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5

하나님의 영을 받은 사람

5장(24-31)

1. 대강의 스토리

벨사살 왕 때의 일. 일천 명의 귀족들이 연회를 벌이고 있었다.

술김에 예루살렘 성전의 기물들에다가 술을 마셨다.

갑자기 손가락이 나타나서 글씨를 씀. 메네 메네 데겔 (우) 바라신

아무도 해독을 하지 못하고 공포에 떨게 되었다. 

왕의 어머니가 다니엘을 추천하고, 다니엘이 뜻을 해독하였다.

다니엘의 해독 내용처럼 그 날 밤에 바벨론이 멸망하고 말았다.

참고: ‘셋째’ 가는 통치자? (문자를 해독하는 자에게 내리는 상)

느부갓네살은 2대 왕, 벨사살의 아버지 나보니두스는 느부갓네살의 사위로 6대 왕. 몸이 좋지 않아서 자신의 아들 벨사살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섭정(공식적으로는 왕). 그래서 첫째는 나보니두스, 둘째는 벨사살, 셋째는 ... 이런 상황이다. 느부갓네살이 ‘아버지’라고 하는 것은 선조라는 개념

2. 하나님의 영을 받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1) 왜 다른 주술사들은 손가락의 글자를 해독하지 못했을까?

모르는 글자라서? 아니다. 당시 통용어인 아람어!

메네 메네 데겔 (우=그리고) 바라신

메네와 데겔은 화폐 단위. cf) 므나와 세겔

바르신 (a) 쪼개다, 나뉘다 그래서 반 메네/반 데겔 (b) 페르샤

‘만원, 만원, 천원 그리고 점점 나뉜다’ 혹은 ‘계산하고 달아보니 페르샤’

글자를 몰라서가 아니라, 이것이 뜻하는 바를 몰라서 해독하지 못했다. 

왜 모를까?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영적 계시가 없어서!

영적 차원의 신통한 계시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현실을 하나님의 관점으로 볼 줄 아는 지혜라고 볼 수 있다.

그 근거는 다니엘에 대한 왕의 어머니의 소개(11절)

거룩한 신들의 영을 받은 사람 = 명철과 총명과 신들의 지혜와 같은 지혜를 가진 사람

하나님의 영을 가진 사람은 명철과 총명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지혜롭게 분별하게 된다.

그래서 ‘메네 메네 데겔 우 바라신’이라는 글자에 담긴 내용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냉철한 현실감각을 가지고 파악할 수 있게 된다.

26-28절 '메네'는 하나님이 이미 임금님의 나라의 시대를 계산(돈 계수)하셔서, 그것이 끝나게 하셨다는 것이고, '데겔'은, 임금님이 저울에 달리셨는데, 무게가 부족함(함량 부족)이 드러났다는 것이고, '바르신'은 임금님의 왕국이 둘로 나뉘어서 메대와 페르시아 사람에게 넘어갔다는 뜻입니다.

(2) 어떤 현실인가?

바벨론은 2년 동안 메대/페르샤 연합군의 포위 공격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2년 동안 포위 공격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잔치를 벌이다니? 무모한 배짱? 교만!

(a) 바벨론 성에 대한 믿음에서 오는 교만함

바벨론성은 높고 두껍고 견고한 이중 성벽이었다. 내벽은 두께가 7.7m이고 외벽은 8.3m. 성벽 위를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갈 정도. 성벽의 길이는 무려 27km이고 높이는 14m인 난공불락의 성벽. 게다가 성에는 10년을 버틸 수 있는 양식이 저장되어 있었다.

벨사살의 잔치는 천 명의 바벨론 중앙귀족들과 지방귀족(메대/페르샤 연합군의 공격으로 영토를 빼앗긴)들을 위로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잔치였다. 나라가 외적의 침략을 받고 그래서 백성들은 삶이 피폐해져 있는데, 자기들은 무사하다고 오히려 교만을 떨면서 잔치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b) 뿐만 아니라 역사로부터 전혀 배우지 않는 미련함마저 더했다. 

독일 철학자 헤겔은 “우리는 ‘인간은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을 역사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글자를 해석하기 전에 배경 설명을 하면서 그 점을 분명하게 지적한다.

22-23절 느부갓네살의 아드님이신 벨사살 임금님은 이 모든 일(느부갓네살에게 일어난 일)을 아시면서도, 마음을 겸손하게 낮추지 않으시고, 하늘의 임금님이시요 주님이신 분을 거역하시고, 스스로를 높이시며, 하나님의 성전에 있던 그릇들을 가져 오게 하셔서, 임금님과 귀한 손님과 왕비들과 후궁들이 그것으로 술을 마시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임금님은 보거나 듣거나 알지도 못하는, 금과 은과 동과 쇠와 나무와 돌로 만든 신들은 찬양하시면서도, 임금님의 호흡과 모든 길을 주장하시는 하나님께는, 영광을 돌리지 않으셨습니다.

