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47

겟세마네의 기도

마 26:36-46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

겟세마네는 ‘기름 짜는 틀’이라는 뜻이다. 수확한 올리브를 틀에 넣어서 기름을 짜던 곳이었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영혼을 짜내는 기도를 드렸다.

예수님은 왜 이토록 괴로워 하셨을까? 죽음이 그토록 두려우셨나?

예수님의 기도 내용은 무엇이었나? 내 뜻(십자가 지지 않음)대로 해 달라고 간구하다가, 결국 하나님의 뜻(십자가)대로 하시라고 내려놓는 기도였나? 

그러면 겟세마네 기도 전까지는 십자가가 하나님의 뜻인지 몰랐단 말인가? 그럴 수가 없다. 평소에도 언급하시고 마음 준비해 오셨다.

예수님의 고민과 괴로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1. 우리는 예수님의 고민과 괴로움을 이해하기 힘들다.

이유는 예수님의 입장과 우리의 입장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1) 죽음을 보는 입장

(a) 우리에게 죽음은 육신의 생명의 끊어짐이다. 노화와 질병으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론 고통스러운 과정, 이별의 슬픔, 미지의 세계로의 두려움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당하는 죽음이다.

게다가 믿는 자는 천국과 부활의 확실한 소망이 있기에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음의 실체를 너무나도 잘 아신다. 

알고 당하는 사람과 모르고 (속 편하게?) 당하는 사람의 차이

예) 한일전을 앞둔 감독의 심정

우세한 전력(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등)을 믿고 3-0 대승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마음과 달리

온갖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면서 초조하게 경기를 준비하는 감독의 심정. 엄청난 프레셔.

(b) 예수님께 죽음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무서운 형벌이다.

죽음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얼마나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것인지 너무나도 잘 아신다.

죽음은 죄의 삯이다(롬 6:23). 하나님의 저주이지 자연현상이 아니다.

죽음은 죄의 최후의 승리다(고전 15:55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에 있느냐?). 죄가 인간을 마음대로 농락하다가 최후 승리의 펀치를 날리는 것이 죽음이다.

(c) 죽음의 본질은 단절이다. 자기 자신과의 단절, 다른 사람과의 관계 단절,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이다. 모든 고통과 아픔이 여기에서 온다.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은 예수님으로서는 전혀 경험해 보지도 못했고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창세로부터 이 순간까지 항상 하나이셨기 때문이다. 영적 고통

요 8:29 나를 보내신 분이 나와 함께 하신다. 그분은 나를 혼자 버려 두지 않으셨다. 그것은, 내가 언제나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요 10:30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다.

이러셨기에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 단절은 예수님께는 엄청난 영혼의 고통이다.

(d) 게다가 예수님은 사탄의 권세와 죽음을 정복하러 오신 분이다. 이미 기적(나인성 과부의 아들과 나사로 살리심)을 통해서 그런 권세를 나타내셨다. 그런데 이제 죽음에 오히려 굴복 당해야 한다? 정복의 대상에게 굴복 당해야 한다? 이렇게 역전된 역할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으셨다.

그래서 이 죽음 앞에서 고민하며 괴로워 죽을 지경이 되셨다.

(2) 기도 내용

(a) 우리의 경우 ‘내 뜻’은 주로 하나님의 뜻과 달리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 내 고집/방식/주장/ 내 유익... 결국 깨지고 난 후 돌아서든, 고민하다가 내려놓고 돌아서든 결국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인다.

(b) 그러나 예수님의 경우 ‘내 뜻’은 창세부터 지금까지 그래 왔던 하나님의 뜻이었다. 그것은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 함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이제는 그게 아니라고 하신다. 이제 ‘하나님의 뜻’은 예수님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고, 떨어져 나가고, 관계가 깨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의 ‘하나님의 뜻’과 반대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상황에 어찌 고민이 되지 않겠나? 예수님을 죽음 앞에서 떠는 겁쟁이로 생각하지 말자.   

(3) 예수님이 마시기로 결심한 ‘잔’

39절 나의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주십시오.

(a) 이 잔에 담겨져 있는 것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이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 죄로 인한 모든 결과가 이 잔 안에 담겨있다.

죄로 인해서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고통과 슬픔, 실망과 좌절, 버림받음과 거절당함, 배신과 이용당함, 막막함과 절망, 갈등과 싸움, 죽음과 죽임, 그리고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음

(b) 다른 것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데, 마지막 것인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음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동안 모든 고난과 어려움 중에도 하나님 아버지가 늘 함께 하셨기에 견딜 수 있었는데, 이제 가장 힘든 순간에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는다? 그것이 예수님께 큰 고민과 괴로움이었다.

우리는 이해하지 못한다. 하나님과의 교제/연합/함께 함의 비중이 예수님에 비해서 작아도 한참 작기 때문이다.

(c)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이 고난의 잔, 진노의 잔을 마시기로 결심하셨다.

다른 건 몰라도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 단절이라는, 이때까지 알던 ‘하나님의 뜻’과는 너무나 다른 이 ‘하나님의 뜻’에 괴로워하셨다. 그래서 다른 방법은 없는지(지혜), 다른 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겠는지(능력) 묻고 또 물었다. 그래도 대답이 없으시자, 그 잔을 마시기로 작정하셨다.

39절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해주십시오.

한 문장이라서 금새? 아닐 것이다. 얼마나 오래 걸리셨을까? 

한 시간? 40절 이렇게 너희는 한 시간도 나와 함께 깨어 있을 수 없느냐?

우리는 얼마나 걸리나?

2. 적용

(1) 기도는 내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시간이다.

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이는 시간이 아니다. 

기도는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해주십시오’의 시간이다.

우리의 ‘내 뜻’은 예수님과 달리 하나님의 뜻과 다른 것이다.

기도로 내 뜻을 관철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순종하자.

(2) 하나님과의 관계

우리는 얼마나 민감한가? 그것이 끊어지는 것이 예수님처럼 괴로워 죽을 지경인가?

혹시 너무나 무덤덤 하지는 않는가?

예수님의 고통을 무가치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십자가 고난으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도와주시고, 하나님과의 교제를 누리라고 하시는 데,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헛된 희생으로 만드나?

(3) ‘이제 자고 쉬어라’

45절 이제 남은 시간은 자고 쉬어라.

이상한 말씀을 하신다. 좀전에는 깨어서 기도하라고 하시더니 이제 왜 이런 말씀을 하시나?

‘내가 다 해결했다. 내가 대신 죽어주었다. 그러니 내 안에서 안식하라.

너의 근심 걱정... 모든 죄의 결과물들을 내가 다 해결했다. 처리했다. 그러니 이제 내 안에 거함으로써 쉬어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2023/12/13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