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3

다윗과 요압의 애증관계

삼하 18:9, 14-15, 왕상 2:1, 5-6

1. 다윗은 왜 솔로몬에게 요압을 반드시 죽이라는 유언을 하나? (왕상 2:5-6)

다윗에게는 많은 조력자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힘겨운 광야생활을 견뎌났고, 왕국을 세웠고, 여러 국가적 위기를 이겨나갈 수 있었다. 일등 공신은 요압이라고 할 수 있다.

요압은 누이 스루야의 아들이므로 다윗의 조카이자, 광야생활 때부터 평생을 다윗과 함께 한 사람이었다. 군대 총사령관으로서 수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서 다윗의 왕국을 건설해 나갔다. 

가족, 평생 동지, 공신... 

이런 요압인데, 왜 다윗은 솔로몬에게 그를 반드시 제거하라고 유언으로 부탁하는가?

2. 요압은 이런 사람이다

(1) 평생 배신하지 않고 함께 있어준 사람: 여러 사람이 다윗을 떠나고, 반대편에 섰지만 끝까지 다윗을 배신하지 않은 사람. 압살롬 반란 때도 평소 그와의 커넥션을 보면 대세를 파악하고 압살롬 편에 설 수도 있었다.

(2)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 전쟁! 

(a) 예루살렘: 실력으로 총사령관이 됨

대상 11:6 다윗이 말하였다. "누구든지, 제일 먼저 여부스 사람을 치는 사람이 총사령관과 장관이 될 것이다." 스루야의 아들 요압이 제일 먼저 올라갔으므로, 그가 총사령관이 되었다.

(b) 암몬/시리아: 공을 다윗 왕에게 돌림

삼하 12:28 이제 임금님께서 남은 군인들을 불러 모아서, 이 도성을 공격할 진을 치시고, 이 도성을 직접 점령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 도성을 점령하기보다는, 임금님께서 이 도성을 점령하셔서, 임금님의 이름이 승리자의 이름으로 기록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c) 압살롬의 반란과 세바의 반란 진압

(3) 그러다 보니 세력이 커졌다. 세력이 너무 커져서 내칠 수도 없게 된 사람

다윗은 명실 공히 제 2인자가 된 그를 여러 기회에 내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아브넬(사울 죽음 후 통합)와 아마사(압살롬 죽음 후 통합)를 살해

압살롬을 죽이지 말라는 다윗의 명령도 무시하고 자기 판단으로 결정하는 사람

(4) 내가 하기 힘든 ‘더러운 일’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사람: 우리야 제거! 

그로 인해서 다윗의 치부가 드러나고 깊은 존경심에 금이 갔다고 볼 수 있다.

(5) 내 마음을 귀신처럼 읽어내는 능력이 있고 해결해 주는 사람: 여인을 사용해서 압살롬 귀환

(6) 우유부단, 감정적으로 치우쳐 있을 때 직언을 하되, 더 나가서 협박까지 하는 사람: 압살롬 죽음에 대한 다윗의 과잉 반응

삼하 19:6 임금님께서는 오늘 임금님의 본심을 드러내셨습니다. 차라리 오늘, 압살롬이 살고, 우리가 모두 죽었더라면, 임금님께서는 더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시다면, 이제라도 일어나 밖으로 나가셔서, 임금님의 부하들을 위로의 말로 격려해 주십시오. (옳은 조언) 제가 주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만, 지금 임금님께서 밖으로 나가지 않으시면, 오늘 밤에 한 사람도 임금님 곁에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임금님께서 젊은 시절부터 이제까지 당한 그 모든 환난보다도 더 무서운 환난을 당하실 것입니다. (협박)

(7)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 아니라고 용기 있게 직언을 하는 사람: 인구조사 반대

3. 한편, 요압은 다윗과 너무 달랐다

왕국 차원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가득한 사람. (1)과 (2)가 솔로몬에게 유언한 내용

(1) 아브넬 살해

사울 왕의 죽음 이후 다윗은 애가/장례 정치를 하며 더 이상 백성들의 피를 흘리지 않고 평화스럽게 통일하려고, 사울 왕가의 군대 장관이자 전 동료인 아브넬을 총사령관으로 세우기로 하고 평화 협정을 맺음. 그러나 요압은 동생 아사헬의 원수 갚음, 자신의 지위가 흔들림을 느끼고 아브넬을 살해함.

- 이에 대한 다윗의 격한 반응! 

삼하 3:28-29 다윗이 그 소식을 듣고서 외쳤다. "넬의 아들 아브넬이 암살당하였으나, 나와 나의 나라는 주님 앞에 아무 죄가 없다. 오직 그 죄는 요압의 머리와 그 아버지의 온 집안으로 돌아갈 것이다. 앞으로 요압의 집안에서는, 고름을 흘리는 병자와, 나병환자와,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다리 저는 사람과, 칼을 맞아 죽는 자들과, 굶어 죽는 사람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삼하 3:38-39 왕은 신복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아는 대로, 오늘 이스라엘에서 훌륭한 장군이 죽었소. 스루야의 아들들이 나보다 더 강하니, 비록 내가 기름부음을 받은 왕이라고 하지만, 보다시피 이렇게 약하오. 그러므로 이런 악을 저지른 사람에게, 주님께서 그 죄악에 따라 갚아 주시기만 바랄 뿐이오." (끝내 자기 당대에는 하지 못함)

(2) 압살롬: 머리카락이 나무에 걸려서 매달려 있는 압살롬에게 잔인하게 투창을 던져서 죽임

압살롬을 죽이지 말라고 명한 다윗의 심정: 자기 잘못(밧세바)으로 인한 일임을 알고 인정했기에. 압살롬을 품고 용서함으로써 왕국 대화합을 이루고자 했기 때문에. 그것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이라고 믿었기에

(P.S. 다윗이 그토록 극심하게 슬퍼했던 이유?

