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41

달란트 비유

마 25:14-30

1. 맥락으로 보는 달란트 비유

(1) 너무나 잘 알려진 비유. 하나님이 주신 재능/달란트를 잘 활용하자, 결산의 날이 오니까 잘 대비하자, 게으른 종이 되지 말자는 식의 독립적인 교훈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예수님이 이 비유를 하신 맥락을 기억하자. 예루살렘 성전 파괴와 마지막 때에 관한 말씀이다. 

(2) 5대 강화

마태복음에는 소위 5대 강화/가르침/설교(講話, Discourses)라고 하는 다섯 개의 긴 강화가 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는 이 다섯 개의 긴 강화는 예수님의 행적을 묘사하고 있는 기사/스토리(記事, Narratives) 부분과 서로 교차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즉 마태복음은 기사→강화, 다시 강화→기사의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내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5대 강화는 아래와 같다.

(a) 산상수훈: 5-7장

(b) 제자의 길(전도 지침): 10장(이방 말고 이스라엘에게, 뱀처럼 지혜롭게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c) 천국/하나님 나라 비유: 13장

(d) 천국/하나님 나라 백성의 생활 자세: 18장(어린이가 천국에서 가장 큰 사람, 맷돌을 달고 바다에... 징계 과정, 일만 달란트 비유[용서])

(e) 올리브산 강화(성전 파괴와 종말): 24-25장

그러니까 달란트 비유와 양과 염소 비유는 예수님의 마지막 가르침 중에서도 마지막 가르침이다! 중요하다.

(3) 24장부터 시작된 이 말씀의 요점

(a) 거짓 그리스도의 출현, 난리, 전쟁, 기근, 지진 등의 위기적 상황들을 종말과 재림에 대한 징조로 간주하여 들뜨거나 조급해하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그러한 현상들에 기초하여 재림의 때를 계산해 보려는 시도는 더욱 경계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는 종말과 재림의 징조가 아니라,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에 대한 징조이기 때문이다. 재림의 때는 아무도 모를 뿐 아니라, 아무런 징조도 없이 갑자기 임할 것이다(24:36, 50; 25:13).

(b) 종말과 재림의 때가 아무런 징조도 없이 갑자기 임할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깨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24:42-43). 그렇지 않으면 노아의 때 사람들(24:37-39), 신실하지 않은 종(24:45-51), 미련한 다섯 처녀(25:1-12), 한 달란트 받은 종(25:14-30)의 경우처럼, 도둑과 같이 갑자기 임하실 종말의 심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깨어있음이란 신실한 종, 지혜로운 다섯 처녀, 다섯/두 달란트 받은 종처럼 맡겨진 일을 충실하게 감당하는 것이다. 

(c)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달란트 비유는 기다림의 시간은 무의미하고 공허하게 지연된 기간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종들에게 맡겨진 달란트들을 선히 사용할 수 있는 기회의 기간으로 의도된 것이라는 내용을 알려주신다.

2. 한 달란트 받은 종

한 달란트 받은 종에 초점을 맞추어서 생각해 보자. 그에게 임한 끔찍한 처벌

신실하지 않은 종: 매 맞음, 능지처참형(!), 슬피 울며 이를 감

다섯 처녀: 잔치에 들어가지 못함!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한 달란트: 바깥 어두운 데, 슬피 울며 이를 감

왜 책망 받았을까? 

한 달란트 종은 주인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분명히 안 것 같다. 문제는 오해가 있었기 때문에 돌아오는 주인을 맞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어떤 오해?

(1) 자신에 대한 오해

(a) ‘한 달란트’ 밖에 받지 못한 별 볼 일없는 존재

1 달란트는 16년 혹은 20년 임금? 10억 원?

종(아마 청지기급)으로서 만져보지 못한 큰 금액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주인이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또 신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b) 그러나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 다른 사람과 비교했기 때문이다. 다섯/두 달란트 받은 종과 비교했기 때문이다.

항상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그러나 가장 나다운 것이 최고다!

