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같이 지혜롭게,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마 10:16-20

뱀같이 지혜롭게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얼마나 많이 듣고 또 사용하는 말인가! 그런데 그 의미를 정확히 살펴보자.

1. 오해 바로잡기: 뱀의 지혜는 간교한 지혜 아닌가?

뱀은 에덴동산에서 하와를 유혹한 간교한 동물 아닌가? 그런 뱀같이 지혜롭게 되라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창 3:1 뱀은, 주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들짐승 가운데서 가장 간교하였다.

간교하다? ‘간사하고 교활’하다.

그럼, 뱀처럼 간사하고 교활하게 행동하라는 말씀인가? 그게 뱀 같은 지혜인가?

간교하다는 히브리어로 ‘아룸’이다. 

‘간교함’처럼 부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지혜, 슬기, 기민함’ 등으로 번역된다.

잠 12:16 미련한 사람은 쉽게 화를 내지만, 슬기로운 사람은 모욕을 참는다.

따라서 뱀이 간교하고 못된 짐승이라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뱀도 하나님의 피조물이다.

정말로 뱀이 간교한 짐승이었다면 하나님이 왜 살려두셨겠나? 노아 홍수 때도?

간교한 것은 뱀과 뱀의 지혜를 악용한 사단이다. 뱀도 이용당한 셈이다.

뱀은 고대로부터(예: 이집트) 지혜의 상징(혀가 두 개로 갈라져서 말을 잘했다고 여김)으로 알려졌기에 하와가 방심하고 뱀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뱀의 지혜 안에 사단의 간교함이 숨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뱀의 지혜는 에덴동산의 뱀 같은 간교함이 아니다!

예수님은 긍정적 의미에서 뱀 같은 지혜를 말씀하셨다.

2. 문맥

(1) 10장부터 예수님은 제자들을 전도여행으로 보내신다. 그러면서 주시는 지침 내용이다.

예수님의 마음은 한없이 짠하다. 왜냐하면 제자들을 전도하러 보내는 세상이 너무나 악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시키는 엄마의 심정? 군대 보내는 부모의 심정?

복음을 전하러 세상으로 나가는 사람의 모습은 어떠한가? 

예수님은 그 모습을 "마치 양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이리 떼 가운데로 양이 가면 어떻게 될까? 양은 모두 잡혀 먹힌다.

그러면 어떻게 복음이 전해지나?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하라고 알려주신다. “뱀 같이 슬기롭고, 비둘기 같이 순진해져라(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2) 제자/우리가 복음을 전하러 가는 세상은 이리 떼와 같다. 잡아먹을 것 같이 적대적이다.

그래서 우리가 상대하는 이리 떼는 여러 종류다.

(a) 사나운 이리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불쌍한 이리. 복음을 듣고서 마음이 녹아진다. ‘그래서 나를 보내셨구나! 그래서 우리에게 보내주셨구나!’

(b) 사랑과 섬김으로 대해 주었는데 잘만 받아먹더니, 한 번 수틀리면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고 달려든다. 위협과 협박을 하고 때로는 물고 늘어진다. 양의 탈을 쓴 이리!

(c) 이리는 이리인데 사나운 이빨을 가지고 달려드는 이리가 아니라, 고무덩어리 이리! 대들지는 않는데 도무지 먹혀 들지 않는다. 고무덩어리처럼 복음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실망/낙심케 한다. 

복음을 전하는 게 만만치 않는 일이라고 알려주신다. 때로는 위험하고 때로는 낙심케 하는 일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면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본문은 거기에 대한 대답이다. 복음을 전하려고 이리 떼로 들어간 양들이 취해야 할 행동지침이다.

3. 뱀의 지혜

‘사자의 용맹과 독수리의 기백으로 임하라’고 말하지 않으셨다.

뱀은 자신의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사자처럼 달려들지 않는다. 오히려 숨고 피한다.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서 혀라는 감각을 사용한다. 들 때와 날 때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왜 이렇게 해야 하나?

제자들이 겪을 일이 이렇기 때문이다. 제자들이 마주칠 사람들은 이런 사람/이리들이다.

너희를 법정에 넘겨주고, 그들의 회당에서 매질을 할 것이다.(17절)

너희를 관가에 넘겨줄 때에(19절)

형제가 형제를 죽음에 넘겨주고, 아버지가 자식을 또한 그렇게 하고, 자식이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서 부모를 죽일 것이다.(21절)

이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저 고을로 피하여라.(23절)

마 24:15-16 너희는 예언자 다니엘이 말한 바,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물건이 거룩한 곳에 서 있는 것을 보거든, (읽는 사람은 깨달아라) 그 때에 유대에 있는 사람들은 산으로 도망하여라.

