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0

부인, 맹세, 저주

마 26:69-75

예수님은 6번의 불법 재판을 받으셨다. 3번은 유대인(안나스, 가야바, 산헤드린 공회)에 의한 종교 법정, 3번은 로마인(빌라도, 헤롯 안티파스[유대인이지만 로마 치하의 분봉왕], 빌라도)에 의한 세속 법정. 예수님이 유대인의 불법 재판을 받는 중에 베드로는 예수님을 부인했다. 그것도 3번이나!

1. 첫 번째: 부인

(1) 베드로는 대제사장 집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었나?

아무나 막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었을텐데.

요 18:15-16 시몬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한 사람이 예수를 따라갔다. 그 제자는 대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라서, 예수를 따라 대제사장의 집 안뜰에까지 들어갔다. 그러나 베드로는 대문 밖에 서 있었다. 그런데 대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인 그 다른 제자가 나와서, 문지기 하녀에게 말하고,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a) ‘다른 제자’는 누구인가? 

대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라니까 니고데모나 아리마대 요셉?

베드로와 함께 갔다고 하니까 12제자 중 한 사람일 것이다. 

아마도 요한일 것이다. 요한은 자기가 쓴 요한복음에 자기를 이렇게 익명으로 표기

예) ‘사랑하시던 제자’(요 20:21)

(b) 요한이 대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라고?

막 1:19-20 예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그물을 깁고 있는 것을 보시고, 곧바로 그들을 부르셨다. 그들은 아버지 세베대를 일꾼들과 함께 배에 남겨 두고, 곧 예수를 따라갔다.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좇은 베드로와 안드레와 달리, 야고보와 요한은 아버지 이름이 기록되고 일꾼들과 배를 남겨두고 따라갔다고 한다. 요한의 아버지 세베대는 제법 부유한 어부(어업 비즈니스맨?)였다고 짐작할 알 수 있다.

그래서 아버지 세베대는 갈릴리의 물고기를 예루살렘 대제사장 집안에 납품하는 업자였고 그로 인하여 요한은 대제사장 집안 사람들과(대제사장 개인과 아는 사이가 아니라) 아는 사이였을 것이다. 

(c) 그렇다면 이렇게 이해해 볼 수 있다.

베드로도 요한과 함께 들어가고 싶었지만 제지 당했다. 그러나 요한이 문지기 하녀에게 부탁해서 베드로도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2) 이런 상황에서 첫 번째 부인

마 26:69-70 베드로가 안뜰 바깥쪽에 앉아 있었는데, 한 하녀가 그에게 다가와서 말하였다. "당신도 저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닌 사람이네요." 베드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부인하였다.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요 18:17 그 때에 문지기 하녀가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당신도 이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지요?" 베드로는 "아니오" 하고 대답하였다.

당신‘도’? 즉 ‘요한이 예수의 제자인 줄은 알고 있는데, 당신도 예수의 제자이군요?’

경계심, 범인 색출의 의도를 품은 질문이 아닌 것 같다. 이미 예수의 제자 요한을 알고 있고 그는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님만을 제거 대상으로 삼았기에 제자들까지 잡아들일 계획은 없었던 것 같다.

예측하지 못한/안 한 상황이 벌어지자 당황해서 둘러대었는지도 모른다.

냉철하게 상황 판단을 하지 못할/안 할 때 근거없이 두려움에 빠질 수 있다.

베드로는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거짓말을 하고 예수님을 부인했다.

2. 두 번째: 맹세

마 26:71-72 그리고서 베드로가 대문 있는 데로 나갔을 때에, 다른 하녀가 그를 보고, 거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은 나사렛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입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맹세하고 다시 부인하였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일단 두려움에 사로잡히자 오버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하녀 한 사람에게 부인하더니, 이제는 여러 사람(거기에 있는 사람들)들에게 부인한다. 

처음에는 위기 모면용으로 둘러더니, 이제는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아예 맹세까지 한다. 

‘나는 맹세컨대 이 사람을 모르오.’ ‘나는 이 사람을 모른다는 것을 하늘에 걸고 맹세하겠소.’라는 식의 맹세

3. 세 번째: 저주

마 26:73-74 조금 뒤에 거기에 서 있는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다가와서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틀림없이 그들과 한패요. 당신의 말씨를 보니, 당신이 누군지 분명히 드러나오." 그 때에 베드로는 저주하며 맹세하여 말하였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a) 앞에서 대답하면서 갈릴리 사투리가 표시가 났나 보다. 예수는 갈릴리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데(나사렛 예수), 당신도 갈릴리 사투리를 쓰는 걸 보니 한 패임에 틀림없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서 베드로는 정말로 무리수를 두었다. 저주하며 맹세!

