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4

교만하지 마라

4장(24-27)

1. 대강의 스토리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전하는 왕의 포고문 형식으로 말한다.

(1) 느부갓네살 왕이 또 꿈을 꾸었다. 

아주 높고 큰 나무. 잎이 무성하여 아름답고, 열매가 풍성. 들짐승, 새, 모든 생물

그런데 갑작스러운 거룩한 감시자(watcher)의 충격적인 호령

(a) 큰 나무를 베라 (b) 남겨두는 그루터기를 쇠줄과 놋줄로 여이고 들풀 속에 버려두라 (c) 짐승의 마음을 가지고서 일곱 해를 지낼 것이다.

(2) 다니엘이 (a) 해몽을 하고 (b) 조언을 한다. 

(a) 해몽: 큰 나무는 느부갓네살 왕. 짐승처럼 될 것이다.

경고의 목적: 가장 높으신 분이 인간의 나라를 다스리신다, 누구든지 그의 뜻에 맞는 사람에게 나라를 주신다. 느부갓네살의 권력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교만하지 마라!

(b) 조언: 공의를 행해서 죄를 속하시고, 가난한 백성에게 자비를 베풀어서 죄를 속하시기를...

그래야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3) 그런데 왕은 귀담아 듣지 않고, 1년 후 자기 영광에 도취되었다.

“내가 세운 이 도성, 이 거대한 바빌론을 보아라! 나의 권세와 능력과 나의 영화와 위엄이 그대로 나타나 있지 않느냐!”

예)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바벨론의 공중 정원

나무가 많은 메디아 출신의 아내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해서. 나무 이송, 건조한 지역에서 키우려면 막대한 비용과 엄청난 기술 필요. 우거진 숲과 새 소리 그리고 폭포...

이 말이 입에서 채 떨어지기도 전에 꿈대로 되고 7년 동안 짐승처럼 됨. 정신병의 일종?

예) 보안드로피(Boanthropy): 자신을 소라고 믿고, 소처럼 행동하는 희귀 망상 장애. 네 발로 기어 다니고, 풀을 뜯어 먹음. 페르시아의 왕 마즈알 다울라도 같은 증상

(4) 정해진 기간이 다 되어서 하늘을 우러러보고서(기도) 정신을 되찾은 후 하나님을 찬양함

34-35절 그의 통치 영원하고 그의 나라 대대로 이어진다. 그는 땅의 모든 거민을 없는 것 같이 여기시며 하늘의 군대와 이 땅의 모든 거민에게 뜻대로 하시지만, 아무도 그가 하시는 일을 막지 못하고, 무슨 일을 이렇게 하셨느냐고 그에게 물을 사람이 없다.

37절 과연 그가 하시는 일은 모두 참되며, 그의 모든 길은 공의로우니, 그는 교만한 이를 낮추신다.

2. 고난 아니면 변하지 않는다

느부갓네살 왕이 참 불쌍하다. 계속해서 악몽에 시달리고, 피정복민족의 신을 인정하게 되고, 급기야는 짐승처럼 되어버린다. 왜? 계속해서 체험을 하지만 내면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꿈의 해석은 물론 내용까지 알아맞히는 체험, 풀무 불에 던졌는데도 죽지 않는 것을 보는 체험. 그래서 그 때마다 감탄하고 찬양했지만, 내면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이 또다시 주어진 기회!

체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면의 변화 아닌가? 어떤 경험/응답? 그래서 어떤 변화? 이게 더 중요!

그런데 자아가 깨지고 내면이 변화하는데 고난보다 더 확실한 길은 없다. 고난은 죄의 산물이다. 고난은 잔인하다. 그런데 하나님의 손에 들려진 고난은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된다. 고난보다 위대한 스승은 없다. 고난이 사람을 사람 되게 만들어 나간다.

왜냐하면 고난을 당할 때 처음에는 자기 밖을 보다가 결국은 자기 안,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남을 탓하고 상황을 원망하고 하나님께 시험 든다. 하지만 아무리 남 탓, 상황 탓을 해도 해결이 되지 않다보면 그 때 비로소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난 가운데서 자기를 봐야 자기의 참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얼마나 형편없고, 얼마나 못되고, 얼마나 어리석은 사람인지가 보인다. 그런 면에서 고난은 자기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인정하고, 회개하고,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게 된다. 그럴 때 변화와 성장이 일어난다.

다른 면으로 보면 사람은 참 질기다. 웬만해서는 깨지지 않는다. 순순히 알아서 자기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하나님은 고난을 허락하신다. 죄의 산물이고 잔인한 것이지만, 회개와 변화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허락하신다.

하나님은 어떤 면에서 느부갓네살 왕을 사랑하신 것 같다. 그처럼 잔인한 왕에게 ‘그의 뜻에 맞는 사람에게 나라를 주신다’는 게 얼핏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의 나라를 제국으로 만들어 주시고 어떤 역할을 기대하셨을 것이다. 그렇게 사랑하는 느부갓네살 왕을 회개시키고 변화시키기 위해서 꿈으로 경고하시고, 경고해도 듣지 않자, 짐승처럼 만들어 버리셨다. 그런 고난 끝에 ‘일시적으로나마’ 하나님께 굴복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었다.

