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시험

마 4:1-11(1-4)

그리스도인의 삶은 좁은 문과 좁은 길로의 초대, 십자가를 지는 삶으로의 초대다.

그래서 우리에게 자기부인, 내려놓음, 낮은 자리로 부르신다.

예수님이 몸소 그 길을 먼저 가셨다. 예수님의 광야 유혹/시험은 바로 그것에 관한 시험이었다.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메시아로 이 땅에 오셨는데, 과연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가? 어떤 길로 사람들을 인도할 것인가? 예수님이 당하신 3가지 시험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것은 예수님 뿐 아니라 우리도 당하는 시험이기도 하다.

헨리 나우웬의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의 내용을 뼈대로 삼아본다.

네덜란드 출신의 천주교 사제이자 기독교 영성가

예일 대학교와 하바드 대학교 교수로 활동하다가, 자신의 소명이 교수가 아닌 다른 곳에 있음을 깨닫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자리를 내려놓고 캐나다 토론토 근처의 발달장애인 공동체로 가서 장애인들을 섬기면서 살았다.

예수님은 40일 금식을 하면서 공생애의 준비를 할 때 사탄이 찾아와서 3가지 시험을 하였다.

1. 상황 부합(Temptation to be relevant)

돌로 빵을 만들어라.

금식을 해서 지금 당장 너에게 필요한 것은 음식이다. 메시아로 왔는데, 백성들에게 필요한 것도 음식이다. 이 돌들로 빵을 만들어라. 즉 상황에 부합한 행동을 하라는 시험이다. 

상황에 부합하게, 적절하게 행동을 해서 도움을 주라. 쓸모가 있는 사람이 되라.

일의 성과로 가치가 평가되는 사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다. “당신은 무엇으로 우리 회사에게 당신의 효용성과 가치를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것은 정체성에 관한 시험이다. 우리의 정체성은 ‘나는 누구인가(who I am)'에 달려있지 않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해 내는 사람인가(what I do)'에 달려 있다고 믿게 하는 시험이다. 그래서 매순간 주어진 상황에서 필요한 일을 해내고 그 결과로 인정받는 것에 집중하게끔 만들어서 우리의 정체성을 흐릿하게 만들어 버린다.

오해는 금물이다. 마땅히 상황에 부합한 행동,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주변의 필요를 채워주어야 한다. 상황/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구름 잡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런 것이 우리의 정체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상황에 부합하는 것에, 필요를 채우는 것에, 인정을 받고 가치를 평가 받는 것에 목은 멘다면...?

성공신학의 논리

열심히, 올바로 신앙생활 하면 하나님이 복을 주시고 성공하게 하신다. 그래서 높은 지위, 많은 경험, 큰 돈, 행복한 가정을 얻게 된다. 이런 것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된다.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전도가 된다.

대형교회의 논리

교회는 규모가 커야 하나님을 위한 일을 할 수 있다. 전도도 하고 선교도 할 수 있게 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해야 성공한 인생인가? 규모적으로 부흥해야 성공적인 교회인가?

예수님의 대답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

사람의 정체성은 영적 존재이다.

빵도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은 영적 존재이다.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정체성이 아니라, 어떤 관계에 있느냐가 정체성이다.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보다 어떤 관계를 키워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을 먹고 그것이 생명, 소망, 능력이 되느냐 아니냐!

그 하나님으로 만족한 사람인가 아닌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자신의 쓸모, 능력, 업적에 두는가, 하나님과의 관계에 두는가.

온 땅에 주인(온 땅에 주인 되신 주님이)

나로 인함이 아닌 주가 행하신 일로 / 나의 행함이 아닌 오직 주로 인하여

Not because of who I am / But because of what You've done 

Not because of what I've done / But because of who You're

2. 이목 집중(Temptation to be spectacular)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보아라. 그러면 사람들이 놀라며 환호할 것이다. 게다가 하나님이 보호하신다고 했다. 

남의 이목을 끌고자 하는 시험! 인정 욕구에 대한 시험

숫자와 통계가 우리 사회를 다스린다.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올라가야 팔리는 책, 실시간 차트에 달려있는 음악, 천만 관객이 아니면 보러 가지 않는 영화... 참다운 인간이 된다는 것을 남의 눈에 띄는 것, 인정받고 칭찬 듣는 것, 남이 좋아해주고 받아주는 것과 거의 동일하게 여긴다. 그러다보니 아무도 내게 주목하지 않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으며,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해 주지 않을 때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혼란스러워 한다. 

불안정하고 의심에 차 있고 외로울수록 인기/인정/칭찬에 대한 욕구는 더욱 커지며, 슬프게도 이 갈망에는 절대로 만족이라는 것이 없다. 그리하여 칭찬을 들을수록 마음속에 두려움이 다시 생기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더 많은 칭찬을 바란다. 용납 받는 것에 대한 갈망은 마치 밑 빠진 독과 같아서 결코 그것을 채울 수가 없다.

사탄은 성경말씀을 인용하면서 유혹한다. 

문맥과 상관없이, 아전인수 격으로,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나 중심의 해석

두루 넓게 읽어야 한다. 숲을 볼 줄 알아야 한다. 디테일 보다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설교한다. 

예수님의 대답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아라!

이목을 집중하게 하는 깜짝 쇼, 이벤트에 몰두하지 말아라.

숫자와 통계로 평가되는 사람의 인정에 목매지 말아라.

뛰어내리면 받아줄 건지 아닌지 시험하지 말아라. 

그저 신뢰해라. 

3. 권력 확보(Temptation to be powerful)

나에게 엎드려 절하면 모든 나라와 영광을 주겠다.

권력에 관한 시험!

가장 유혹이 심한 시험이다. 권력은 상향성을 추구하는 '세상의 길'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권력은 정치권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부(경제력), 지식, 명예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과연 권력을 내려놓고, 내게 주어진 특권을 내려놓고, 내 사람을 만들지 않고 살아가고 사역할 수 있을까? 예수님이 보여주신 삶은 그랬다. 무력함으로 살아가셨다. 출신지, 교육배경, 직업, 사역 방식... 무력함의 사역

예수님의 대답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오직 하나님께 주목해야만 무력함의 사역을 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무관한 섬김은 자기 본위의 섬김이 되고, 자기 본위의 섬김은 교묘한 조종행위가 되며, 교묘한 조종행위는 권력 싸움으로, 권력 싸움은 폭력으로, 폭력은 파괴로 바뀌기 때문이다.

모든 섬김의 근원과 목표를 하나님 안에서 발견할 때에야 비로소 권력욕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 그들을 섬기는 자리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3가지 시험

(1) 상황 부합의 시험: 정체성에 관한 시험.

나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가는 영적 존재다. 

What I do? Who I am? 내가 무엇을 (잘) 하느냐? 내가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느냐?

(2) 이목 집중의 시험: 인정 욕구에 관한 시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아라. 그저 신뢰해라!

사람의 이목/인기/인정에 목매지 말아라.

(3) 권력 확보의 시험:

하나님만을 섬겨라.

1/25/2023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