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으신 예수님
마 27:45-50
가상칠언
(1) 눅 23:34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용서)
(2) 눅 23:43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구원)
(3) 요 19:26-27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자,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사랑)
(4) 마 27:46; 막 15:34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그것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고뇌)
(5) 요19:28 목마르다 (고난)
(6) 요19:30 다 이루었다 (승리)
(7) 눅 23:46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만족)
- 오늘은 (4)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1. 상황
(1) 예수님은 오전 9시에 십자가에 못 박히셨고, 오후 3시까지 무려 6시간 동안이나 십자가에 달리셨다. 예수님은 신체의 모든 물과 피가 다 빠져 나가자, 극심한 목마름으로 인해 혀가 마르고 입천장에 붙었다. 목구멍은 바싹 말라서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정신이 점점 혼미해져 가면서 순간적으로 기절했다가 다시 깨어나기를 반복하셨다.
정오 12시가 되었을 때 온 땅에 어두움이 임하였다. 아마도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아들 예수가 고통당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서 어둠으로 덮으신 것 같다. 에수님의 고난을 하늘도 땅도 슬퍼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운명하실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자 예수님은 무거운 입을 여시고 이렇게 소리치며 부르짖으셨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2) 예수님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람들을 원망하신 적이 없다. 호산나 환영하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돌변하는 백성들에게도, 목숨을 버리면서라도 끝까지 따르겠다던 제자들의 배신과 도망에도 한 마디 섭섭해 하거나 원망하지 않으셨다. 또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로마 군병들에게도, 자신을 조롱하는 무리들에게도 한마디 불만이나 저주의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용서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3) 그런데 이 한 가지만은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당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모든 배신과 수모와 고통을 참을 수 있었던 것은 적어도 하나님 아버지만큼은 자신과 함께 하신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 세상 사람 날 몰라줘도, 주께서 기억하시면 족하리’ 이런 심정이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체포당한 후, 불법 재판과정에서 구타와 조롱을 당할 때도, 베드로의 부인 장면을 목격할 때도,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채찍질 당할 때도, 하나님 아버지께서 함께 하시면서 힘과 용기를 주셨다. 그래서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마지막 때가 되자, 하나님마저도 예수님을 버리셨다. 하나님 아버지의 임재를 도무지 느낄 수 없었다. 완전히 버림 받으셨다. 이는 참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하나님을 향해 울부짖은 것이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2. 예수님은 왜 하나님으로부터 버림 받으셨나?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은 우리의 죄를 위해서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는 죄의 대가가 지불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온 우주를 공의로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공의에 맞지 않는다. 형평성이 무너진다.
죄의 대가/삯은 죽음이다. 그래서 유일하게 죄 없으신 예수님이 죽음으로 죄의 대가를 치르신다..
그러나 죄는 죽음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죄는 하나님으로부터 우리를 분리시킨다.
죄로 인해서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는다. 하나님이 죄를 용납하실 수 없기 때문이다.
예) 대속죄일 의식: 온 이스라엘의 속죄를 위해서 숫염소 2마리. 한 마리는 성전에서 속죄제사, 다른 한 마리(아사셀)는 광야로 끌고 가서 그곳에서 버리고 온다. 죄가 멀어졌다는 의미, 죄는 분리/유기/버림받음이라는 의미를 가르쳐 주신다.
죄는 단순히 죽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고, 유기 당하게 된다.
온 땅이 어두워진 것이 하나님 아버지가 아들 예수의 고통을 차마 보지 못하겠기에 어둠으로 덮으셨다고 볼 수도 있고, 고난의 절정에 하나님 아버지마저 등을 돌리셨다고 볼 수도 있다. 적어도 이 순간에는 후자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예수님의 부르짖음이 터져 나온 게 아닐지?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다 담당하시고, 그 담당하신 죄 때문에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철저히 버림받고 있는 것이다.
3. 버림받음의 고통
(1) 버림받음은 배신과 비슷하지만 더 비참한 개념이다. 유기(abandonment)!
혹시 살아오면서 버림받은 적이 있는지? 생모로부터 버림받고 입양된 사람, 피난길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사람, 다함께 어디를 갔다가 자기만 버려두고 다들 돌아간 경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방치된 경우....
때로는 하나님으로부터 조차 버림받은 것 같을 때가 있다.
사방이 막혀 보이고, 기도도 잘 안 되고 성경도 설교도 들어오지 않고, 찬송도 되지 않고...
버림받을 때 얼마나 괴로운가?
(2) 그러나 예수님이 겪으시는 고통은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영원 전부터 한 번도, 한 순간도 하나님 아버지와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요 1:1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태초부터!)
요 17:21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계신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어서 우리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늘 함께!)
하나님 아버지와 이런 관계였는데, 이제 하나님의 도움과 지지가 가장 필요할 때,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고 외면당하셨다. 그래서 너무나도 커다란 고통....
겟세마네 동산에서 짐작은 하셨지만, 막상 당하고 보니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소리를 치고 계신다.
우리의 죄를 온 몸으로 담당하시고, 그 죄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계신다.
육체의 고통 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인 영적 고통마저도...
4. 소망의 외침(시 22:1)
이 외침은 시편 22:1이다. 시편은 계속해서 이렇게 이어진다.
어찌하여 그리 멀리 계셔서,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나의 간구를 듣지 않으십니까?
이런 외침은 이렇게 이어진다. 구구절절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고난을 마치 보고 적은 것처럼 기록한다.
22:7-8 나를 보는 사람은 누구나 나를 빗대어서 조롱하며, 입술을 비쭉거리고 머리를 흔들면서 얄밉게 빈정댑니다. "그가 주님께 그토록 의지하였다면, 주님이 그를 구하여 주시겠지. 그의 주님이 그토록 그를 사랑하신다니, 주님이 그를 건져 주시겠지" 합니다. (십자가 주변에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조롱하며 놀리던 말이다)
22:15 나의 입은 옹기처럼 말라 버렸고, 나의 혀는 입천장에 붙어 있으니, 주님께서 나를 완전히 매장되도록 내버려 두셨기 때문입니다. (입이 바짝 마른 상태)
22:18 나의 겉옷을 원수들이 나누어 가지고, 나의 속옷도 제비를 뽑아서 나누어 가집니다. (로마 군병이 예수님의 옷을 나누어 가지는 모습)
하지만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하나님께조차 버림받는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께 대한 원망과 불신 그리고 포기의 마음은 아니셨다. 그래서 시 22편을 인용하면서 소리치셨다. 왜냐하면 시 22편은 이렇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22:24 그는 고통받는 사람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신다. 그들을 외면하지도 않으신다. 부르짖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응답하여 주신다.
22:27-28 땅 끝에 사는 사람들도 생각을 돌이켜 주님께로 돌아올 것이며, 이 세상 모든 민족이 주님을 경배할 것이다. 주권은 주님께 있으며, 주님은 만국을 다스리시는 분이시다.
이것을 바라보시며 울부짖고 계신다.
그리고 그런 울부짖음은 사흘 만에 응답 받게 되었다. 아멘!
결론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으신 예수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보면서, 감사합시다.
그런 버림의 순간에도 소망으로 부르짖었던 예수님의 바람처럼 모든 민족/모든 백성이 하나님께 용서함을 받고 하나님을 경배하게 되었음을 감사합시다.
우리도 버림 당한 듯한 시간에 시 22편 후반부처럼 하나님께 대한 소망을 잊지 맙시다.
2023/4/9 성금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