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 #14

공동체에 주시는 복

시편 133편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
머리 위에 부은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을 타고 흘러서 그 옷깃까지 흘러내림 같고,
헤르몬의 이슬이 시온 산에 내림과 같구나. 

주님께서 그곳에서 복을 약속하셨으니, 그 복은 곧 영생이다.

132편 다윗의 맹세에 맹세로 응답하신 하나님은 무척 길었다. 그런데 133편은 상당히 짧다.

짧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시편이다.

1. 배경과 적용 범위

신앙으로 하나가 된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그런 공동체에 복을 약속하시는 하나님을 노래한다.

‘다윗의 시’로 알려졌는데, 아마도 시대적 배경은 다윗이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된 후인 것 같다.

다윗을 죽이려던 사울 왕이 전쟁에서 죽은 후, 다윗은 먼저 유다지파의 왕이 되고, 7년 후에 전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 그 7년 동안은 사울왕조/집안과 다윗 왕가의 갈등과 전쟁 기간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갈등을 마치고 드디어 통합 이스라엘의 왕으로 즉위하면서 지은 시라고 생각한다.

지파 간의 갈등을 잘 봉합하고 한 민족 한 왕국으로 시작하는 시점에서 공동체의 아름다움과 그런 공동체에 복을 약속하시는 하나님을 노래한다.

모든 종류의 갈등/싸움 후 다시 하나가 되는 공동체에 해당되는 말씀이라고 적용할 수 있다.

(아무 갈등이 없고 그저 평화롭기만 한 공동체가 아니라)

대선 이후의 나라 형편, 남북 대치, 러시아/우크라니아... 기도 외에는 어찌할 수 없는 현실

현실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범위는 우리 교회, 가정, 나의 관계...

모두를 포함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1. 공동체는 참으로 귀하다

(1)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공동체는 아름답고 즐겁다.

‘어울려서 함께 산다(새번역), 연합하여 동거함(개역개정)’: 우리말 번역은 좀 약하고 오해 소지

동거? 실제로 함께 사는 동거? 공동생활?

God’s people live together in unity (한 마음으로 함께 살아간다)

이런 공동체가 아름답고 즐겁다, 선하고 아름답다고 노래한다.

참으로 귀하고 좋다!

(2) 한 공동체가 이런 모습을 가지는 것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익/감정의 대립으로 갈등과 싸움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정: 자녀가 화목한 것이 부모의 소원이지만... 특히 아들 사이. 성인 아들 사이...

가인과 아벨, 에서와 야곱, 요셉과 형들....

민족과 나라는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모습은 정말로 귀한 것이고, 하나님의 선물이다.

2. 공동체의 모습

두 가지 시적 표현으로 묘사한다. 

아론의 수염을 타고 흘러내려가는 보배로운 기름/ 시온 산에 내린 헤르몬 산의 이슬

시적 표현이가에 한 가지 의미 이상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1) 기름

2절 머리 위에 부은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을 타고 흘러서 그 옷깃까지 흘러내림 같고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붓는 이유

(a) 손님을 환대함

중동문화권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방식이다.

시 23:5 주님께서는,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 주시고,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어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시니, 내 잔이 넘칩니다.

(개역개정: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귀한 공동체는 이처럼 서로 환대하며 따뜻하게 맞아주는 모습이다.

(b) 거룩한 지위에 세움

출 29장 아론의 대제사장 위임식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머리에 부어진 기름이 수염을 타고 내려와서 옷깃에까지 흘러내린다고 한다.

머리, 수염, 옷깃

한 두 방울이 아니라 흠뻑 젖을 정도로 기름을 머리에 부었고, 기름이 권위를 상징하는 수염을 타고 내려가서 이스라엘 12지파의 이름이 적혀있는 대제사장의 옷깃을 다 덮으며 흘러내린다고 한다.

무엇을 말하려고 하나? 권위의 지위(머리/수염), 풍성함, 전체를 아우름(옷깃)...

공동체가 질서 정연하면서, 풍성함을 누리고, 모두를 포용하고 아우르는 따뜻함이 넘치는 모습이다.

서로 따뜻하게 맞아주고, 질서 정연하면서, 풍성함을 누리고, 모두를 포용하고 아우르는 모습

이런 내용을 표현하기 위한 이미지

(2) 이슬

3절 헤르몬의 이슬이 시온 산에 내림과 같구나

헤르몬 산은 이스라엘 지경 최북단, 백두산보다 높은 산(2,814미터)이다. 더운 지역이지만 눈이 쌓이는 높은 산

높은 산에 맺히는 이슬이 모여서 개울을 이루고 (요단)강을 이룬다. 농사(곡식/과일), 목축, 양봉이 가능하게 된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한편 시온산은 남쪽 예루살렘의 낮은 산(동산)이다. 이슬이 거의 없는 광야지역이다. 이곳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북쪽의 높은 헤르몬 산의 이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풍요로움을 기대하기 힘든 시온산에도 풍요로운 농사와 목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풍요로움!!

(3) 공통적으로 둘 다 위에서 내려오는 축복

‘부은’: 위에서부터 머리-수염-옷깃으로 흘러내리는 기름

‘내림’: 높은 헤르몬 산에서 낮은 시온산에 흘러내리는 이슬

이런 귀한 공동체의 축복은 우리가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지만), 하나님이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축복의 선물이다.

그렇다! 귀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기름이 성령님을 상징하기도 한다.

3. 공동체에 있을 때 복을 주신다.

3절 주님께서 그곳에서 복을 약속하셨으니, 그 복은 곧 영생이다.

복을 명령/약속하시는 하나님이지만, 여기서는 독특하게 귀하고 아름다운 공동체‘에서’ 복을 명령/약속하신다고 한다.

(1) 하나님과는 반드시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도매금으로 넘어갈 수 없다.

나의 하나님, 나의 주님. 개인에게 상/벌, 복/화를 주신다. 

하지만 하나님은 개인을 공동체로 부르신다. 개개인을 불러서 공동체에 속하게 하신다.

그리고 공동체에서 상/벌, 복/화를 받게 하신다.

예수님을 믿을 때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엄청난 공동체에 속하게 되었다. 기정 사실. 받아들이든 아니든 간에...

문제는 그 안에서 연합/동거하며 하나가 될 것인가 아니면 분열/독자적으로 살아갈 것인가이다.

하나님은 연합하며 하나가 된 공동체에서(not 에게) 복을 받게 해 주신다고 하신다.

공동체와 한 마음일 때, 공동체에 붙어 있을 때, 하나님의 복이 임한다.

(2) 그 복은 곧 영생

마음이 하나가 된 공동체(가정, 교회[우리의 관심사], 사회/국가]에 속할 때 하나님이 다양한 복을 주시는데, 그 복이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 영생의 맛보기다.

궁극적으로 천국에서 영생의 삶을 살면서 누릴 복의 맛보기로 보여주시는 것이다.

공동체의 하나 됨이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것인가!

엡 4:2-3 겸손함과 온유함으로 깍듯이 대하십시오. 오래 참음으로써 사랑으로 서로 용납하십시오. 성령이 여러분을 평화의 띠로 묶어서, 하나가 되게 해 주신 것을 힘써 지키십시오.

결론

마음이 하나가 된 공동체의 아름다움

그 안에는 서로 따뜻하게 맞아주고, 질서 정연하면서, 풍성함을 누리고, 모두를 포용하고 아우르는 모습, 풍요로움이 있다.

하나님이 하늘에서 내려주신 귀한 선물이다. 

애써 지켜야 한다.

3/16/2020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