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5

큰 믿음이란 무엇인가?

마 15:21-28

본문 내용

(1) 두로와 시돈 지방이라는 이방지역. 귀신들린 딸을 고쳐달라는 여인의 요청. 

이 여인은 가나안 여인 혹은 수로보니게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

수로보니게는 ‘시리안-페니키아’로 현재 레바논(두로, 시돈), 시리아, 이스라엘 지역의 페니키아

현재 튀니지 일대에 있던 카르타고 중심의 페니키아와 구분하기 위한 명칭이다.

이방지역!

(2) 대화의 이상한 흐름

여인: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내 딸이, 귀신이 들려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 노 대답

제자들: "저 여자가 우리 뒤에서 외치고 있으니, 그를 안심시켜서 떠나보내 주십시오." (무슨 뜻?)

예수님: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의 길을 잃은 양들에게 보내심을 받았을 따름이다."

여인: (무릎을 꿇고 간청) "주님, 나를 도와주십시오."

예수님: "자녀들의 빵을 집어서,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여인: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얻어먹습니다."

예수님: "여자여, 참으로 네 믿음이 크다. 네 소원대로 되어라."

약간 생뚱맞기도 하고, 거북하기도 하다.

1. 예수님은 왜 여인을 개라고 부르셨나?

인권 모독? 사람의 진의를 파악할 때 그 사람의 평소 됨됨이와 사용하는 언어를 살펴봐야 한다.

예수님이 갑자기 이방인 여인, 그것도 딸이 귀신들린 가련한 여인에게 ‘개’라고 모욕적인 말을 하셨을 리가 없다.

(1) 유대인은 이방인을 개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마 7:6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고

빌 3:2 개들을 조심하십시오.

하나님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종교적으로 정결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

이럴 때는 그리스어 Kuon(쿠온)을 사용한다. ‘개’

그러나 예수님은 여기서 Kunarion(쿠나리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셨다.

이는 ‘강아지, 애완견’이라는 의미다. ‘개새끼’와 ‘강아지’의 뉘앙스 차이

(2) 그래도 개라고 하지 않았냐?

예수님은 모욕적인 말을 하기 위해서 이 말을 사용한 것이 아니다.

이방여인의 요청에 대해서 자신의 사명을 설명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서 한 말이었다.

자신의 사명은 ‘잃어버린 이스라엘의 양을 찾는 일’이다. 그것이 우선순위다.

그런데 사명의 우선순위를 소홀히 하고, 이방인을 돌보는 것은 마치 부모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소홀히 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누구보다 우선적으로 자기 자녀를 돌보아야 할 부모가, 자기 자녀가 먹어야 할 음식을, 식탁 밑에서 재롱 떠는 강아지에게 주어버린다면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 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말씀이다.

이런 말을 하면서 ‘개/강아지’란 말을 사용한 것이지, 이방여인을 모욕하려고 사용한 것이 아니다.

(3) 내용을 오해하면 엉뚱한 적용을 하게 된다.

은혜를 받으려면 인격을 내려놓아야 한다! 어떤 인격모독을 해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말씀대로 한다면서 말을 함부로 하는 일부 목사, 강단에서 반말을 하는 목사가 있다면? 

예수님은 절대로 우리의 인격을 함부로 깔아 뭉개시는 분이 아니다.

브라이언 박 목사: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예수님이 너무 쉽게 반말 하시는 분으로 잘못 그려졌다. 그래서 어머니에게도 ‘여자여!’라고 하대하는 모습으로 잘못 그려졌다. ‘여인이여!’라는 존대어임에도 불구하고...

비록 죄인이라도 인격을 존중하시는 예수님

상한 갈대? 자로 사용되던 갈대. 꺾어진 갈대는 아무 쓸모가 없다. 

꺼져가는 심지? 불빛이 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그을음만 나서 쓸모는커녕 오히려 해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신다.

인격을 존중하시고, 쓰임새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신다.

결론: 모욕적 언어가 아니라 자신의 사명을 설명하느라 사용한 언어다.

2. 왜 가나안 여인의 믿음이 크다고 칭찬하셨나?

(1) 믿음의 3요소: (a) 믿음의 대상 (b) 믿음의 내용(약속/조건) (c) 믿는 사람의 강도/정도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의 대상! 어떤 분으로 알고 믿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예수님의 칭찬은 바로 이 포인트다.

보통 큰 믿음이라고 할 때 (c)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a)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물론 침묵과 거절에도 좌절하지 않고 끈덕지게 매달리고 요청한 면(c)도 있지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잘 알았기 때문이다.

(2) 가나안 여인은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믿었나?

(a) 절대로 사람을 외모/외적 조건으로 차별하지 않으시는 분

(외모/외적 조건은 인종, 신분, 성별, 재력, 보상능력 등 내가 바꿀 수 없는 것)

예수님이 자기 동네에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첫 번째 요청에 아무런 대답이 없을 때에도, 자신의 사명이 이스라엘에게 있다는 다소 실망스러운 말을 들어도, 이방인 자신을 개/강아지 취급을 하는 기분 나쁘게 들을 수도 있는 말을 할 때도, 이 점에 있어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졌다.

그래서 끈기 있게 요청할 수 있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흔들 릴 때가 있다. ‘내가 죄를 지어서 그런가?’ 

이것은 흔들려야 한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외적 조건이 아니라, 바꿀 수 있는 것 또 바꿔야 하는 내면의 모습은 점검하고 회개하며 고쳐야만 한다.

그러나 바꿀 수 없는 ‘외모’를 가지고 차별하지 않으신다. 이것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b) 주권 인정: 침묵과 거절할 권리를 갖고 계심

큰 믿음으로 칭찬받은 또 다른 사람은 종을 고쳐달라고 요청한 백부장

왜 칭찬? 명령체계 하에 있는 군인의 신분을 통해서 예수님의 주권을 인정했기 때문에. 말씀만 하시면 됩니다! 지휘권을 갖고 있는 상급자의 명령은 곧 법이다!

가나안 여인은 예수님이 자신의 요청을 무시하고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계신다고 인정했다.

"주님, 그렇습니다. 

(주님은 이스라엘의 잃은 양을 찾으라는 사명을 가지고 오신 분입니다. 그래서 이방인인 저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이방인 저는 주님께 아무 것도 요청할 권리가 없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제가 항변하거나 서운해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영역입니다.

주님은 토기장이고 저는 진흙에 불과합니다.

저는 주님이 제가 이방인이라고 저를 무시할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실 수 있는 권한도 갖고 계신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얻어먹습니다."

예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믿음이 큰 믿음이다.

2023/04/26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