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
주기도문으로 기도하기
마 6:9-13
예수님이 친히 가르쳐 주신 기도다. 주문처럼 외우라는 말이 아니라, 기도의 정신이 이래야 한다는 말이다. 주기도문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런 것을 늘 염두에 두고 기도하라는 말이다. ‘나라와 권세...’ 부분은 후대에 삽입한 것으로 보이기에 생략한다.
1.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먼저 기도의 대상이 어떤 분인지 확인하자.
(1) 초월성: ‘하늘에 계신’
하늘은 하나님의 영역. 땅은 인간의 영역이다. 하늘과 땅은 도저히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차이가 있다. 우리가 기도를 통해서 나아가는 하나님은 하늘과 땅 차이처럼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분이다.
이사야 55:8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너희의 길은 나의 길과 다르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하늘이 땅보다 높듯이, 나의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다.
여행 프로에 나오는 드론 촬영 신. 험하고 꼬불꼬불한 산을 넘어가는 길인데, 땅을 걸어가는 우리는 불평, 좌절, 원망...
우리가 기도를 통해서 나아가는 하나님은 ‘하늘에 계신 분’이다.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신 분이다.
만일 하나님이 하늘에 계신 분이 아니라 땅에 있는 우리보다 약간 더 힘세고, 약간 더 능력/지혜 있는 분 정도라면, 그래서 이해하기도 쉽고, 조작/설득하기도 쉬운 그런 분이라면?
그래서? 못 들어주실 게 없다!
(2) 친근함: ‘아버지’
우리는 대개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른다. 하나님이 남자라는 말이 아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에 남성/여성이 없다. 고대사회의 아버지가 갖는 권위, 힘/지혜, 절대적 보호의 상징이다.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때 우리가 경험한 아버지의 이미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겪은 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든지 간에,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버지 되심을 알려주신다. 성경을 통해서!
탕자의 비유(아버지의 재산과 자신의 인생을 탕진해 버린 아들의 이야기)로 알려져 있지만, 탕부의 비유(자녀들을 위해서 사랑을 탕진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로도 볼 수가 있다. 탕자인 인간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은 이처럼 무모할 정도로 헤프고, 남김없이 다 써버리는 사랑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안 들어주실 리가 없다!
2. 하나님에 관한 3가지 청원: 하나님의 이름(거룩), 하나님의 나라(옴), 하나님의 뜻(이루어짐)
(1) 청원이기라기 보다 우리의 신앙고백이고, 우리 인생의 목적이 이것이라고 천명하는 내용이다.
기도를 할 때마다 이것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이라고 고백한다.
내 인생의 어떤 희생의 대가를 치루더라도 이루어지기를 고백한다.
그래서 주기도문은 쉬우면서도 어렵다. 무겁다. 비장하다.
(2) 이 부분은 기도의 우선순위를 가르쳐 준다.
기도할 때 먼저 기도할게 있다. 아버지의 이름, 나라, 뜻을 위해서 먼저 기도하라.
주기도문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은 아버지를 부른 다음에 바로 요구부터 한다. ‘이거 주세요, 저거 필요해요.’ 그냥 요구만 하는 게 아니라, 불평/원망을 섞어서 한다. ‘저 너무 힘들어요, 너무 억울해요’가 된다.
기도는 영적 수준/상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자신의 기도를 스스로 듣게 된다면?
예수님은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친근하게 하나님 아버지께 나아가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기도내용은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거룩), 나라(옴), 뜻(이루어짐)이라고 가르쳐 주신다.
(3) 찬양/경배의 기도 Prayer of Adoration
아버지의 거룩함을 묵상하고 인정하고 찬양/감사로 고백함을 경배(adoration)라고 한다.
경배는 하나님을 높이고(exalt), 존귀하게 여기고(esteem), 송축(bless)하고, 찬미(honor)함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해주신 고마움/감사/놀라움을 넘어서 하나님의 존재/성품 즉, 거룩하심, 선하심, 사랑, 긍휼하심, 능력, 은혜 그리고 통치하심을 깊이 생각한다.
하나님의 손 -> 하나님의 얼굴을 구함이다.
왜 이런 순서로 기도하라고 하시나? 그 이유
(a) 기도의 방향을 알려주신다.