예)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

"어렸을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The most personal is the most creative'로 통역됨). 그 말은 우리의 위대한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가 한 이야기다."

개개인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비교대상이 아니고, 그 자체가 가장 창의적인 멋진 이야기다.

(c) 남들의 인정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스트레스를 잘 분석해 보면 남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남들이 인정해 주는 것보다 자기가 자기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남이 나를 인정해 주어도 내가 나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다른 사람의 인정은 수시로 바뀐다. 나에게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든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것이 건강하면 별 문제 될 것이 없다. 

(d) 비교와 인정에서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우리는 행복해 지고 건강해 질 것이다. 그럴 때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

하지만 대도시 삶은 좋은 환경이 아니다. 그래서 영성훈련/마음훈련을 해야 한다. 눈을 외부가 아니라 내면으로 돌리고 집중하는 훈련. 내 안에 계시는 하나님께 집중하는 훈련. 하나님이 나를 보시는 눈으로 나를 보는 훈련. 하나님과 교제/동행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용서, 연민, 사랑, 수용, 감사, 존중의 연습이 필요하다.

(2) 주인(하나님)에 대한 오해

이것이 더 큰 문제다. 주인이 가장 화가 난 부분이다.

(a) 달란트 비유가 비유라는 것을 놓치면 엉뚱한 질문을 할 수 있다.

‘한 달란트 종도 나름 최선을 다 한 것이 아닌가? 돈을 벌 자신이 없으니까 원금이라도 까먹지 않으려고 땅에 묻어 둔 것도 나름의 전략이 아닌가? 결국 원금은 보존하지 않았는가? 적어도 주인에게 손해를 입히지는 않았는데?’

지난 시간: 비유는 전체적 흐름과 메인 포인트에 집중해야 한다. 디테일에 너무 빠져 들면 안 된다.

예) 남편이 아내에게: “내 마음은 바다야. 모든 강물을 받아들이는 바다처럼 당신의 모든 마음을 다 받아줄게.” -> “아니 요즘 강물에 얼마나 많은 오염물질이 있고 축산폐수도 많고 녹조현상도 많은데, 그럼 내 마음이 더럽다는 뜻이야?”

모든 마음을 받아주겠다는 게 메인 포인트인데, 강물이 더러운 지 아닌지를 따지는 디테일에 빠져 들어가면 안 된다.

한 달란트 받은 종은 자신에 대한 오해뿐 아니라 주인에 대한 오해로 인해서 주인이 기대한 일을 하지 않았다. 

(b) 주인에 대한 오해: 돈 밖에 모른다

‘굳은 분’이라서 조금이라도 원금 손실이 생기면 난리를 칠 분이다. 그래서 절대로 원금 손실이 없게 하려고 땅에 묻어두었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용해 먹는 분인가? 이런 오해.

종말과 재림의 때를 기다리는 동안에 그는 주인이 맡겨준 ‘달란트’(시간/재능/기회 등)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주인이 기뻐하실 이익을 남겼어야 했다. 설령 손해를 보고 원금을 날린다 해도 주인은 개의치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5/2 달란트 남긴 것도 ‘작은 일’이라고 할 정도로 큰 부자이고,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은 이익금을 바란 게 아니라, 종이 주인의 뜻에 맡게 과감하게 일해 보기를 바란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종의 신분으로 상업 활동을 하는 것은 상당히 과감한 행동이다!

주인을 알고, 주인의 마음을 알기에 시도해 볼 수 있는 과감한 행동이다. 그것을 ‘착하고 충성됨’이라고 칭찬했다.

(c) 우리는 하나님이 맡겨주신 달란트를 가지고 무엇을 하는가? 

주인 되신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일은 영혼구원이다. 우리 모두는 직/간접적으로 이 일에 참여할 수 있다. 개인전도(직접, 간접적 섬김, 중보기도), 교회로 인도(직접, 섬김, 중보기도), 교회, 선교사, 기관의 유지 운영... 세상을 향한 섬김과 기도...

이 일에 나의 달란트를 과감하게 사용하고 있나? 아니면 땅에 묻어두고 있나? 

2023/11/01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