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 #15

밤에 하나님을 송축하는 사람

시편 134편

(2번 읽기)

밤에 주님의 집에 서 있는 주님의 모든 종들아, 주님을 송축하여라.
성소를 바라보면서, 너희의 손을 들고 주님을 송축하여라.
하늘과 땅을 지으신 주님께서 시온에서 너희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의 마지막 시편이다.

성전을 향해가는 순례길의 마지막 걸음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오랜 순례길 끝에 드디어 예루살렘에 들어선 순례자들의 노래라고 볼 수 있다.

1. 송축과 축복

(1) 순례자들은 주의 종들에게 하나님을 송축하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송축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복을 내려 주실 것이라고 노래한다. 

심지어 손을 들고서 송축하라고 한다.

손을 드는 이유? 간절함, 적극적, 항복

(2) 송축하다(칭송할 송, 빌/축하 축)

경사스러운 일을 기리고 축하함. 특히, 하나님 앞에 몸과 마음을 바쳐 감사와 찬송을 드리는 행위(네이버 지식백과). 동의어: 찬양

(3) 송축하라(1, 2절)와 복을 내려준다(3절)는 같은 단어

영어로는 bless. Bless God and God will bless you.

히브리어는 바라크. 바라크는 ‘무릎을 꿇다’는 의미

‘송축하다’는 이해하기 쉽다.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낮은 자세로, 하나님을 높여 찬양함

그런데 '축복하다‘는? 하나님이 무릎을 꿇다?

인간에게 복을 주시기 위해서 무릎을 꿇는 것처럼, 굽어 살피시고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심을 말한다. 그런 것을 복을 주신다고 말한다.

(4)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송축할 때(bless/바라크), 우리는 무릎 꿇고 (손을 들고) 하나님께 찬양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실 때(bless/바라크), 하나님은 굽어 살피시고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신다.

우리는 하나님이 누구시며 어떤 위대한 일을 행하셨는지 찬양함으로써 하나님을 송축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심으로써 우리에게 복을 주신다.

하나님을 송축하는 사람을 하나님은 복을 주신다.

주님을 송축하라, 너희 손을 들고 송축하라. (그럴 때, 그런 사람을) 하나님이 복을 내려주신다.

2. 밤

이 시편의 특이한 점은 ‘밤’이다. 왜 하필이면 밤에 송축/찬양? 철야예배?

밤에 하나님을 송축/찬양하는 사람들이 있다.

(1) 예배하기를 열망하는 자

순례자들은 성전 근처에서 묶고 아침에 들어와도 되겠지만, 하나님을 예배하기를 열망하는 마음 때문에 아침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밤에 성전에 들어왔다. 정식 예배시간은 아니라도 하나님께 예배하기를 바랐다. 모든 것이 다 갖춰지고, 편리한 ‘낮’이 아니라 할지라도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을 열망하는 자. 이런 사람들이 밤에 송축/찬양하는 사람들이다.

(2)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자(아무도 보는 사람 없어도)

밤에도 성전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다. 매일 일몰 때 드리는 저녁 제사를 마치고 다음 날 일출 때 드리는 아침 제사까지의 시간인 밤에도 제사장과 레위인은 하는 일이 있었다. 제사장은 분향단의 향과 등잔대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돌보는 일을 했다. 레위인은 성전을 지키는 파수꾼이었다. 보는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에도 그들이 맡은 임무다.

밤에 예루살렘에 도착해서 성전에 예배하러 온 순례자들은, 밤에 성전에서 자신들의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주님의 종(제사장과 레위인)을 보고 감동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이렇게 노래한다. 자기들도 똑같은 심정에서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밤에 주님의 집에 서 있는 주님의 모든 종들아, 주님을 송축하여라.
성소를 바라보면서, 너희의 손을 들고 주님을 송축하여라.’

(3) 인생의 밤에도 찬양하는 자

밤은 주로 쉬는 시간이다. 또 밤은 주로 힘든 시간이다. 그래서 밤에 찬양하는 사람은 특별히 드물고 귀하다. 그런데 힘든 시간인 밤에 찬양한 사람들이 있다. 

(a) 빌립보 감옥에 있던 바울과 실라

마게도니아 환상의 인도함을 받고 빌립보로 건너와서 전도하던 중 감옥살이. 

육신적 고통(매), 억울함, 혼란스러움, 등. 그러나 이들은 한밤중에 하나님을 찬양/송축하였다.

이유불문하고... 그랬더니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감옥 문이 열리고 빌립보 간수 집안에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b) 일본의 가난한 교회의 목사 사모로서 44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하라자끼 모모꼬

자신이 악성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후 노트 두 권을 마련. 죽기까지 44일간의 투병일기

그 투병 일기가 책으로 발간되어 수많은 일본인들을 울리고 많은 사람들을 주님께로 돌아오게 만들었다고 한다.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날

“내 마음은 주를 경배하며, 내 영혼은 내 구원이 되시는 하나님을 기뻐하노라. 오늘이라는 날, 1978년 6월 28일을 나는 분명히 적어 놓아야만 하겠다. 오늘은 내 길지 않는 생애에 있어서 획기적인 날이 되었다. 나의 생애는 오늘부터 시작된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삶이다.”

그로부터 한 달이 조금 지난 7월 30일, 교회에 갈 수 없을 정도로 기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교회에서 성도들이 드리고 있을 예배를 상상하며 병상에서 하나님을 예배하였다.

그녀가 남긴 시(유시)

“내 신음이여, 내 찬미의 노래가 되어라. 
  내 괴로운 숨결이여, 내 신앙의 고백이 되어라.
  내 눈물이여, 내 노래가 되어라. 주님을 찬양하는 내 노래가 되어라.
  내 병든 육체에서 나오는 모든 숨결이여, 호흡의 곤란이여, 기침이여,
  내 열이여, 땀이여, 내 숨결이여, 최후까지 내 구원의 주를 찬송하라.” 

결론

우리도 밤에도 하나님을 찬양/송축하겠는가?

하나님을 예배하기를 갈망하는 순례자처럼 밤에도 예배하겠는가?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며 밤에도 하나님을 찬양하겠는가?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한 밤에도 하나님을 찬양하며 송축하겠는가?

하나님은 그런 사람에게 복을 주신다.

하나님도 우리를 굽어보시고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신다.

하나님을 송축하라, 하나님은 그런 사람에게 복을 내려주신다.

3/23/2022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