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8

초대받은 사람들

마 22:1-14(1-3, 8-14)

예루살렘 입성 이후 대제사장(사두개파) 가문과 바리새파/서기관(율법학자) 등의 종교적 사회적 지도자들을 비판하신다. 성전(강도들의 소굴 질타), 무화과나무 저주, 두 아들의 비유, 포도원과 소작인의 비유 등 이 모든 내용이 이들을 거칠게 비판하는 내용이다. 오늘 본문인 혼인 잔치의 비유도 마찬가지 내용이다. 예수님은 어쩌면 매를 버는 셈이기도 하다?

오늘 내용에서 3가지 종류의 사람들을 볼 수 있다. 

(1) 애초에 잔치에 초대 받았지만 참석을 거부한 사람들 

(2) 길거리에 있다가 엉겁결에 초대받고 잔치에 들어왔지만 예복을 입지 않아서 쫓겨난 사람들 

(3) 엉겁결에 초대받고 들어와서 잔치를 누리는 사람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당연히 (3) 아니겠나?

1. (초대 받았지만) 참석을 거부한 사람들

(1) 아들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왕. 얼마나 기쁜 날인가? 얼마나 화려한 혼인잔치이겠나? 청첩장을 보낸 후 RSVP에 응답까지 한 상황. 주인인 왕은 이에 맞게 잔치 준비를 마치고 종들을 보내서 결혼식에 모시러 간 상황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가겠다고 한 사람들이 이제 와서 안 가겠다고 한다. 왕의 잔치인데?! 말도 안 된다. 그런데도 왕은 자존심 내려놓고 혹시 모시러 간 종의 태도에 문제가 있어나 싶어서 다른 종들을 보냈다. ‘종들’이라는 말은 한 두 차례가 아니었음을 암시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바쁘다며 자기 할 일 하러 갔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왕의 종들을 모욕하고 죽였다. 말이 되는가? 결과는 끔찍했다. 군대를 보내서 살인자들을 색출해서 죽이고, 참석을 거절한 사람들을 몽땅 처단했다.

(2) 이 비유는 유대인의 역사를 함축적으로 말하고 있다. 21장의 두 아들의 비유, 포도원과 소작인의 비유도 다 같은 말이다. 하나님의 계획은 유대인을 택하셔서 그들과 언약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유대인을 통해서 이방인들까지 구원하시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지속적으로 하나님을 거부하고 불순종했다. 광야생활, 가나안에서의 우상숭배... 그들을 돌이키기 위해서 보내신 선지자들을 거부하고 죽였다. 이제 마지막 ‘선지자’ 예수님도 그렇게 할 판이다.

그토록 돌아오라고 하였건만 선지자들을 무시하고 아들마저 죽여 버린 유대인들과 종교 지도자들. 오랜 역사를 통해서 초대장을 주셨지만, 끝내 왕의 혼인잔치를 거절한 유대 지도자들과 유대인에 대한 고발이다. 

(3) 그 결과는? 초토화!

7절 임금은 노해서, 자기 군대를 보내서 그 살인자들을 죽이고, 그들의 도시를 불살라 버렸다.

이 말은 유대 전쟁의 결말로 주후 70년에 예루살렘 성이 파괴된 사건을 염두에 두신 것 같다. 그런 끔찍한 결말은 하나님의 심판이었다는 관점이다.

2. (예복을 입지 않아서) 쫓겨난 사람들

(1) 분노한 왕은 이왕 준비한 잔치이니까 아무라도 데리고 와서 자리를 채우기로 했다. 초대장이고 뭐고 상관없이, 길거리에 가서, 선한 사람이건 악한 사람이건 만나는 대로 다 데리고 오라고 했다. 

9절 그러니 너희는 네 거리로 나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청해 오너라.

별의별 사람들이 다 왔을 것이다. 길거리의 거지, 길거리에서 쌈박질 하던 불량배, 자기 일에만 몰두하면서 길을 가던 사람, 목적도 삶의 의미도 없이 길거리를 헤매던 사람.... 귀한 신분이거나 천한 신분이거나, 부자이거나 가난한 자이거나, 유대인이거나 이방인이거나, 도덕적인 사람이거나 비도덕적인 사람이거나, 몸이 성한 사람이거나 불편한 사람이거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유대인이 거부하자, 이제 모든 이방인에게 주어졌다. 이게 사도행전의 내용이다. 물론 복음을 받아들인 유대인들도 있었지만, 대세는 이방인으로 기울었다. 하나님은 바울 같은 사람을 이방인의 사도로 세우시고 그 일을 담당하게 하셨다. 그래서 로마, 유럽 전역, 영국, 미국, 전 세계로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파되었다. 

