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8

하나님의 뜻은 더 나중에 더 넓게

9장(1-3)

8장은 숫양과 숫염소 환상인데 중복되는 점이 많으므로 건너뛰고, 오늘은 9장을 살펴본다.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바벨론이 망하고 메대/페르시아 제국이 건설된 첫 해에 다니엘은 이런 기도를 드렸다.

1. 다니엘의 회개기도

5절 우리가 죄를 짓고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1) 그러나 이것이 다니엘 개인의 죄는 아니다. 조상들의 죄다.

다니엘은 개인적으로는 회개할 게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을 공동체와 동일시하면서 하는 ‘대신 회개기도’다. 

(2) 다른 사람을 위해 대신 회개할 수 있을까? 

회개는 원칙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본인이 해야 한다. ‘대신 회개’는 일종의 중보기도. 

(a) 욥: 고난 전에 자녀들이 생일잔치를 벌이고 나면 혹시 그들이 하나님께 죄를 지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들을 깨끗하게 하려고(회개-용서) 다음 날 아침에 자식의 수대로 번제를 드렸다.

(2)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

아비가일도 남편 나발을 위해 대신 (회개) 용서를 구했다. 

삼상 25:24 죄는 바로 나에게 있습니다. 이 종이 말씀드리는 것을 허락해 주시고, 이 종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가족/교회 공동체 내의 다른 사람이 잘못한 일을 했을 때, 중보기도의 일환으로 ‘대신 회개’할 수 있다. 동일시의 원리. 그 사람의 잘못이 곧 나의 잘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의 잘못/부족함으로 인해서 그 사람의 잘못이 나왔기 때문이다. 손가락질 대신에 ‘대신 회개’, 한심해 하는 대신에 ‘대신 회개’, 절망하는 대신에 ‘대신 회개.’

2. 다니엘의 회복을 구하는 기도

17절 우리의 하나님, 이제 주님의 종의 기도와 간구를 들어 주십시오. 무너진 주님의 성전을 복구하여 주십시오. 성전을 복구하셔서, 주님만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모두가 알게 해주십시오.

다니엘이 기도를 하는 진짜 이유는 이것이다. 그리고 천사 가브리엘이 찾아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1) 다니엘은 예레미야의 글과 모세 율법을 읽고서, 이스라엘 백성이 치러야 할 고난의 기간인 70년이 다 차면, 당연히 이스라엘 백성은 옛 땅으로 귀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옛 땅으로 귀환하게 되면 하나님의 의가 실현되는 메시아(기름부음을 받은 왕) 통치가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푼 희망을 안고 회개 기도와 회복의 기도를 하고 있다.

(2) 그런데 이것은 하나님의 뜻과는 달랐다. 하나는 맞는데 둘은 달랐다. 70년 포로생활이 끝나면 이스라엘 백성이 귀환하는 건 맞은데, 귀환한다고 해서 바로 하나님 나라가 서는 건 아니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만의 하나님 나라도 아니었다. 하나님의 뜻은 다니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중에 성취될 것이고, 훨씬 더 넓게 펼쳐질 일이었다.

메시아 통치 시대가 열리기까지는 아직도 70이레를 더 기다려야 했다.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을 포함시키실 것이다.

(3) 그래서 이것을 알려주기 위해 하나님은 급히 가브리엘 천사를 보내셨다. 

기도 중인 다니엘에게 보내서 이런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셨다.

3. 70이레

(1) 천사는 70이레를 7이레와 62이레와 1이레로 구분 힌다. 

25절 예루살렘을 보수하고 재건하라는 말씀이 내린 때로부터 기름을 부어서 세운 왕(메시아)이 오기까지는 일곱 이레가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예순두 이레 동안 예루살렘이 재건되어서, 거리와 성곽이 완성될 것이나, 이 기간은 괴로운 기간일 것이다.

27절 침략하여 들어온 그 통치자(적그리스도)는 뭇 백성과 더불어, 한 이레 동안의 굳은 언약을 맺을 것이다. 그리고 한 이레의 반이 지날 때에, 그 통치자는 (하나님께) 희생제사와 예물 드리는 일을 금할 것이다. 그 대신에 성전의 가장 높은 곳에 흉측한 우상을 세울 것이다.

(2) 우리말로 ‘이레’는 일곱 날(seven days). 원문: 70이라는 숫자가 7번

그러나 70날(day)? 주(week)? 해(year)? 아니면 일정 기간? 불분명하다.

