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9 

예수님과 함께 매는 멍에

11:28-30

성경 구절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구절 중 하나다.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이 세상살이에 무거운 짐을 지고 가지 않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너무나도 은혜가 되고 위안이 되는 구절이다. 하지만 오늘은 이 말씀이 당시 제자들에게 일차적으로 어떤 의미로 들렸을까 하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1. 수고하고 무거운 짐

(1) 수고하고 무거운 짐은 세상살이의 짐이기 이전에, 당시의 일반 백성들에게 과도하게 부과된 종교적 짐이다. 당시 사회는 종교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사회다. 즉, 종교법과 규례를 피해서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라는 말이다.

(2) 원래 율법은 좋은 것이다.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서 율법을 주셨을 때는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정신과 방법을 배워서 기쁨으로 하나님을 섬길 수 있게 하려고 하셨다. (사랑하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안다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율법으로 사람들을 통제하고 무거운 부담을 주려고 하신 게 아니다. 

그런데 율법학자(서기관)와 바리새인들이 점점 더 세부규정을 더하면서 이것이 백성들에게 짐이 되었다. 모세 율법은 613개의 조항인데 수많은 세부규정을 더하였다.

예) 안식일 규정 2개: (1) 안식일을 기억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지켜라. (2) 일하지 말라.

그런데 안식일에 관해서만도 600개 정도의 규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예) 안식일을 주일예배로 친다고 하면(아니지만!)

주일 예배에 참석한다-> 몇 분까지 와야 한다. 옷차림, 화장의 정도, 치마 길이, 두발의 길이... 등등 이렇게 하지 않으면 주일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그런 사람은 부정한 사람이 되고, 반드시 정결례를 드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활동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정결례 법은 또 다른 수많은 세부규정이 있다.... 끝이 없다.

(3) 아예 종교가 직업인 사람이나(제사장, 율법학자/서기관), 종교에 인생을 헌신한 사람들(바리새인) 외에는 지킬 방도가 없어 보인다.

마 15장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는다고 트집 잡는 율법학자와 바리새파 사람. 위생차원이 아니라 정결례에 어긋난다고... 예수님은 왜 율법을 어겼나? 이것은 하나님의 계명이 아니라 장로의 유전/전통이다.

마 23:4 그들(율법학자와 바리새파)은 지기 힘든 무거운 짐을 묶어서 남의 어깨에 지우지만, 자기들은 그 짐을 나르는 데에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4) 중세 시대 천주교도 많은 종교적 짐이 있었다. 백성들이 살아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종교개혁!

종교가 이데올로기가 되면 안 된다. 종교가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을 가지면 안 된다.

오늘날은 그런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종교적 규율이 있을 수 없다. 오히려 반/탈종교 사회.

하지만 여전히 분위기가 쎈 교회가 있다. 교회의 율법이 많은 교회가 있다. 

그래도 교회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뭔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실보다 득이 크기 때문에, 가족/자녀 때문에, 교리적으로 속고 있기 때문에(이단교회, 정명석...)

(5) 한편, 너무 느슨해서 탈이다? 

규율에 매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 매여야 한다!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당시 백성들은 예수님의 이런 초청을 들을 때 얼마나 반갑고 기뻤을까?

그런 종교적인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 주리라!

2. 예수님의 멍에

그러나 오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완전히 내 마음대로다! 자유다! 해방이다!??

그것이 예수님이 약속하는 ‘쉼’인가?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

아니다. 예수님의 멍에를 메고 예수님한테 배워야 한다.

자유와 해방인 줄 알았더니 멍에? 멍에는 쟁기질 할 때 두 마리 소를 연결시키는 도구. 일하는 도구. 그렇다면 다를 게 뭐람?

(1) 일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다

일/노동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고 사명이다. 에덴동산 때부터 그랬다.

죄로 인해서 고생과 저주가 되었다. 그러나 죄를 해결하신 예수님의 멍에는 다시 축복과 사명을 회복하게 되었다.

할 일이 없으면 좋겠다? 할 일이 없으면 더 괴롭다!

은퇴자들의 경험. 갈 때가 없는 막막함, 오라는 데 없는 허전함, 선물 주는 사람도 없는 쓸쓸함

할 일이 있는 것이 축복이고 행복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멍에를 메고 어떤 일을 하자고 초청하신다.

과도한 종교적인 짐이 아니라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로의 초청이다.

예) 나라를 위한 일, 회사를 위한 일, 가정을 위한 일, 하나님과 교회를 위한 일

사랑하는 일!! 섬기는 일(물질, 마음, 말, 기도 등)

이런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로의 초청이다.

(2) 예수님의 멍에는 편하고 가볍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힘겨운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a) 나에게 딱 맞는 멍에이기 때문

거친 멍에를 아프게 아무렇게나 얹는 게 아니라, 목과 어깨에 부담되지 않도록 곡선으로 깎은 멍에다. 그래서 나에게 딱 맞는 멍에다. 맞춤형 멍에

나에게 딱 맞는 일이다. ‘내 팔자(?)’ 내가 지고 갈 만한 부담. 감당할 만한 시험.

(b) 예수님과 함께 메고 가는 멍에이기 때문

나 혼자 지고 가는 멍에가 아니다. 

예수님이 그리는 그림은 예수님과 파트너가 되어서 함께 메고 가는 멍에다.

예수님이 경험 많은 노련한 소, 나는 초보자 소

인생길을 혼자 살아나가는 게 아니다. 맡겨진 일을 혼자 해내는 게 아니다. 그런 삶으로 초대한 것이 아니다.

내가 같이 가 줄께! 내가 너와 같이 멍에를 매고 가는 거야. 우리가 같이 멍에를 매고 함께 가는 거야! 너는 나만 믿고 살살 따라오면 되는 거야. 이런 초청이다.

이 점에서 가장 많이 실수한다. 예수님을 놔두고 혼자 멍에를 매고 가려고 한다. 혼자 감당하려고, 혼자 책임지려고 한다. 그래서 힘들다.

경험 많고 노련한 베테랑 소, 내 인생의 주인이시자 온 우주의 왕이신 예수님과 함께 멍에를 매고 가자. 예수님이 내게 맡겨주신, 내게 딱 맞는 일을 기쁨으로 감당해 보자. 그래서 보람을 맛보고 칭찬도 받는 복된 삶을 살아가 보자.

2023/3/8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