(2) 그래서 자리는 손님들로 꽉 차고 흥겨운 혼인잔치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왕은 혼주로서 손님들에게 인사하러 다니다가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결국 그 사람은 잔치에서 쫓겨났다. 쫓겨난 것 이상이었다.

13절 이 사람의 손발을 묶어서, 바깥 어두운 데로 내던져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차라리 잔치에 오지 않은 것이 나을 뻔 했다.

이 사람은 좀 억울하지 않을까? 아무 생각 없이 길에 있는데, 갑자기 왕의 신하들이 와서 잔치에 가자고 해서 온 것뿐인데. 언제 예복을 차려 입을 시간이 있었겠나? 왕가의 혼인잔치에 걸 맞는 예복을 마련할 형편조차 되지 않는 사람들이었을 텐데...?

그런데 당시의 문화에 의하면 예복은 주최 측에서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주최 측에서 마련한 중동지역의 가운 같은 형태의 예복을 입고 잔치에 참여하는 것이 호스트에 대한 예의다. 그런데 이 사람은 무슨 이유인지 제공된 예복을 입지 않은 것이다. 예복 입기를 거부한 것이다. 주인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다. 잔치에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아무나 올 수 있었지만, 마련된 예복을 입는 예의 정도는 있어야 한다.

(3)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무런 인간적 자격 조건이 없다. 인종, 신분, 학식, 도덕성, 경제력 등등. 오직 믿음으로만 들어간다. 그 믿음이란 하나님 나라/구원이라는 선물을 받아드는 손 모양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단 하나님 나라에 자격 없이/조건 없이 들어왔다면(잔치 자리에 들어옴), 이제는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예복을 입는 행위다. 

그런데 그것을 거부한다면 잔치를 거부한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하나님 나라의 예복을 입고 새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혼인 잔치에 참여하고 잔치를 즐길 수 있다.

롬 13:14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으십시오. 정욕을 채우려고 육신의 일을 꾀하지 마십시오.

그리스도로 옷 입으라! Put on the Lord Jesus Christ!

가운 같은 예복을 입어서 자기의 옷이 보이지 않게 한다.

옛 성품, 옛 기질, 옛 방식(사고, 감정, 행동 방식), 옛 가치관(가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라는 예복을 입어야 한다. 그게 혼인 잔치에 합당한 태도이다.

그게 아니라면 쫓겨난다. 단순히 쫓겨날 뿐 아니라 비참하게 된다!

3. (초대받고 들어와서) 잔치를 누리는 사람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다!

(1) 자격 없는데 은혜로 주어진 구원. 엉겁결에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

롬 3:10-12 의인은 없다. 한 사람도 없다. 깨닫는 사람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사람도 없다. 모두가 곁길로 빠져서, 쓸모가 없게 되었다.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은 없다. 한 사람도 없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현실이었는다! 한민족은 오래 전부터 샤머니즘에 빠져 있었다. 한 분이신 하나님을 믿는 고상한 믿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영혼을 맑게 하고 영생을 추구하는 기독교 신앙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저 온갖 신과 조상신의 도움을 받아서 화를 면하고 복을 받는 것이 전부였던 믿음이었다. 그런 한민족에게도 복음이 흘러 들어왔다. 선교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서 복음이 전해지고, 일제 치하와 육이오 전쟁기에 많은 핍박과 환란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되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지도, 찾지도 않았는데...

(2) 꿈이냐 생시냐 하면서 왕의 혼인잔치에 들어와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제공된 예복을 감격스럽게 받아 입는다. 더 이상 길거리의 거지가 아니고, 길거리에서 쌈박질 하던 불량배가 아니고, 자기 일에만 몰두하면서 길을 가던 사람이 아니고, 목적도 삶의 의미도 없이 길거리를 헤매던 사람이 아니고, 헐벗고 굶주림... 아니다. 예복을 입고 보니 빈부, 신분, 인종... 차이가 없다. 예수님의 의로 덧 입은 것이다.

(3) 잔치에 참여해서 즐기는 것이 하나님과의 관계에 깊이 뿌리박고 살아가는 복된 인생이다.

용서-연민-사랑과 수용-감사-존중의 삶을 살아가는 행복한 인생이다.

잔치에서 배터지게 먹고 마시며 즐기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런 복된 삶을 누리며 살아가자. 그런 복된 삶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자.

2023/7/26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