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5

빗나간 호산나

마 21:1-11(8-11)

1. ‘호산나’의 의미

(1) 히브리어: ‘호쉬아 나’는 ‘제발 구원해 주세요/지금 당장 구원해 주세요.’ ‘Save us, please/Save us, now!’ 이런 뜻을 가진 간구다. 구약시대 수많은 외적의 침입을 당할 때 이렇게 간구했다.

시 118:25 주님, 간구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주님, 간구합니다. 우리를 형통하게 해주십시오. 

(2) 그런데 바벨론 포로기 이후 히브리어를 잃어버리고 아람어를 사용하던 신약시대에 이 사건을 기록하면서 아람어로 음역을 해서 기록했다. (예: 할렐루야: 여호와를 찬양하라) 

아람어: ‘호산나’는 ‘찬양합니다, 만세, Hoory’

신약성경 저자들은 음역을 한 이유는 시대가 지나면서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3) 신구약 중간기의 중요한 사건. 주전 167년에 일어난 마카비 혁명의 승리

유대인 정체성을 없애고 헬라화 시키려 했던 셀루쿠스 왕조(시리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주전 164년 예루살렘으로 입성하는 마카비를 맞이하면서, 더 이상 ‘구원하소서’(미래)의 의미가 아니라, 그 간구/기도의 응답을 눈으로 보게 되었으므로, ‘찬양합니다’ ‘만세’(현재)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참고로, 오늘날도 호산나를 이런 의미로 사용한다. ‘구원하소서’가 아니라 ‘찬양합니다/만세’

(4) 그렇게 볼 때, 신약 저자들은 군중이 히브리어적 의미에서 ‘호쉬아 나/제발 구원하소서’라는 의미로 예수님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람어적 의미에서 ‘호산나/찬양합니다, 만세’의 의미로 맞이하고 있음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들은 약 200년 전 마카비 가문이 이스라엘 민족을 막강한 시리아에서 구원한 것처럼, 예수라는 분이 이스라엘 민족을 막강한 로마에서 틀림없이 구원할 것이라는 확신과 기대를 가지고 맞이하는 중이다.

2. 어떻게 확신했나?

그동안 예수님이 보여준 행적 때문이었다. 

(1) 권위와 지혜의 말씀: 인용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말. 그래서 말씀에 힘이 있고 설득력이 있었다. 말씀의 권세에 귀신이 쫓겨 나가고 병이 나았다. 게다가 비유로 쉽게 말씀하셨다.

(2) 능력: 놀라운 기적을 행하였다. 날 때부터 눈 먼 사람을 보게 하고, 문둥병자를 깨끗하게 하고, 벙어리의 말문을 트게 하고, 심지어 죽은 사람을 살렸다. 물 위를 걸었다는 소문도 들리고, 한 마디 명령으로 풍랑을 잠잠케 하기도 했다. 굶주린 무리를 오병이어로 배불리 먹이기도 했다. 

(3) 성품: 권세 있는 자에게는 단호하게, 가진 것이 없는 자에게는 한없이 자비롭게 대해 주셨다. 어린이들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주셨다. 여인들에게도 다정하게 대하셨다. 

(4) 왕족 출신: 알고 보니 다윗 왕의 후손이다. 예언!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 이 분이야 말로 오랫동안 기다리던 메시아임에 분명했다. 유대 지도자들도 어찌할 줄 몰라 하고, 로마도 감히 손을 못 대는 것 같았다. 백성들은 신이 났다.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그런 그가 드디어 예루살렘에 공식 입성을 한다. 그것도 출애굽 해방을 기념하는 유월절에 맞춰서! 드디어 때가 왔다! 제 2의 마카비의 입성이다. 

(1980년 5월 서울의 봄, 1987년도 6월 항쟁 분위기)

그래서 그 당시처럼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서 길에 깔고 환호하며 맞이했다.

호산나! 우리를 구원하실 분이 오심을 찬양합니다! 만세, 만세!

3. 기대를 저버리시는 예수님. 왜?

(1) 그런데 예수님의 모습은 너무나도 기이하다. 왕이면 당연히 위풍당당하게 말을 타고 들어오셔야 하는데(유대인 평민이 말을 탄다는 것은 사실상 현실 불가능), 새끼 나귀를 타고 들어오셨다. 우연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하셨다. 백 마디 말보다 단 하나의 행동으로 분명하게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셨기 때문이다. 

나는 평화의 왕이다. 나는 평화를 주러 왔다!

무력이나 힘으로 만들어내는 평화가 아니라, 온유와 희생으로 얻게 되는 평화다!

그런 평화를 주시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고, 십자가에 죽음을 당하셨다.

예수님은 평화의 왕이다!

(2) 백성들의 기대는 뭐가 잘못 되었나?

그들의 고통은 죄의 결과다. 죄의 결과는 종류도 다양하다. 폭력, 수탈, 살상, 주권상실, 질병, 사고, 가난, 틀어진 관계, 허무 등 끝이 없다.

백성들의 요청은 그 결과들을 제거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러나 죄의 결과는 하나를 제거하면 또 다른 것이 나오게 마련이다. 

로마를 제거해도 힘에 의한 폭력과 수탈은 계속된다. 역사가 증명한다.

반면에 예수님은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주시려고 했다. 

증상 치료가 아니라 원인 치료! (예: 피부질환은 원인 치료를 해야 한다)

고통의 원인이 되는 죄 자체를 해결함이다. 죄 용서함을 통해서 하나님과의 평화/화평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십자가에서 죄 값을 치루시고 대신 죽어주셨다.

4. 우리는 어떤가?

(1) 혹시 우리도 예수님에게 엉뚱한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는지? 빗나간 호산나를 외치고 있지는 않나? 열성적으로 호산나로 환호하지만, 죄의 결과만 붙들고 씨름하고 있지는 않는지?

죄 문제 해결을 통한 하나님과의 평화로운 관계

하나님과의 평화로운 관계가 튼튼하면, 다른 어떤 것이 우리를 괴롭힐 수 없다.

기도 응답을 받았다 치자, 그래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단지 그로 인해서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는 있다.

Pain is inevitable, but suffering is optional. 아픔/문제는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적이다. 수용하면 아픔만 있다. 

매일 매일 죄를 용서함 받고 깨끗한 영혼이 되었기에, 매일 매일 하나님과 친밀한 사귐을 가지면서 마음의 평안(강력한 힘!)을 얻기에,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요동하지 않고 평안할 수 있는 이 특권을 누리자.

(2) 그렇다면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아픔/문제에는 관심이 없으신가?

아니다. 우리의 처절한/절박한/리얼한 현실에 지극한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신다.

따뜻한 연민의 마음으로 우리의 삶을 지켜보고 계신다.

‘어두움에 밝은 빛을 비춰주시고, 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고’

그래서 병 고침/오병이어/따뜻하게 어루만져주심....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의 기도를 응답하신다.

하지만 더 크게는 예수님을 통해서 근본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

2023/07/05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