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0

징계의 원칙과 현실

마 18:15-17

1. 교회는 치유 공동체이자 사명 공동체

교회는 치유 공동체이다. 마음의 상처와 아픔을 가진 사람들, 못된 성품과 부족한 인격의 소유자들이 와서 치유되고 변화 받게 되는 곳이다. 교회는 병원이다. 우리 모두가 환자인데, 공동체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용납함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의 능력으로 고침을 받게 되는 곳이다.

교회는 사명 공동체이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만들라는 사명이 주어졌다. 그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교회는 순결해야 한다. 그래서 잘못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 

공동체 안에서 누가 잘못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바로 잡아주나?

징계/치리/권징이라고 표현한다. Discipline. 이에 대해서 예수님은 분명한 지침을 주셨다.

1. 원칙

(1) 단 둘이서

우리는 거꾸로 하기가 쉽다. 그 사람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다. 수군수군 대면서 당사자만 모르고 모든 사람이 알게 된다. 잘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나쁜 선입견을 심어주게 된다. 그러지 말고 직접 가서 충고/도전하라고 하신다.

그러나 분별력을 위해서 다른 사람/영적 지도자와 상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보는 게 맞는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중보기도 부탁하면서...

단 둘이서 이야기해서 문제가 해결되면 가장 좋다. ‘네 형제/자매를 얻은 것이다.’

그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2) 한두 사람의 증인과 함께

나만의 생각과 시각이 아니라, 객관적이라는 취지에서 또 공정하게 하려고, 한두 사람의 증인과 함께 한다. 그러나 여전히 조심스럽게, 비공개적으로 다룬다.

(3) 교회 전체

그래도 안 되면 결국 교회에서 공개적으로 권면한다. 

공개적 권면이란? 교회 목사와 중직자? 아니면 성도총회? 사안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4) 안 믿는 사람 취급

교회의 말도 듣지 않으면 이방인과 세리 취급하라.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a) 출교: 고전 5:13 여러분은 그 악한 사람을 여러분 가운데서 내쫓으십시오.

(b) 믿는 사람인 줄로 알았는데, 안 믿는 사람이었구나. 그래서 영 말이 통하지 않는 거였구나. 교회 안에 있지만 안 믿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러면 대하는 자세도 전혀 달라진다.

(5) 목적과 마음가짐

징계/치리는 절차도 중요하지만, 목적이 무엇이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처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a) 목적: 처벌이 아니라, 회개와 회복 그리고 용서가 목적이다. 그래서 되도록 은밀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라는 것이다. 

(b) 진행하는 마음가짐은 온유한 마음과 자기 스스로를 살피는 겸손함이다. 

갈 6:1 형제자매 여러분, 어떤 사람이 어떤 죄에 빠진 일이 드러나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사람인 여러분은 온유한 마음으로 그런 사람을 바로잡아 주고, 자기 스스로를 살펴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2. 현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런 식으로 진행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모범적인 예: 고든 맥도널드 목사

성범죄가 드러나자 교회는 마 18장의 절차대로 진행. 3년에 걸친 공적 회개, 자숙 기간, 치료 기간을 거친 후 회복해서 다시 목회. 섹스 스캔들이 터진 빌 클린턴 대통령을 도와주기도 함.

정말로 드믄 경우다. 대부분은 매장되거나 징계/치리가 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

(1) 징계 사유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려움

(a) 사회법을 어긴 경우는 비교적 판단하기 쉽다. 성폭력범죄, 공금 횡령 등

한편 고전 5장의 음행(교인 사이의 간음)도 비교적 쉽다.

2015년 간통죄 폐지로 형사 처벌대상은 아니지만, 교회 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신앙적인 죄라고 판단하는 것은 쉽다.