(b) 베드로가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요 18:26 베드로에게 귀를 잘린 사람의 친척으로서, 대제사장의 종 가운데 한 사람이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동산에서 그와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는데 그러시오?"

이렇게까지 구체적인 정황을 가지고 따지기 때문에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여겼을 것이다.

(c) 누구를 저주? 예수님? 자신? 

(i) 예수님: 두 번째 부인 할 때 이미 맹세까지 했는데도 계속 질문이 들어오자 예수님을 부인하는 입장을 확실히 보였어야 하는 부담감에서, 예수님을 저주함으로써 의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려고.

예) 일본 에도 막부시대의 ‘후미에’(밟는 그림)로 신앙을 확인

(ii) 베드로 자신: 아무래도 예수님을 저주했다고 보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저 사람을 모른다는 내 말이 거짓이라면 하나님이 나를 저주하기를 바란다’는 식

삼하 3:35 (아브넬의 장례식) 날이 아직 채 저물지 않았을 때에, 온 백성이 다윗에게 와서 음식을 들도록 권하니, 다윗이 맹세하였다. "오늘 해가 지기 전에, 내가 빵이나 그 어떤 것을 맛이라도 보면, 하나님이 나에게 어떤 벌을 내리셔도 마땅하다."

정말로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셈이다. 예수님을 부인하기 위해서 하나님까지 끌어들여 왔으니 말이다....

그렇게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 맹세, 저주하자 곧 닭이 울었다!

예수님이 경고한 대로 닭이 울고, 베드로는 예수님과 눈이 마주쳤다!

눅 22:60-62 베드로가 아직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곧 닭이 울었다. 주님께서 돌아서서 베드로를 똑바로 보셨다. 베드로는, 주님께서 자기에게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그 말씀이 생각났다. 그리하여 그는 바깥으로 나가서 비통하게 울었다.

그 때의 심정이 어땠을까? 

4. 교훈

(1) 베드로는 왜 실패했나?

자만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리, 의지, 사랑을 너무 믿었다.

예수님이 미리 경고하셨지만 귀 담아 듣지 않았다. 오히려 큰 소리 뻥뻥쳤다.

막 14:31 베드로는 힘주어서 말하였다. "내가 선생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을지라도, 절대로 선생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자만했기에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로 준비하지 않았다.

마 26:41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서 기도하여라. 마음은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구나!

마음은 원하지만, 마음은 분명히 부인할 생각이 없지만, 육신이 약하다.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래서 기도로 하나님의 도움을 받으며 준비해야만 했는데, 자신을 너무 믿고 자만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우리는 어떤가?

(2) 실패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예수님과 눈이 마주쳤을 때의 심정?

죽고 싶은 마음 아니었을까? 자신이 말한 대로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마땅한 놈이라는 생각? 살 가치가 없는 놈이라는 생각?

어떻게 죽지 않을 수 있었을까? 

예수님은 자기가 부인하게 될 것을 미리 알고 계셨음을 기억했기에?

아니다. 예수님이 미리 경고까지 했는데도? 더 죽어 마땅한 놈!!

그러나 미리 경고하신 말씀뿐 아니라 이 말씀도 기억했다.

눅 22:31-32 시몬아, 시몬아, 보아라. 사탄이 밀처럼 너희를 체질하려고 너희를 손아귀에 넣기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나는 네 믿음이 꺾이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네가 다시 돌아올 때에는, 네 형제를 굳세게 하여라.

네 믿음이 꺾어지 않도록 내가 기도했다! 네가 잘못된 생각에 빠지지 않기를 기도했다.

회개와 용서를 구해야지, 후회와 자기가 책임지려고(가룟 유다) 하지 않기를 기도했다.

게다가 베드로가 자기처럼 실패한 사람들을 어떻게 돕기를 바라는 말씀을 기억했다.

이런 예수님의 기도 덕분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미리 다 아시고, 넘어질 때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는 지도 미리 다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그리고 이후에는 어떤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시는 지도 미리 다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말씀을 기억했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실패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 말씀을 믿어야 한다.

2024/1/17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