고난을 허락하실 때 힘들지만 감사히 받자. 그리고 내면을 살피고 회개와 변화의 길을 걷자.

3. 교만하지 마라(어떤 교만?)

가장 높으신 분이 인간의 나라를 다스리신다, 누구든지 그의 뜻에 맞는 사람에게 나라를 주신다.

(1) 2장과 달리 4장에서는 다니엘이 해몽에서 그치지 않고 조언을 한다.

27절 임금님은 저의 조언을 받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공의를 행하셔서 임금님의 죄를 속하시고, 가난한 백성에게 자비를 베푸셔서 죄를 속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면 임금님의 영화가 지속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인 교만은 잘난 척, 영광을 스스로에게 돌리는 것이다. 그런데 다니엘의 조언을 들어보면 교만은 ‘공의와 자비’ 없음이다. 특히 가난한 자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음이다.

이게 왜 교만인가? 공의와 자비는 하나님의 성품인데, 그것을 싹 무시함. 즉, 하나님이 권력을 맡겨주셨다는 것을 무시하고, 자신이 하나님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 가난한 자를 공의와 자비로 대하지 않는다. 자신이 하나님. 그래서 교만이다. 다니엘은 이 점을 조언하고 있다.

(2)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가난한 자의 편이다. 

-여기서 가난한 자는 게으름이나 죄 때문에 가난해 진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전쟁과 점령의 폭력에 의해서 가진 것을 빼앗기고 가난으로 내 몰린 사람, 가진 자들의 지나친 탐욕으로 인한 불평등한 경제구조와 그들 위주의 법제도로 인해서 가난에 빠지고 가난을 대물림하는 사람,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 위해서 불법을 저지르지 않으며 살다가 부를 형성하지 못하고 가난해진 사람... 이런 사람들을 말한다. 구약시대나 신약 예수님 당대, 그리고 지금도...

이들은 지배층에게 당하기만 하면서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힘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들에 대해서 특별한 사랑과 관심을 보이신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들이 착하거나 순박하기 때문에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다. 제도적 모순과 불의한 사회 구조에 분노하시는 공의로우신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그 어디에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할 데 없는 눈물과 탄식에 동정심을 느끼시는 자비로우신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3) 바벨론은 얼마나 불의하고 무자비한 제국인가?

얼마나 많은 피비린내 나는 정복전쟁을 통해서 제국을 키웠겠나? 성경 외 문헌인 ‘바벨론 연대기’나 ‘왕들의 원정기’를 보면 느부갓네살 왕이 시리아와 가나안 일대의 여러 나라들과 왕국들을 정복하면서 얼마나 용감무쌍하게 적들을 물리쳤는지를 나열하고 있다. 그 문헌들에는 “파괴하고”, “불태우고”, “죽이고”, “쪼갰다”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또 “죽인 사람들의 피가 강산을 적시고 바다를 이루었다”는 표현도 자주 나온다고 한다. 이처럼 느부갓네살의 권세는 가난한 이웃 나라들을 힘으로 억압하고 착취하고 죽여서 세운 권세, 탐욕과 불의와 잔악함으로 가득한 권세였다. 전쟁에서 죽은 수많은 병사들과 지역주민들, 그리고 졸지에 아버지와 남편을 잃은 여인들과 아이들.  바벨론이 패권국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많은 가난한 자들의 피와 눈물이 뿌려졌던 것이다. 그런 바벨론은 하나님의 응징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죄악의 결정체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을 통해 이제 그런 가난한 사람을 멸시하는 불의와 무자비의 정책을 내려놓고 공의와 자비의 정책을 추구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것이 느부갓네살 왕에게 권력을 주신 이유다. 그것이 느부갓네살이 바벨론의 죄를 용서받는 유일한 길이다.

(4)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다른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취임사처럼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으랴!

공의를 위한 법을 지지하고 그런 정치인을 지지한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외적 조건으로 대하지 않고 공정하게 대한다. 

가난한 자를 무시하지 말고 자비로 대해 주어야 한다.

우리 교회에게 주신 선교/구제적 사명은 네팔이다. 

국내 산업이 취약해서 자립하기 어려운 경제 구조의 나라.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후원해 주어야 한다.  

가장 높으신 분이 인간의 나라를 다스리신다(네가 아니다!), 누구든지 그의 뜻에 맞는 사람에게 나라를 주신다(주신 이유가 있다!). 이 말씀을 믿는다면, 우리의 권력, 재력, 능력은 하나님을 대리해서 그들을 공의와 자비로 대하고 돌보기 위해서 주신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한계도 있고, 방법도 다양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하나님의 의도를 이해하고 동참하는 것이다.

물질적 성공주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실천하는 신앙인!

11/23/2022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