어쩐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솔로몬의 전도서와 유사성이 있기 때문이다. ‘헛되고, 헛되고, 헛되다!’

전 1:2-3 전도자가 말한다. 헛되고 헛되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사람이 세상에서 아무리 수고한들, 무슨 보람이 있는가?

전 2:11 내 손으로 성취한 모든 일과 이루려고 애쓴 나의 수고를 돌이켜보니, 참으로 세상 모든 것이 헛되고,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고, 아무런 보람도 없는 것이었다. 

여기서도 헛되다는 말을 3번 반복한다.

그러나 전도서의 결론이 무엇인가?

전 12:13 하나님을 두려워하여라. 그분이 주신 계명을 지켜라. 이것이 바로 사람이 해야 할 의무다.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것, 해 볼 수 있는 것 다 해 보았지만, 결론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 밖에 없다!

비슷한 맥락의 내용이다.

1. 일과 수고의 차이

하나님은 사람에게 일을 주셨다. 

창 1:28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

에덴동산을 돌보는 일. 일/노동은 사명이고 축복이다.

하지만 선악과 사건 이후에 일/노동은 수고가 되어 버렸다. 수고는 죄에 대한 벌이다.

창 3:17 네가 아내의 말을 듣고서, 내가 너에게 먹지 말라고 한 그 나무의 열매를 먹었으니, 이제, 땅이 너 때문에 저주를 받을 것이다. 너는, 죽는 날까지 수고를 하여야만, 땅에서 나는 것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수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인간의 죄로 인해서 땅이 저주 받았기 때문이다.

일은 축복이고 수고는 벌이다.

그래서 하나님 없는 수고는 모두 헛된 것이다.

하나님 없는 수고는 헛수고라는 것을 시 127편은 말한다.

2. 인생살이의 헛된 수고

솔로몬은 인생살이를 3가지로 말한다. 집을 세우고, 성을 지키고 애써 수고하는 것. 

(1) 집을 세움

솔로몬은 건축왕으로 알려졌다. 왕궁, 성전 뿐 아니라 각처에 군사요새를 많이 세웠다.

그래서 집과 성을 세우는 것에 전문가다.

하지만 이렇게 고백한다. 

주님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집을 세우는 사람의 수고가 헛되다!

비록 우리가 모든 전문성을 다하여 최선을 다해서 집/성을 세우지만, 결국 하나님이 세워주시지 않으면, 하나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그 모든 수고가 헛되다는 말이다.

(2) 성을 지키는 일도 마찬가지다.

군대에서 경계는 생명이다. 

휴전선 넘어가는 월북을 알아채지 못하나? 첨단장비가 갖춰졌다 해도 힘들다.

사이버 공격. 

그만큼 성을 지키는 일이 어려운 일이다. 

오랜 기간 포위하고 보급망을 끊어버리면 참으로 견디기 어렵다. 

(3) 근면 성실하게 땀 흘린 대가는 반드시 좋은 것으로 돌아온다.

농사의 맥락.

시 126편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린다는 말씀을 생각할 때, 농사는 시기에 맞춰서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 시기를 놓치면 헛농사다. 

그런데 일이 끝이 없다. 한 일이 끝나면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근면 성실하게 땀 흘려 일을 해야만 한다. 그러면 좋은 수확을 얻게 된다.

그런데 과연 정말로?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갑자기 가뭄이 들거나 폭우가 쏟아진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 중에서 겸손한 사람은 운이 좋았다고 한다. 

믿음이 있는 겸손한 사람은 하나님이 도우셨다고 한다.

집/성/사업/교회를 세우고, 지키고, 수고하는 모든 일들은 하나님이 도우시지 않으면 헛되다는 솔로몬의 고백이 바로 우리의 고백이다.

지난 주일 성도총회의 보고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창립부터 문정동 이전,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이 세워주셨고, 지켜주셨음을 확인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3. 사랑하시는 사람에게 주시는 잠

사랑하시는 사람에게 잠을 주신다? (개역개정)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을 주신다? (새번역)

큰 차이는 없다. 평안과 안식을 주신다는 말이다.

나는 후자가 더 좋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잠이란 앞에서 말한 집을 세우는 수고, 성을 지키는 수고, 일찍 일어나며 늦게 누우며 먹고 살려고 애쓰는 수고와 고생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난 후 결과를 하나님께 다 맡기고 잠을 잘 때, 안심하고 잠도 잘 자게 해 주실 뿐 아니라, 

비록 우리는 잠을 자지만,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으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들인 최선의 노력을 최선의 결과로 만들어 주시기 위해서 쉬지 않고 일하신다!

반면에 인생을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고 애쓰고 노력하는 사람은, 비록 성과는 있을 지라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안식과 평안이 없다.

4. 자식의 축복

수고의 헛됨과 잠을 이야기 하다가 느닷없이 자식 이야기를 할까?

자식은 하나님의 선물이요 상급이다. 잠과 마찬가지로 자식도 하나님이 은혜로 주시는 선물이다!

난임/불임의 시대인 요즘은 정말로 실감하게 된다. 

자식은 나의 노력에 대한 당당한 대가가 아니라는 말이다.

원어적 표현은 선물이 아니라 기업이다. 상속받는 유산이라는 말

상속은 나의 노력의 대가가 아니라, 관계를 통해서 주어지는 은혜다.

즉, 자녀는 하나님이 나에게 상속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라는 말이다.

수고하고 애쓴 대가로 얻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젊어서 낳은 자식? 30살에 아들을 얻었다면, 부모가 60살 일 때 자식은 30살. 든든하다. 70일 때 40살! 모든 일을 맡아서 처리해 줄 수 있는 나이다.

그러나 40살에 아들을 얻었다면? 60살일 때 아직 20살. 좀 마음이 안 놓인다.

그래서 일찍 얻은 자식(하나님의 선물), 그래서 든든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자식을 많이 둔 사람은 마음이 든든하다.

고대에 중동에서 재판은 성문이 있는 곳에서 열렸다. 때로는 힘에 의해서 정당한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인상이 험악한 거짓증인들을 여러 명 세울 때에 무기력하게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건장한 아들이 많은 사람들은 억울한 재판 결과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들이 호위무사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5. 결론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들은 이런 고백의 마음으로 솔로몬의 시편을 노래했을 것이다.

-하나님, 솔로몬과 같은 가장 부유하고 지혜로운 왕이, 국가가 경제력으로 세워지지 않고, 국방력으로 지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재산이 많으면 집안이 든든하게 세워진다고 생각하거나, 힘이 있으면 가정이 지켜진다고 착각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없는 우리의 모든 수고는 헛된 것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나라/교회/가정을 세우시고 지키심을 잊지 않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하면 넉넉하게 먹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가 수고를 다하는 삶을 살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우리를 지키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게 해 주십시오.

-하나님, 우리에게 은혜의 선물로 자녀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자녀들이 손 안에 있을 때에, 이 아이들이 자신의 배우자를 만나 날아가기 전에 믿음으로 잘 양육하게 해 주십시오.

1/26/2022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