느부갓네살 때의 일을 분명히 들어서 알고 있었을텐데도,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완전히 무시했다. 

무시한 정도가 아니라 모독하는 마음에서 예루살렘 성전의 기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우상들을 찬양하며 왕국의 보호를 빌었다.

(3) 그러나 마주친 현실은 정반대였다. 

메대/페르샤군은 유프라테스 강의 물줄기를 돌리고, 마른 강바닥을 걸으며 행군해 들어갔다. 그 날 밤 성안 백성들이 문을 열고 그들을 맞이했다. 백성들은 귀족/지배층(천 명)이 현실을 무시하고, 공의와 자비를 저버린 채, 잔치에 여념이 없는 모습에 극도로 실망하고 분노했기 때문이다.

(4) 거룩한 신들의 영을 받은 다니엘이 보는 현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공의와 자비를 베풀지 않는 지도층, 이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메대/페르샤 군이 쳐들어오는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벨론 성의 안전을 믿고 술잔치를 벌이고, 하나님을 모독하며 우상을 의지하는 교만과 미련함, 지도층의 마음을 떠난 백성의 마음, 하나님의 마음....

이처럼 현실감각을 상실하고, 하나님의 관점에서 현실을 보는 눈이 없으므로 글자의 표면적 의미는 이해해도(동전? 또 동전? 더 작은 동전? 그 다음은?) 진짜 의미를 전혀 읽어낼 수 없게 되었다.

거룩한 영이신 성령님을 마음에 모신 우리는 어떤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이에 따른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읽을 줄 안다.

나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하나님의 관점에 볼 줄 알고, 이에 따른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볼 줄 알아야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순수한 영적 차원의 계시/감동이 아니라(?), 현실을 하나님의 관점으로 읽을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3. 하나님의 타이밍과 섭리: 하나님은 왜 이 때 이렇게 하셨나?

다니엘은 은퇴한 지 이미 오래된 상태다. 벨사살 앞에 섰을 때 그의 나이는 팔십 세 정도?

그런데 왜 하나님은 이 시점에서 다니엘을 다시 불러내셨을까? 

(합리에 근거한 추론)

(1) 한 나라가 망하면 망한 나라의 고관들은 거의 다 죽게 되거나 비참한 일을 당하게 되기 마련이다. 바벨론의 고관이었던 다니엘도 예외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니엘은 바벨론의 마지막 날, 손가락 글자를 해독하면서 바벨론의 멸망을 예언하고 그 예언대로 되었다. 다니엘은 바벨론 멸망에 일조한 셈이다.

그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대신에 메대/페르샤 왕국에서도 중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례적)

(2) 페르샤에서 중용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럼으로써 고레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 것이고, 그로 인해서 결국 포로 귀환령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9장 메대 다리우스 원년 때 예레미야 선지자의 70년 포로 기간 내용을 읽고 대신 회개기도 장면

70년의 시기가 자신의 시대임을 자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리우스와 고레스에게 어떤 영향?

(다리우스/다리오는 고레스의 외삼촌 겸 장인. 고레스는 메대를 페르샤에 합병시킨 후 메대사람들의 환심을 사려고 상징적 왕으로 세움, 다리우스가 죽은 후에 왕위에 오름. 다리우스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직책이라는 설명도 있다. cf 바로, 멜기세덱)

그런 역사적인 쓰임을 위해서 다니엘을 살아남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타이밍라고 볼 수 있다.

(3) 80세가 넘는 고령에 비로소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다니엘!

하나님은 다니엘을 왜 포로로 잡혀가게 하셨을까? 청년 시절의 다니엘도 그것이 궁금했을 것이다.

그런 궁금함을 가진 채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왕의 음식을 거절하면서 자신은 바벨론의 신하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임을 드러내었다.

-느부갓네살 왕의 꿈을 두 번이나 해몽하면서 하나님이 역사의 주권자이심을 드러내었다.

-벨사상 왕에게 나타난 손가락 글자를 해석하면서 바벨론의 멸망을 선포하였다.

그러나 그의 궁극적인 목적은 페르샤의 고관이 되어서 고레스 왕에게 영향을 주고 그로 인해서 포로 귀환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지난 모든 일은 결국 이 일을 위한 준비단계에 불과했다. (비록 모든 것이 다 의미가 있었지만)

내 인생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미 여러 가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직 주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서 주어진 일을 해 나간다. 

11/30/2022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