(b) 하지만 죄/징계 사유 여부를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교회 안에서 오해와 억측에 기인하고 자기편향적인 헛소문을 퍼뜨려서 교회 분위기를 흩뜨리고, 

자신의 신앙체험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다른 사람을 판단/정죄 하거나, 

다른 사람의 개인 사정을 함부로 퍼트리거나 뒤에서 험담을 하는 경우 등. 

차라리 분명한 죄를 지으면 공식적인 징계/치리 절차를 거치면 될 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경우인데, 교회 안에 루머가 난무하고 심하면 파당이 생기고 분쟁이 일어난다. 

(2) 징계의 무용화(無用化: obsolete)

징계/치리는 징계하는 교회의 권위/파워가 있어야 가능하다. 또한 징계를 받으면서도 교계/교단/교회에 남아 있는 것이 유리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예) 중세시대의 이단재판: 교회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

예) 구원/생활을 ‘책임져 주는’ 강력한 단체

그런데 요즘은 그런 세상이 아니다. 징계한다고 하면 탈퇴해 버리거나 딴 교회로 가 버린다.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대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인데 다른 교회에서는 환영받는다. (그래서 수평이동으로 교인수가 많은 경우, 잠재적 문제투성이인 셈이다. 물론 상처받은 영혼들도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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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례신문 기고문(2019.10, 김용국 교수, 침신대 신학과/교회사) 

2. 엄격한 치리

침례교회는 교회를 침례 받은 중생한 신자의 모임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교회의 순결성을 중시하는 전통을 가지게 됐다. 교인들은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하고, 거룩한 삶을 살지 못할 경우, 마태복음 18장 15~17절에 따라, 교회 치리(권징)를 받아야 한다고 믿었다.

엄격한 치리는 침례교 주요 전통 중 하나였다. 초기 침례교인들은 유아세례 반대와 정교분리 주장하여 타 교단으로부터 이단이요 분파주의로 공격받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청교도적인 삶으로 인해 인정을 받게 됐다.

치리와 관련된 징벌은 권면, 성찬 금지, 출교 등이 있었다. 사소한 잘못들에 대해서는 권면이나 성찬 금지의 징벌을 내렸으나, 이단, 침례교 정체성 위반, 심각한 비행 등은 가장 높은 징벌인 출교가 적용됐다. 치리는 개교회만 실행할 수 있다고 믿어, 지방회나 총회에서는 치리를 실행하지 않았다. 회개하고 징벌을 수행한 교인들은 교회 회원으로 회복시켜 줬다.

교회 치리는 다른 개신교단들과 마찬가지로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는 19세기 중반부터 완화되기 시작했으며, 도시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진 20세기에는 점차 사라지게 됐다. 교회들이 서로 경쟁하는 도시의 환경에서 치리는 실행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교인들은 치리를 받는 대신 간단하게 다른 교회로 옮기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교회 치리는 침례교회뿐만 아니라 전체 기독교회에서 사라진 전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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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다른 교회가 많이 있는 도시화로 인해서 징계/치리는 사라진 전통이 되어 버렸다는 씁쓸한 현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마 18장에 의거한 징계 절차를 밟아 보지 못한다.

사회에서 법적 처벌을 받거나(법적 처벌 받아도 교회에서는 옹호/지지), 

교단/교회 내에서 ‘은혜로 가자’는 목소리에 의해서 은폐되거나, 

교회에 막대한 피해를 주지만 꼭 집어서 말하기 어려운 애매한 경우는 문제를 터트리고 다른 교회로 가버린다. 혹은 아예 교회를 떠나 버린다. 

이런 현상이 대부분의 현실이다.

결론

그래서 징계/치리라는 무겁고 거창한 표현보다는, 죄를 범한 동료 교인을 어떻게 세워줄까? 회개를 돕고 용서할까? (전체적으로 용서라는 주제의 맥락)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겠다.

절차: 일대일, 두어 증인, 교회(전체), 이방인 취급

목적: 처벌이 아니라 회개와 회복

마음가짐: 온유한 마음과 자신을 돌보는 겸손한 마음

2023/5/31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