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48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
Live by the sword, die by the sword
마 26:47-56
겟세마네의 기도는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의 기도이다.
하나님 아버지와 연합과 동행인 ‘내 뜻’이 평소에는 ‘하나님의 뜻’과 일치했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늘 그래 왔다. 그러나 지금의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 아버지과 단절되고 버림받고 관계가 깨지는 것이라서 당황하고 괴로우셨다. 3번이나 기도했지만 변치 않는 하나님의 뜻을 결국 받아들이기로 하셨다. 그 후에는 요지부동, 일사천리였다.
1. 유다의 키스
(1) 유다가 키스하는 사람이 예수라고 알고 그를 체포하기로 했다.
왜 이런 신호/암호가 필요했나?
밤이라서 사람을 식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활동하던 사람이 아니라서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의 얼굴을 식별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2) 더 궁금한 것은 왜 하필 키스라는 암호를 정했을까?
이것은 볼 키스, 볼 입맞춤, cheek kiss 혹은 air kiss이다. (입에 하는 키스 아님!)
우리는 목례이거나 악수. 최근 들어서 포옹으로 인사하는 문화라서 상당히 이질감을 느낀다. 하지만 유럽, 남미, 중동에서는 흔한 일반적인 인사 방식이다. 주로 동성끼리 한다. 이성에게도 하는 경우 있다. 사회적 키스. 성적 의미는 없다. 하는 방식과 키스 하는 숫자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친근함, 소속감, 존경심을 표현한다. 볼, 손(혹은 반지), 발에 입맞춤을 한다.
코로나 이후에는 어떤 지 궁금하다.
(3) 성경에도 키스(볼 입맞춤)의 사례가 몇 번 나온다.
(a) 야곱과 에서의 화해의 키스
창 33:3-4 야곱은 맨 앞으로 나가서 형에게로 가까이 가면서, 일곱 번이나 땅에 엎드려 절을 하였다. 그러자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끌어안았다. 에서는 두 팔을 벌려, 야곱의 목을 끌어안고서, 입을 맞추고, 둘은 함께 울었다.
(b) 요압의 속임수 키스
삼하 20:9-10 요압은 아마사에게 "형님, 평안하시오?" 하고 말하면서, 오른손으로 아마사의 턱수염을 붙잡고 입을 맞추었다. 요압이 다른 손으로 칼을 빼어 잡았는데, 아마사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였다. 요압이 그 칼로 아마사의 배를 찔러서, 그의 창자가 땅바닥에 쏟아지게 하니, 다시 찌를 필요도 없이 아마사가 죽었다.
(c) 초대교회에서의 교제 키스(거룩한 입맞춤)
고전 16:20 모든 형제자매들이 여러분에게 문안합니다.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
(4) 유다의 키스는 요압의 키스와 비슷하다. 친근감, 소속감, 존경심 등을 표현하는 방식의 키스/입맞춤을 배신과 체포의 암호로 삼았다.
가장 친근하고 아름다운 방식을 가장 비열하고 간교한 도구로 삼았다.
게다가 그냥 의례적인 키스가 아니라 찐하게(?) 키스했다고 한다.
49절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헬 카타필레인: 격렬하게 키스하다)
혹시 우리도 이런 가증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거룩한 예배를 의무감으로 때우기, 성도의 귀하고 아름다운 교제를 실속 챙기기, 교회 활동을 자기의 쌓기 혹은 인정 포인트 쌓기 등
2. 예수님과 제자들의 반응
(1) 키스하는 유다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26:50)
(새번역) 예수께서 그에게 "친구여, 무엇 하러 여기에 왔느냐?" 하고 말씀하시니, 그들이 다가와서, 예수께 손을 대어 붙잡았다.
유다의 배신을 아셨던 예수님이 유다가 무엇을 하러 왔는 지 몰라서 물어보시는 것(새번역)은 부자연스럽다. 배신하려고 하던 유다가 군병들을 대동하고 온 모양을 보니 무엇을 하려고 왔는 지 뻔히 알겠으니 어서 그렇게 하라고 하시는 것(개역개정과 공동번역)이 더 자연스럽다.
(개역개정) 예수께서 이르시되 친구여 네가 무엇을 하려고 왔는지 행하라 하신대 이에 그들이 나아와 예수께 손을 대어 잡는지라
(공동번역) 예수께서 "자 이 사람아, 어서 할 일이나 하라" 하고 말씀하시자 무리가 달려들어예수를 붙잡았다.
(2) 반면에 제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베드로가 칼을 뽑아서 그 중 한 사람(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베었다.
이에 예수님은 그의 귀를 고쳐 주시면서 그 유명한 말씀을 하셨다.
52절 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모두 칼로 망한다.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
(3) 예수님은 힘이 없어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니다.
12군단 이상의 천사들을 부를 수도 있다고 하신다. 1개 군단은 5,600명, 12개 군단은 67,200명.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25개 군단 14만 병력을 소유했다니, 12개 군단은 엄청난 병력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알고 그것을 수용/순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3.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
(1) 무력을 전혀 사용하지 말라는 말씀인가?
비폭력 무저항주의의 기독교 평화주의(Christian Pacifism) 전통이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 톨스토이, 재침례파, 메노나이트
이런 전통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기도 한다.
(2) 그러나 예수님은 다른 곳에서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려고 왔다(마 10:34)고 하셨고,
침례 요한도 침례 받으러 온 군인들에게 군인직을 그만 두라고 하지 않고 협박이나 거짓 고소 등 도덕적인 행동을 요구했다(눅 3:14).
모든 청년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면 어떻게 나라를 지킬 것인가?
북한이 도발할 때 전 국민이 무저항 비폭력주의자라면 어떻게 될 것인가?
기독교 평화주의는 불의에 항거하는 소수자의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3) 여기서 예수님은 칼이라는 무력 사용을 일체 금하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체 금했다면 왜 애초에 겟세마네에 갈 때 칼 소지를 금지하지 않으셨을까?
눅 22:38 제자들이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보십시오. 여기에 칼 두 자루가 있습니다."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넉넉하다" 하셨다.
결국 하나님이 이끌어 나가시는 방향/역사를 칼이라는 무력으로 저항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칼이라는 힘과 무력으로 억지로 저항하다가는 결국 그 칼에 망하게 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4) 더 나가서 일반적인 의미로 확대해 보자.
칼/무력이라는 권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또 하나님의 뜻과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이해해 볼 수도 있다.
예) 나라를 지키는 전쟁이 아니라 침략 전쟁
모든 역사가 이를 증명해 준다. 징키스칸, 나치, 일본제국... 다 칼을 쓰다가 칼로 망했다.
그렇다면 칼만이 아니다. 돈, 글, 말의 모든 권력도 마찬가지다. 잔꾀, 계략도 마찬가지.
돈을 쓰는 자는 돈으로 망한다. 돈으로 흥한 자는 돈으로 망한다.
글을 쓰는 자는 글로 망한다. 글로 흥한 자는 글로 망한다.
칼, 돈, 글, 말이라는 권력을 휘두르며, 하나님의 뜻과 상반된 일을 자행할 때, 그들의 운명은 바로 그것에 의해서 멸망을 당한다.
2023/12/20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