이런 순서가 아니면 계속 어린아이의 상태에 머물게 된다.
하나님이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신다고 거듭 말씀하신다. (마 6:8; 6:32)
정말로 믿자! 전지하신 하나님을 믿자. 우리의 좋으신 아버지 되심을 믿자.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면서도, 우리의 필요를 먼저 구하지 말고, 하나님에 대한 기도를 먼저 하라고 하신다. 왜? 언제까지나 어린아이가 될 수는 없으니까!
어린애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 배고프다, 목마르다, 덥다 싶으면 못 참는다.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집안에 돈이 있는지 없는지 등을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어른스럽게(!) 군다면 안스럽고 오히려 걱정이 된다.
어린애는 어린애다워야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어린애로 있을 순 없다.
예수님은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신다.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고(전지), 우리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해 주실 수 있는(전능), 우리를 끔찍이 위하시는(사랑), 그런 마음이 영원불변하시는 분이심을 믿고, 먼저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의 명예를 위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알려주신다.
(b) 이런 순서이어야만 ‘진짜 기도’가 된다.
기도하고 난 후에 걱정/염려한다면 뭐하러 기도했나? (안 믿는 남편의 불만/질문!)
기도 후에도 걱정/염려인 이유는 내가 기도한 분이 어떤 분인지를 되새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에 대해 집중했지, 기도의 대상이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에 대한 집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먼저 경배를 하다보면(혹은 하려고 애쓰다 보면),
우리를 사로잡는 모든 문제들에서 벗어나서, 정말로 내가 누구인지(세상에서 규정하는 나? 하나님이 인정해주시는 나?), 이 문제가 위대하신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작은 것인지를 보게 된다.
그래서 더 이상 이 세상의 걱정/근심에 사로잡히지 않게 된다.
우리가 경배할 때, 인생의 모든 문제들은 천국의 관점에서 보게 된다.
경배의 기도는 축복의 문을 열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바로 그 임재로 이끌어간다.
경배의 기도를 하면 할수록, 하나님께 요청할 것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청하기 이전에 하나님이 이미 우리의 필요를 아시기 때문에,
우리가 말로 표현하지 않은 요청까지도 들어주시며, 마음의 소원을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맞추어 조정해 주신다. 얼마나 놀라운가?
3. 우리에 관한 3가지 청원: 필요한(일용할) 양식, 용서, 악에서 보호
육적 필요(양식), 심적 필요(용서), 영적 필요(악에서 보호)
(1) 필요한 양식
우리의 육신의 필요가 하나님께로부터 공급된다는 고백을 전제로 한다.
원문상으로는 ‘매일의 양식’ 즉 그날 먹을 양식이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산다는 말?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사는 시대가 아니다. 앞날에 대해서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이루어지도록 기도한다.
나의 육신적 필요를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리라는 믿음의 고백이자 청원이다.
(2) 용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용서의 문제가 얼마나 일상적인지! 예수님도 아신다.
하나님의 용서를 바라는 사람은 나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
물론 간단히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기도한다. 계속해서 기도하면서 서서히 힘과 용기가 생긴다.
(3) 악에서 보호
우리가 처한 현실: 이 세상은 악하고(악한 자 사단), 우리는 약하나, 하나님은 강하시다.
이 세상이 얼마나 악한가! 추상적인 악이 아니라, 악한 사람들의 못된 행동 정도가 아니라, 악한 자 사단의 활동 때문이다. 악한 자 사단이 우리를 그냥 놔두지 않는다.
하나님이 믿음의 성장을 위해서 테스트 하시는데(시험), 이것에 끼어들어서 우리를 유혹한다.
예) 선악과 사건
죄의 욕심도 크게 한 몫 한다. 그래서 괴로운 일을 당하게 된다.
하나님의 시험(성장)과 사단의 유혹(타락) + 인간의 죄의 욕심
감당할 만한 시험만 허락하소서! 사단의 유혹을 이기게 도와주소서!
죄의 욕심을 버릴 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
내 마음을 흔들려는 유혹, 가정을 깨뜨리려는 유혹, 나라와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유혹(이미 성공), 하늘의 것을 추구하지 않고 이 세상의 것만을 추구하게 만드는 유혹....
이런 유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옵소서.
주기도문으로 기도해 보자
2/1/2023 수요예배