(a) 역사적으로 어떤 시기인지를 연구하는 많은 노력이 있다. 

70에 7을 곱해서 490년이라고 보고 역사적인 해석을 덧붙인다.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귀환 명령을 내린 후 490년(정확하게는 69이레 483년)이 지나면 메시아가 온다는 예언이며, 이 예언대로 메시아 예수가 왔다고 해석한다. (디테일에는 문제의 여지가 있음)

(b) 그러나 그것보다 상징 언어로 생각하는 게 좋겠다. 

7이라는 숫자는 완전을 의미하는 수, 하나님의 활동/사역을 의미(창조)하는 상징적인 숫자다. 

10도 완전수. 따라서 70은 하나님의 사역을 완성하는 기간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70에다가 또 7을 곱했으니까, 하나님의 사역이 분명하게 완성된다는 것을 힘써 강조한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칠십 이레가 얼마나 긴 시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3) 천사 가브리엘의 말의 포인트는 마지막 한 이레까지 죄악이 계속될 것이라는 말이다. 

전쟁과 파괴가 계속되고, 신성모독과 성도들의 고난이 이 세상의 마지막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악의 세력은 점점 더 강력해 지기에 메시아의 통치는 훨씬 나중에, 더 힘든 시간을 겪은 후에 오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다시 오시기 전에는 하나님의 의가 이루어진 하나님 나라는 기대하기 힘들다. 

(a) 예수님이 처음 오심으로써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 그 예수님을 영접함으로써 우리 안에서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의 주권/통치가 이루어지기를 힘써야 한다.  하지만 다니엘이 기대하고, 예수님 당대 사람들이 기대하던 물리적/정치적 하나님의 나라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에 비로소 세워질 것이다. 그 때까지 세상은 점점 좋아질 것이 아니라, 점점 악해지고 성도는 핍박과 고난을 당하게 될 것이다.

눅 17:20-22 바리새파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고 물으니,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을 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아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말할 수도 없다. 보아라,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안)에 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인자의 날들 가운데서 단 하루라도 보고 싶어 할 때가 오겠으나, 보지 못할 것이다.

(b)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려는 많은 노력이 있어왔다. 기독교 국가, 기독교 단체/공동체가 이상향을 꿈꾸며 노력했다. 하지만 전부 실패했다. 단지 실패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나라와 정반대되는 길로 추락했다. 조금의 죄악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열심이 오히려 율법적인 집단이 되었고, 무섭고 잔인하게 통제하고 지배하는 이상한 집단이 되었다. 이런 일은 역사 속에 허다하게 있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님이 다시 오셔야만 세워지는 나라다.

(4) 다니엘은 천사의 설명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을 것이다. 70년의 고난이 끝나고 이제 옛 땅으로 돌아가서 성전의 재건하고 드디어 메시아 통치시대가 오는 가 했는데, 재건된 성전에서 끔찍한 우상숭배가 자행되고 결국 성전은 파괴된다는 말을 들었으니 말이다. 왜 하나님은 이렇게 하시나? 

다니엘은 이스라엘의 성전과 성읍이 회복되는 것만 바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모든 민족을 구원하시는 것을 바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성전, 동물제사, 음식법 등의 율법과 제도는 애초에 실체를 알려주는 그림자/모형 역할이었다. 그래서 실체가 오면 더 이상 필요 없게 된다. 

예) 모델 하우스를 멋있게 만들지만 아파트 분양이 끝나면 모델 하우스도 허물어 버린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더 이상 성전에 주목하는 게 아니라, 참 성전 되신 예수님께 주목하기를 원하신다. 그래서 그림자/모형인 성전은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무너져야 했고, 제사제도는 폐하여져야 했다. 그래야 유대인만이 아니라, 모든 민족이 예수님을 통하여 죄 용서함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다니엘은 괜한 기대를 한 것인가?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볼 수 있다.

그래도 10장에서는 그런 다니엘에게 성육신 전의 성자 하나님(예수님)이 친히 나타나셔서 위로하시고 설명해 주신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하신다.

10:19-20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아(개역개정: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여), 두려워하지 말아라. 평안하여라. 강건하고 강건하여라." 그가 내게 하는 말을 들을 때에, 내게 힘이 솟았다.

12/21/2022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