모두를 건지고 싶은 마음. 한 사람도 잃지 않고 싶은 마음.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다윗 자신과 깊은 관계가 있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하지만 욕심일 것이다.

다윗 편에 서서 목숨을 다해서 싸운 사람의 입장에서는 무시당하는 심정, 이용당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투창을 3번이나! 요압은 왜 왕의 명령을 무시하고 압살롬을 죽였을까? 

단순히 반란 사태를 제어하기 위해서?

자기가 중재해서 돌아오게 함(공을 세움). 압살롬이 가만히 있기만 하면 차기 왕이 되고 자기의 지위는 더 공고해 지는데, 그걸 못 참고 반란을 일으킨 압살롬에 대한 실망과 분노 

한편, 압살롬의 패전이 명백해진 시점에서 그와의 거래/교류가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제거

(3) 아마사 살해

압살롬의 반란으로 혼란스러워진 왕국(이스라엘 지파는 이 때를 기회로 삼음)을 통합하려고(이스라엘과 유다) 또한 명령을 거역하고 압살롬을 죽인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압살롬 측 사람이자, 자신의 또 다른 조카 아마사를 총사령관으로 삼자, 아마사를 살해함

- 하나님의 마음, 왕국 차원의 큰 그림을 보지 않고, 

개인의 원수 갚음, 자신의 입지가 더 중요한 사람. 그것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제거하는 것을 전혀 주저하지 않는 사람

다윗은 요압에게 책잡힌 것도 있고, 당대는 요압의 세력이 너무 커서 그런지 자신이 제거하지 못하고, 지혜로운 솔로몬에게 유언을 한 것이다.

마침 아직 다윗이 살아있는데 아도니야가 왕위 찬탈을 하고 요압에 합류한 것을 계기로 솔로몬이 그를 제거함

요압의 케이스는 아무리 신실하고(배신하지 않고), 유능하고, 돌아가는 판세를 읽을 줄 아는 지혜가 출중하다 하더라도, 하나님 차원을 볼 줄 모르고 자기 중심적으로만 보는 사람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준다.

4. 요압은 억울하다?

다윗과 요압의 관계를 살펴보면 너무나 묘하고 씁쓸하다. 

같은 핏줄, 평생 동지, 무수한 공로, 지혜로운 조언 등

도대체 왜 이렇게 끝나야 하나? 누구 잘못인가?

성경을 읽을 때 너무 단순한 이분법으로 봐서는 안 된다.

다윗이 믿음의 인물이기 때문에, 다윗의 행동은 100% 옳고 다윗을 반대한 사람은 무조건 틀리다고 보면 곤란하다.

요압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면도 많다.

-그토록 평생을 다해서 다윗 편에 섰다.

-공을 많이 세웠다. 그래서 군대장관이 되었다. 같은 집안이라고 된 것이 아니라 순수한 실력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나 때만 되면 다윗은 자기를 내치고 다른 사람을 군대장관에 세우려고 했다. 자기는 희생양, 토사구팽이 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아브넬(사울 왕가 포섭), 아마사(압살롬 반란 후)

-‘더러운 일’도 대신 처리해 주었다. 우리야 제거 작전

-다윗이 해결하지 못하고 끙끙대는 문제도 해법을 제시했다. 압살롬 귀환

-잘못 판단할 때 용기를 내어서 직언도 했다. 압살롬 죽음으로 과도한 슬픔, 인구조사

그런데도 기회만 생기면 자기를 멀리하거나 제거하려고 하는 다윗이 못마땅했을 것이다. 

요압은 애초에 영성이 깊은 사람이 아니다. 

군인, 전략가, 문제 해결사....

이런 사람을 잘 쓰지 못한 다윗의 잘못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요압에게 가장 크게 책잡힌 사건은 밧세바 사건이었을 것이다.

그 후 다윗을 깊이 존경하며 따르는 마음에 금이 갔을 것이다.

따라서 다윗이 철저하게 하나님 아래에 있었다면, 요압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결론

(1) 내가 만일 다윗의 위치라면, 철저히 하나님 아래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래 사람들이 선을 넘지 않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된다.

그들을 지키고 위하는 길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래 사람의 도움만 이용해 먹는 셈이다.

(2) 내가 만일 요압의 위치라면, 하나님/영적 지도자의 마음 중심을 닮아야 한다.

능력 발휘해서 공을 세우고 큰 도움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마음이 통해야 한다. 

한 마음이 되지 않은 채 능력이 출중하면 더 위험하다.

10/19/2022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