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7

죄인들의 친구 예수님

9:9-13

세리 마태를 제자로 삼으시고,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예수님. 파격적인 모습이다.

바리새파 사람들의 비난조의 공격적 질문에 하신 대답이다. 

1. 예수님이 어울리고, 받아준 ‘죄인’은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 

여기서 ‘죄인’은 우리가 사용하는 의미와 좀 결이 다르다.

그리스어로 죄는 두 가지 용어가 있다.

(1) 하마르티아(Hamartia): ‘하나님의 기준에 미달하다’ 혹은 ‘표적을 맞히지 못하다’의 의미

신앙적 의미의 죄로서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지 않음을 말한다.

인간의 본성으로서의 죄를 말한다. ‘모든 사람은 죄인이다.’

(2) 아디키아(Adikia): '행악, 불의, 불법, 부정'의 의미

하나님의 기준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인간의 악행

‘너는 이런 잘못을 한 죄인이야!’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과 어울린다고 비난할 때 (1)의 의미로서 비난하지 않았다. (2)의 의미로, 예수님이 불법/부정을 행하는 죄인들과 어울린다고 비난하고 있다. 반대로 자신들은 그런 행위가 없는 ‘의인’이라고 여긴다.

2. 그들은 어떤 기준으로 ‘죄인’과 ‘의인’을 구분했을까? 

(1) 당시는 모든 행위가 율법의 지배를 철저하게 받았고, 정한 것과 부정한 것,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이 엄격하게 구분되던 사회였다. 

그래서 수많은 율법 조항, 특히 안식일법과 정결례법(제사법/음식법 등)을 잘 지키느냐 아니냐가 기준이었다. 배우고, 있는 사람들은 율법 조항을 알고 또 지킬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의인’이 되었다. (지금 우리 개념의 의인이 아니다. 하마르타이 개념의 의인이 아니다)

(2) 반면에 ‘죄인’은?

(a) 예수 시대의 죄인이란 사회의 특수한 그룹을 가리켰다. ‘사악한’ 죄인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론 신앙/종교적으로 타락한 사람도 포함되지만 주로 혈통적으로 다른 사람(사마리아인과 이방인), 사회/공동체에서 격리/추방당한 사람(문둥병, 혈우병), 천한 직업을 가진 사람, 삶의 형편상 율법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까지 전부 아우르는 말이다.

가난 때문에, 또는 직업상의 이유 때문에 율법을 이행할 수 없는 처지, 그날그날 벌어먹기 위해서 안식일 법을 지킬 수 없는 형편, 불결한 일을 하기에 정결법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의 직업은 당나귀/낙타 몰이꾼, 마부, 뱃사공, 목자, 소매상인, 의사(?), 푸줏간 주인/백정, 무두장이(가죽), 금세공/대장장이, 절구 석공, 직조인, 이발사, 빨래꾼, 목욕탕 관리인, 개똥 수거자, 행상인/잡상인, 투전꾼(노름), 고리대금업자, 세리, 창녀

이들이 모두 ‘죄인’이었다.

(b) 율법 상, 이들이 ‘의인’이 되는 길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남자는 쉽게 이혼할 수 있다. 이혼 당한 여자는 친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은 창녀가 되는 것이다. ‘죄인’이 되는 것이다. 

창녀도 세밀하게 규정된 참회, 정화(제사), 배상의 절차를 밟으면 다시 깨끗해질 수 있다. ‘의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그 돈도 창녀 짓을 해서 벌어들인 돈은 안 되었다.

세리도 마찬가지였다. 죄를 벗으려면 세리라는 직업을 버려야 하고, 세리 노릇을 해서 벌어들인 돈이 아닌 깨끗한 돈으로 속제 제물을 바쳐야 했다.

이들은 도저히 ‘의인’이 될 길이 없었다. 주류층에서 받아주지도 않았고, 현실적으로 ‘의인’이 될 수 있는 능력도 없었다. 그래서 자포자기...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면서 반발감도 생기고....

