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4

문제는 마음이야!

마 15:1-20 (1-3, 7-9, 19-20)

1. 본문 설명

(1) 예수님을 책잡으려는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제자들이 식사 전에 손 씻지 않은 것을 포착하고 장로들의 전통을 위반했다고 책망했다. 위생차원이 아니라, 율법적/종교적 차원이다. 부정 타지 않기 위한 의식이다. 

(2) 예수님의 대답은 너희야말로 ‘전통’을 위해서 ‘하나님의 계명’을 어겼다는 것이다. 

예) 고르반: ‘제물’, ‘헌물’이란 뜻으로 ‘하나님께 드림’, ‘하나님께 바치는 물건‘을 가리키는 신앙적 의미로 사용했다. 

그러나 장로들의 전통/유전은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의무(4절)를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르반)고 말하기만 하면 더 이상 의무가 없어진다고 가르쳤다. 

(a) ‘고르반’은 일종의 맹세문이므로, 그들의 재산을 하나님께 드릴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그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부모를 위시한 모든 타인으로부터 제한시킬 수가 있었다. 

(b) 그리고 이런 ‘맹세’는 실제로 성전에 물건을 바쳐야 한다는 ‘강제 규정’이 없어서, 그 맹세한 자는 ‘고르반’된 물건의 일부만 성전에 헌납하고(아예 헌납하지 않을 수도 있음) 나머지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해도 무방했던 것이다. 

결국 장로들의 전통/유전은 많은 재물을 갖고 있으면서도 부모를 봉양하지 않으려는 불효자들의 기만적인 행위를 정당화시켜주는 구실을 한 것이다. 

예수님은 이처럼 전통을 핑계 삼아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폐한다고 비판하신다.

예수님이 주로 바리새파와 부딪힌 문제는 이런 문제: 율법/하나님의 계명 vs 장로의 전통/유전

(3) 그러면서 이사야 선지자(사 29:13)의 말씀을 인용한다. (8-9절)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해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훈계를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예배한다.

왜 교리/전통 때문에 하나님의 계명/말씀을 저버리는 잘못을 저지르나?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라는 알맹이는 없고, 종교라는 껍데기만 있기 때문이다.

바보야, 문제는 마음이야! (92년 빌 클린턴의 대선 구호, It's the economy, stupid!)

마음은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나 있으면서, 열심히 손 씻는 정결의식, 고르반(헌신), 종교의식(예배), 봉사/사역을 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들, 즉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이 사람을 더럽힌다(18절)고 지적하신다.

2. 영성이란 무엇인가? 

마음=영성=신앙=경건으로 표현한다.

(1) 영성의 정의

(a) 사회과학적 정의: 자신보다 더 차원이 높은 존재와의 관계, 개인이 자신의 한계를 초월해 궁극적인 존재와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

(b) 기독교적 정의: 하나님과 형성된 인격적 관계 그리고 그 관계를 더 심화시키려는 노력
(관계는 곧 마음 통함이다)

(2) 신앙/영성은 하나님과의 관계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성장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연결된다. (반드시 연결되어야 한다)

약 1:27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시기에 깨끗하고 흠이 없는 경건은, 고난을 겪고 있는 고아들과 과부들을 돌보아주며, 자기를 지켜서 세속에 물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a) 하나님과의 관계: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시기에 깨끗하고 흠이 없는 경건

(b) 이웃과의 관계: 고난을 겪고 있는 고아들과 과부들을 돌보아주며. 고통당하는 이웃에 대한 사랑

(c) 자기 자신과의 관계: 자기를 지켜서 세속에 물들지 않게 하는 것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의 관계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과 관계가 가까워지면 이웃도 사랑하게 되고 자기 자신도 사랑하게 된다. 이것이 참된 신앙/영성/경건이다. 마음이 하나님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3) 종교와 신앙/영성의 차이

(a) 신앙/영성은 개인적인 현상인 반면 종교는 사회적(집단적) 현상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영성이 외적 행동이나 태도 또는 생활로 나타날 때 '신앙/영성/경건'이 되고, 그것이 전통으로 세워지면서 집단화, 형식화, 문화화, 교리화, 의식화 되었을 때 그것은 종교가 된다. 

(b) 종교는 영성을 설명하고, 나타내는 형식과 구조이지 영성 그 자체는 아니다. 종교는 영성을 담아내고 보존하는 틀이지만 영성 그 자체는 아니다. 

3. 영성과 종교로 본 유형

(1) 비종교적/비영적: 전도 대상자

영성도 소유하지도 않고 종교에도 관심이 없다. 그냥 자신의 신념대로 사는 사람이다.

(2) 비종교적/영적: 교회로 이끌고 와야 하는 유형

내면에 그리고 생활 속에 영성을 소유/추구하고 있지만, 종교적인 행위를 하거나 종교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한데, 실제로는 찾아보기 힘들다.

(3) 종교적/비영적: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유형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는 맺지 못했으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 사람. 자신의 세속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 

영성이 없이 종교성만 강하기 때문에 매우 권위적이고, 편협하고 고집스러우며, 양보가 없고, 자기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냉정할 뿐 아니라 아주 공격적이다. 세상에서 사용하는 음모와 술수를 교회 안에서도 활용한다. 

오늘 본문의 대상들이 이런 사람들이다. 예수님은 이런 사람들을 가장 싫어 하셨으며 ‘위선자’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책망하셨다.

15:13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자기가 심지 않으신 식물은 모두 뽑아 버리실 것이다.

15:14 눈 먼 사람이 눈 먼 사람을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다.

(4) 종교적/영적: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유형

내면적으로 영성을 소유하고 이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면서 동시에 종교적 단체와 의식에 활발히 참여한다. 종교 행위를 통해서 신앙/영성이 더욱더 발전해 나간다. (선순환)

예수님이 가장 모범 케이스

확고한 진리를 가지되 사고가 유연하고 포용의 폭이 넓다.

한 가지 형태의 종교 행위만 고집하지 않되, 자신에게 맞는 종교 행위를 통해서 늘 하나님, 자기 자신, 이웃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하나님은 우리가 종교라는 고귀한 틀 안에서 신앙/영성/경건을 잘 키워 나가기를 바라신다. 그래서 성경, 교회, 전통을 주셨다. 이 안에서 하나님과의 관계, 하나님에 대한 마음을 잘 키워나가야 한다.

그래서 종교 행위 때마다 마음을 점검해야 한다. 의식 참여에만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회개하고 결단하고 나아가야 한다.

2023/4/19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