이럴 때 피할 때는 피하고, 도망할 때는 도망쳐야 한다. 

한편 잡혀서 법정에 갈 때도 있고 관가에 넘겨질 때도 있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걱정하지 마라. 아버지의 영이신 성령님이 그 때에 할 말을 알려주실 것이다.

이리 중에도 복음을 듣고 믿게 될 사람이 있다. 그래서 가야 한다.

그런데 상황을 잘 분별해야 한다. 피할 때인지 피하지 않고 잡힐 때인지. 

사람들을 믿지 말고 잘 분별해야 한다! 오직 성령님만 의지해야 한다.

뱀의 지혜는 이런 분별력에 관한 지혜다. 성령님을 의지하는 지혜다.

4. 비둘기의 순결함

순결, 순진, 순수, 정직

적대자로부터 불의, 부정, 부도덕하다고 비난받을 만한 어떤 정당한 이유도 주지 않음. 

신앙적으로 순수하다, 깨끗하다, 늘 하나님 앞에서 올바르다(올바르려고 애쓴다), 자기의 유익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좇는다, 저 정도의 사람이 누가 있으랴! 이런 좋은 평판을 유지함

5. 뱀은 지혜롭지만 순결하지 못할 수 있다. 비둘기는 순결하지만 지혜롭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겸비해야 한다.

뱀 같이 지혜로운 동시에 비둘기 같이 순결해야 한다.

어떻게? 성령님의 도움을 받는다.

19-20절 사람들이 너희를 관가에 넘겨줄 때에, 어떻게 말할까, 또는 무엇을 말할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너희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 때에 지시를 받을 것이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성령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상황과 사람을 분별하는 지혜를 주신다.

어려움에 닥칠 때 담대하게 할 말을 할 수 있게 해 주신다.

순결/순수함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게 해 주신다.

6. 예수님의 예: 성령님은 예수님의 케이스를 떠올리게 해 주신다.

(1) 지혜

피할 때는 피하되(오해를 받더라도), 결정적인 때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셨다.

오는 사람을 막지 않았지만, 그들의 동기를 꿰뚫고 보시고 휘둘리지 않으셨다. 

친절하게 그러나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 지혜롭게 처신하셨다.

(a) 비유로 말씀하셨다. 

마 10:12 가진 사람은 더 받아서 차고 남을 것이며,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알아 듣는 사람, 더 알고 싶은 사람, 갈급한 사람에게는 말씀을 공급하되, 관심 없는 사람, 오히려 책잡으려고 하는 사람은 못 알아듣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feed & weed)

(b) 때가 아닐 때는 오히려 피하셨다.

-침례 요한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히려 거기에서 배를 타고 한적한 곳으로 물러가셨다(마 14:13). 

-오병이어 엄청난 기적 후, 제자들을 재촉해서 배를 태워서 호수 건너편으로 가게하고 자신은 홀로 산에 올라가서 기도하셨다(마 14:22-23).

-바리새파 사람들의 함정에 빠져들지 않으셨다. 하늘로부터 내리는 표징을 요구하자 깊이 탄식하고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버리셨다(막 8:11).

(2) 동시에 비둘기 같은 순결함/정직함을 유지하셨다.

모든 점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시험/유혹을 받으셨지만, 죄는 없으셨다(히 4:15).

심지어 반대파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으셨다. 

마 22:16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이 진실한 분이시고, 하나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시며,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으시는 줄 압니다. 선생님은 사람의 겉모습을 따지지 않으십니다.

7. 실생활에서의 적용

본문은 적대적인 환경에서 복음 전파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주신 말씀이다. 

전도와 사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한다.

그 밖의 실생활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1) 지혜가 없는 순결

답답하게 살아가지는 않는지? 너무 융통성이 없다.

매일 밥하다가 한 번은 외식, 바깥 나들이...

기도의 방식, 성경 읽는 방법에도 변화를 줘 보기도 하고...

나이 들면서 오는 변화/한계를 수용

(2) 위험한 것은 순결이 빠진 지혜

문제 해결에만 초점 맞추느라 순결/순수를 잃기 쉽다.

꾸준한 습관/루틴 없이 너무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다 보면 실수할 수 있다. 

‘꿩 잡는 게 매’라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신앙적인 선을 넘기 쉽다. 

넘지 않는다 해도 너무 바짝 붙는다.

예) 운전사 고용: 절벽 길을 얼마나 잘 운전? 아예 안쪽에 붙어서 천천히 운전

그린벨트 안에 불법 건축물 교회, 공공부지의 지하를 교회 용도로 설계 등

하나님의 일/신앙적인 일이기 때문에 괜찮다? 편법을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2/22/2023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