3. 예수님은 이런 ‘죄인’들을 받아주셨다. 

(a) 하나님은 희생제물을 바라시는 게 아니다. 자비를 베풀어주시기를 원한다.

즉, 율법적인 절차(제사)를 밟아야만 용서받고 의인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나아오면 누구나 용서함을 받고 의롭다 함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복음을 선포하셨다. 아무런 율법적 절차 없이도 하나님께 용서받고 의롭게 될 수 있는 길을 선포하셨다.

예) 바리새인과 세리의 기도

(b) 그러다 보니 변화가 일어났다. 마음의 상처가 치료되고 가치관이 변하고 삶이 변했다. 

마태와 삭개오가 그 예다.

문둥병자를 만져주시고, 혈우병 여인이 자신의 옷을 만진 것을 개의치 않으시고 고쳐주셨다. 중풍병자의 죄 사함을 선포하셨다. 창기를 받아주셨다. 

사람을 외모(용모가 아니라 외적 조건)로 판단하지 않으셨다.

이들에게 이런 변화가 일어났다.

예수님의 공동체(교회)는 이런 사람들로 가득찼다. ‘죄인들’의 교회였다.

4. 오해하지 말 것

(1) 예수님이 죄인과 어울리고, 죄인을 받아주신다는 것을

신앙적, 도덕/윤리적인 죄인이라도 상관없다는 말이 아니다.

회개와 변화 없어도 괜찮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친다’(롬 5:20)는 말씀을 갖다 붙여서도 안 된다.

우리는 다른 시대를 살아간다.

모두가 받아들이는 율법, 안식일법, 정결례법이 없다. 정/부정, 거룩/거룩하지 않음의 구분이 없다.

그런 속박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죄인’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 의지에 의해서 죄인이 되는 시대다.

하나님을 멀리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를 거부하고, 자기 욕심을 채우는 죄인의 시대다.

‘그래도 괜찮다. 그래도 내 친구다’라는 말이 아니다.

(2) 예수님은 당시에도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율법을 진지하게 지키는 사람들을 사랑하셨다.

예) 하나님의 나라에 멀지 않았던 율법학자(서기관)

예수님과의 질문/대답. 율법/계명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님 사랑/이웃 사랑이라고 대답하자

막 12:32-34 "선생님, 옳은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밖에 다른 이는 없다고 하신 그 말씀은 옳습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몸 같이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와 희생제보다 더 낫습니다." 예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그도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살려고 애썼을 것이다),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맞습니다, 예수님. 제사법/음식법 등이 핵심이 아니라, 바로 그게 핵심이죠! 예배/봉사/사역이 핵심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가 핵심이죠.)

- 하나님 나라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가지고 찾아온 니고데모

- ‘율법을 다 지킨’ 부자 청년을 눈여겨보시고 사랑스럽게 여기셨다. (막 10:21)

하나님에 대한 진지한 고민(본질, not 종교적 형식)을 가지고 계명을 지키고, 불편/손해를 감수하고, 그것을 기쁨으로 삼았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옳은 방향/바른 길에 들어섰다. 단, 결정적인 한계(죄)에 마주치게 될 것이다. 그걸 해결하러 오신 분이 예수님이심을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

- 그래서 부활 후 예루살렘 교회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제사장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행 6:7)

5. 결론

(1) 예수님은 죄인들의 친구로 오셨다.

어쩔 수 없는 삶의 사정으로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들을 받아주셨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용서를 선포하셨다. 값없는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용서의 대가는 자신이 십자가에서 다 갚으셨다.

(2) 그렇다고 해서 죄인이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맘대로 죄를 지어도 친구가 되어 주신다는 말이 아니다.

하마르티아의 죄를 싫어하신다. 사실 그것 때문에 십자가를 지셨다.

하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대로 살아가기를 바라신다.

2/15/2023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